[환타지] 길 위에 서면 끝이 보인다.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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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면 끝이 보인다.
프롤로그
어느 날 문득 흐르는 강물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모든 것은 저 강물과
같다고. 누구나 익히 아는 진리이지만 그때의 그 느낌은 그저 단순한 생
각이 아니었다. 뭐랄까. 눈앞이 개운해지며 무거운 머리가 텅 빈 듯 허
(虛)한 느낌? 필설로는 형용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나는 흐름을 볼 수 있
게 되었다. 바람의 흐름, 시간의 흐름, 마음의 흐름. 그것은 예언 같은 것
이 아니었다. 단지 흐름을 알고 볼뿐이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모든 일은 진리로 통하고, 마침내 목
표점에 다다른다.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굳이 그것을 바꾸려 할 필요는
없다. 대우주의 흐름은 가야 할 곳을 알고 있다. 나는 그저 필요하다면 그
거대한 흐름 속에 작은 손을 넣어 조그마한 흐름만을 바꿀 뿐이다. 누구
나 행복할 수 있도록.
1장. 운명을 바꾸는 것은
1
그녀는 하늘에서 내려 왔다. 눈부시게 빛나는 순백의 날개를 펄럭이며.
허리 밑까지 내려오는 백금발의 머리칼을 지닌 그녀의 이름은 에르네였
다.
"주인님.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살짝 미소를 짓는 그녀의 붉은 입술은 희디흰 살결과 대조되어 너무나도
매혹적이었다.
"주인님은 흐름의 깨달음을 얻으신 분. 대우주의 근원인 카오스의 흐름
은 주인님을 신으로 선택하셨습니다. 저는 그런 주인님을 섬기기 위해 카
오스의 흐름에 따라 초신성의 폭발에서 이제 막 탄생 된 존재. 신이 되기
전인 현재와 신이 되신 이후에도 영원히 주인님만을 섬길 것입니다."
카오스는 우주의 흐름. 공간을 만들고 물질에 힘을 부여하며 시간을 흐
르게 하는 우주의 근원. 나는 그런 카오스의 흐름을 조금 알고 있었고, 그
로 인해 만물의 나아 갈 바와 그 도달점을 알 수 있었다.
우주는 끝없이 팽창한다. 새로운 세계가 무수히 만들어진다. 나는 카오스
의 흐름에 따라 신이 되어 조그마한 우주의 흐름을 통제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주인님은 주인님께서 탄생하신 이 세계에 얽힌 운명의
고리를 풀어야 합니다. 주인님에게 얽힌 커다란 운명의 고리는 모두 세
개. 그것들은 하나 하나가 이 세계의 흐름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것
들입니다. 주인님께서 그것들을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많은 존재들이 행
복해질 수도 불행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것들의 흐름을 결정짓는 분은 주인님이십니다. 어떤 방식으로 그것들
을 풀든 어차피 주인님은 고리를 푸는 즉시 신이 되실 분이니까요. 그리
고 마지막으로..."
그녀는 맑고 아름다운 푸른 눈을 살짝 내리깔고, 깨끗하고 부드러워 보
이는 볼을 살짝 붉힌 채 말을 이었다.
"저는 초신성의 폭발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제 형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 세계의 음식물로는 그 에너지를 채울
수가 없습니다. 주인님은 카오스의 흐름을 이해함에 따라 강대한 힘을 얻
으신 분. 오직 주인님의 정(精)만이 저를 유지케 할 수 있습니다. 주인님
이 신이 되시기 전인 현재의 인간인 상태로는 오직 단 하나의 방법으로만
저에게 정(精)을 주실 수 있습니다. 부디 저를 안아 주십시오. 그리하여
주인님의 정(精)을 제 안에 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그녀의 피부는 만지면 분이 묻어 나올 듯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가슴은
크고 탄력이 넘쳤으며, 열락에 겨운 거친 숨에서는 감미로운 향기가 흘러
나왔다. 나긋나긋한 허리는 손안에서 교묘하게 춤을 추었고, 터질 듯한 엉
덩이는 사방으로 출렁거렸다. 율동을 타며 옥죄어오는 그녀 내부의 감촉
에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극치의 쾌감을 경험하였다.
내 정을 안에 받은 그녀는 더더욱 아름다워졌고,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
다. 에르네. 카오스의 흐름에 따라 나를 섬기기 위해 태어난 천사.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원히 함께 할 나의 첫 번째 아내였다.
