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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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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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은 커다랗게 ㄷ자 모양을 했는데 안쪽으로 들어서 있는 집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두채 왼쪽에 두채의 집이 놓여져 있었다.
가운데 안쪽의 집은 꽤 큰편으로 정원과 앞마당이 분리되어 있었으며 돌담까지 갖추고 있었다. 나머지 내게의 집은 그냥 평범했고 다만 오른쪽은 나무집이었으면 왼쪽은 짚으로 이은 초가집의 형태를 띠었다.
왼쪽 끝집에서 60이 넘어 보이는 노인이 느린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이런 아무래도 비가 많이 오겠는걸 언덕까지 잠기지나 않을런지..'
그 노인은 상당히 세차게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으면서 집밖을 나오는가 싶더니 돌맹이 하나를 주워들어 반대편 초가집 문을 맞추었다.
돌맹이는 문틈의 창호지를 정확히 뚫고 안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초가집안에서 고함소리가 흘러 나왔다.
"아니 언놈의 새