2
도시의 거리에는 어제 온 비에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게오
르냐는 자신의 실크 망토가 더렵혀질까 봐 조심조심 길을 걸었다. 그런
그의 뒤를 두 명의 무장한 사내들이 따르고 있었다.
그때 게오르냐의 맞은 편에서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던 한 소년이
그들을 피하다가 그만 발을 헛디디었다. 하필이면 그 자리가 물웅덩이라
그만 더러운 흙탕물이 크게 튀기어 마침 옆을 지나가던 게오르냐의 실크
망토를 덮쳤다. 게오르냐의 오만상이 찌푸려졌고, 뒤에 서 있던 사내들의
안색이 변했다.
"이런. 죽일 놈이!"
입으로 욕을 내뱉으며 게오르냐는 엎드린 채 어쩔 줄 몰라하는 소년의
옆구리를 냅다 걷어찼다. 퍽~ 하는 북 터지는 소리와 함께 소년은 붕 날
아가 거리의 구석에 처박혔다. 그리고는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했다. 입에
서 가는 피를 흘리는 것을 보니 상당히 다친 모양이었다.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눈치만 볼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게오르냐는 꽤 권세 높은 귀족 가문의 자제였던 것이다.
소년이 크게 상처를 입었든 말든 게오르냐에게는 바로 어제 새로 산 푸
른색 실크 망토가 중요할 뿐이었다. 게오르냐는 그 자리에 선 채 망토에
묻은 흙탕물을 털어 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게오르냐가 그 자리에서 떠나
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감히 다친 소년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괜히
나서다가 게오르냐의 눈에 잘못 들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그저
멀찌감치 둘러서서 안타까운 눈으로 소년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모여있는 사람들을 헤치며 한 여인이 소년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 여인에게 집중되었다. 사람들을 두 번 놀랐다. 첫째는
그 여인의 용기 있는 행동에. 둘째는 그 여인의 놀라운 미모에.
그녀는 긴 백금발의 머리와 푸른색의 맑은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갸
름한 얼굴의 희디흰 피부와 붉은 입술. 간편한 여행복 위로 드러난 그녀
의 육감적인 몸매에 사람들은 넋을 잃었고 매혹되었다.
웅성거리던 소음이 갑자기 잦아지고 거리에 고요함이 감돌자 망토를 흔
들던 게오르냐는 문득 의아함을 느꼈다. 게오르냐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들은 멍한 눈빛으로 어느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은 아까 소년
이 쓰러져 있는 곳이었다. 게오르냐는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대로
굳어진 채 눈을 부릅떴다.
'아...아름답다.'
게오르냐는 이제껏 많은 귀족가의 미인들을 보아왔지만 결단코 이 여인
보다 아름다운 여자는 없었다. 그녀는 게오르냐가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놀라운 미녀였다.
게오르냐는 이 지방을 다스리는 명문 귀족가 프리덴히 가문의 망나니 외
동아들이었다. 제법 반반한 외모와 빼어난 검술 솜씨, 그리고 가문의 힘을
등에 업은 그는 소문난 바람 둥이었다. 그것도 악질이었다. 일각에서는 그
가 은밀히 인신매매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그런 그가 이런 놀라운 미녀를 보고도 그냥 지나갈 리가 만무했다. 그는
뒤에 서 있는 두 명의 호위에게 눈짓하고 서서히 여인에게 다가갔다. 사
람들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때 여인은 소년의 입에 묻은 피를 닦고 상세를 살피던 중이었다. 그녀
는 가늘고 기다란 하얀 손가락으로 소년의 배 부위를 부드럽게 어루만졌
다. 그리고는 그 고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갈비뼈가 세대가 부러져 나
갔고, 그 중 하나는 폐를 찔렀던 것이다. 이 정도면 웬만한 의사가 와도
어쩔 수 없는 중상이었다. 아마 조금만 더 있었으면 소년은 괴로워하다
죽었을 것이다.
여인은 소년이 다친 부근에 손을 올려놓았다. 그러자 여인의 손에서는
희미하지만 아름다운 빛이 뿜어져 나왔다. 주위의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감탄성을 질렀다. 막 여인의 뒤까지 다가온 게오르냐 역시 흠칫 굳어져
버렸다.
부러진 갈비뼈가 붙었고, 구멍난 폐가 아물었다. 피가 고여 검붉은 색으
로 변한 피부도 원래의 조금은 까만 피부로 돌아왔다. 거칠었던 소년의
숨이 조용하게 바뀌더니 이내 괴로워하던 소년은 잠들어 버렸다.
상처가 보이지 않는 내부의 것이라 사람들은 지금 여인이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발휘했는지 알지 못했다. 그것은 게오르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저 자신이 걷어찬 게 빗맞아 소년의 상처가 별거 아니었을 것이고 여인은
아마도 여행중인 견습 성직자라는 지레짐작을 했다. 만약 그가 소년이 얼
마나 대단한 부상을 입었고, 그것을 치유한 여인의 놀라운 능력을 알았다
면 결코 그녀에게 추근대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그와 그의 가문을 덮
친 불운의 시작이었다.
여인이 조그마한 소년을 두 팔에 안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이미 게오
르냐는 그녀 가까이 다가온 후였다. 게오르냐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에
게 빙긋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지었다. 이것만 보면 그는 마치 인상
좋은 선한 청년처럼 보일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아름다운 아가씨. 좋은 날이로군요."
여인은 조금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게오르냐를 바라보았
다. 그리고는 품에 안긴 채 잠들어 있는 소년을 일견하고는 다시 게오르
냐에게 시선을 돌렸다. 부끄럽지 않으냐는 무언의 제스처였다.
"글쎄요. 그다지 좋은 날은 아닌 듯 하군요."
붉은 입술이 나풀거리며 천상의 악기와도 같은 맑고 높은 미성이 흘러나
왔다. 게오르냐는 잠깐 넋을 잃은 채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얼굴을 붉히며 헛기침을 토했다.
"흠흠. 제 이름은 게오르냐 프리덴히라고 합니다. 이 마을 건너편의 도시
륑턴 시에 있는 영주성에서 살고 있지요. 실례지만 아가씨의 성함을 알
수 없을까요?"
게오르냐는 여인의 놀라는 모습을 기대했다. 자신의 성을 밝히고 혹시
몰라 이 지방의 귀족이라는 것도 돌려서 말했다. 그러나 여인은 그의 기
대를 저버렸다. 프리덴히라는 성을 들어도 영주성이라는 말을 들어도 그
녀의 눈동자엔 조금의 흔들림조차 없었다. 만약 게오르냐가 조금만 현명
했다면 이 여인의 태도로 범상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에르네..라고 합니다."
그녀는 조금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분명히 자신을 꺼려하는 눈치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요청에 답하는 것으로 게오르냐는 이 여인이 의외로 순
진한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성이 없으니 아마 낮은 신분일
것이다. 아마 여행중인 견습 성직자 혹은 집시가 아닐까? 게오르냐는 그
렇게 생각하고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게오르냐는 본격적으로 수
작을 걸었다.
"그럼 에르네양. 괜찮다면 오늘 저희 성에서 저녁을 대접하고 싶은데 어
떠하신 가요?"
게오르냐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한번 빙긋 웃으며 손을 내밀어 그녀의
부드러워 보이는 손목을 잡아갔다. 하지만 에르네는 뒤로 물러서 그의 손
을 피하더니 굳어진 음성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일정이 잡혀 있기 때문에 그 초대에는 응할 수 없군요. 그
럼 이만."
에르네는 빙글 등을 돌려 걸어가려 했으나 그런 그녀의 앞에 무장한 사
내 한 명이 길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그 조금 떨어진 옆에는 또 다른 사
내가 서 있었다. 세 명의 남자가 그녀를 둘러싼 형국이었다.
"에르네양. 모처럼의 호의를 거절하시면 제가 섭섭하지요. 그러시지 마시
고 저희 성으로 가시지요."
여전히 웃음을 지으며 게오르냐는 조금씩 에르네에게 다가갔다. 에르네
가 세 남자를 살펴보니 절대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에르네는 게
오르냐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그러자 게오르냐는 짓궂은 웃음
을 지었다. 그의 눈은 욕망으로 넘쳐 뱀처럼 번들거리고 있었다.
세상에 자신의 주인님처럼 좋은 사람이 있다면, 이처럼 천박하고 몰상식
한 사람도 있구나. 에르네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어떤
사고 방식을 지니고 있기에 저처럼 무례한 짓을 서슴지 않고 저지를 수
있는지 에르네는 궁금했다.
세 남자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에르네는 태연한 기색으로 서 있었다. 에
르네가 게오르냐의 팔뚝을 보아하니 제법 단련된 것이 꽤 강할 듯 했다.
그러나 게오르냐 같은 자가 수십 명이 달려들어도 에르네를 어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에르네는 보통의 인간 여자가 아니었다. 에르네는 조용히 몸
안의 기운을 끌어 올렸다.
게오르냐는 막 에르네의 팔을 잡으려다가 섬뜩한 느낌에 멈칫거렸다. 무
엇인지 모를 느낌이 그에게 그녀를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등
줄기를 훑어 내리는 차가운 감각에 식은땀이 맺혔다. 게오르냐는 순간적
으로 망설였다. 만약 이 다음에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에르네를
포기하고 물러섰을지도 몰랐다.
"이봐. 레이디를 그냥 두지 그래!"
사람들 속에서 갑옷을 차려입은 한 남자가 나서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남자답게 생긴 외모와 다부진 인상을 가진 삽 십대 초반의 청년이었다.
언뜻 보면 기사처럼 보였으나 갑옷에 문장이 없고, 많은 흠집들이 나 있
는 것으로 그가 용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오르냐는 섬뜩한 느낌
속에 있다가 마치 탈출구라도 만난 듯 매서운 인상을 지으며 그를 향해
홱 돌아섰다.
"넌 또 뭐야? 정의의 기사님이라도 되시나?"
게오르냐는 무척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갑옷을 입은 사내를 향해 비아냥
거렸다.
"흥. 백주대낮의 거리에서 곤란함을 겪는 레이디를 돕지 않는 자는 남자
가 아니지."
갑옷을 입은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허리에 찬 검 위에 손을 올려놓았
다. 물러서지 않으면 무력이라도 불사하겠다는 뜻이었다. 잔상처가 많은
손은 그가 전투로 뼈가 굵은 자라는 것을 말했다.
게오르냐에게는 그의 그런 행동이 우습게 보였다. 뒤에는 두 명의 호위
가 있었고, 자신 또한 검이라면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일게 용병이 귀족
에게 덤비다니... 게오르냐의 입에 비웃음이 맺혔다.
"내 이름은 게오르냐 프리덴히다."
갑옷을 입은 남자는 게오르냐가 성을 밝히자 흠칫 놀랐다. 부잣집 도련
님이라고 생각했는데, 권세 놓은 프리덴히 가문의 사람이라니. 아마도 그
는 방금 전에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게오르냐가 에르네에게 자신의 이
름을 말한 것을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갑옷을 입은 남자는 검에 올려놓
은 손을 뗄 듯 말 듯 주저하다가 문득 에르네를 바라보았다.
아름다웠다. 게다가 품에 흙으로 더럽혀진 다친 아이를 안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씨 또한 고와 보였다. 저런 여인을 위해서라면 목숨조차 아깝지
않으리. 사내는 그렇게 생각하고, 굳은 힘으로 검을 잡았다.
게오르냐는 갑옷을 입은 사내가 에르네를 흠모의 눈빛으로 바라보자 기
분이 나빠졌다. 마치 자신의 것을 남에게 도둑질 당한 느낌이었다. 그는
치솟아 오르는 살기에 검을 스르릉하고 뽑았다. 두 명의 호위와 갑옷의
사내 역시 검을 뽑았다. 그리고는 서로를 노려보며 기회를 보기 시작했다.
일촉일발의 상황이었다.
"아더님!!"
살을 베일 것 같은 긴장된 공기는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에르네의 외침
에 탁 풀어졌다.
'님?'
대치하고 있는 두 남자의 머리 속에 스치는 말이었다. 두 남자는 동시에
에르네를 바라보았다. 두 남자의 시선에 그녀의 웃는 미소가 들어왔다. 눈
부신 미소에 넋이 나갔고, 그 웃음을 보여주는 상대에 대한 질투심이 두
사람의 마음에 확 솟구쳤다. 두 남자는 약속이라도 하듯 에르네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 네이버3에 들락거린지 근 2년만에 처음 써보는 글입니다. 으흣... 야한 판타지
를 지향하며 쓴 글인데 어디까지 쓸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원체 글 솜씨도
없고 성격도 게으른 편이라. 그나저나 야한 무협은 많은데 왜 야한 판타지는
많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독자층이 어려서 그럴까요. 가슴을 진동(?)시키는
재미있고 야한 판타지 소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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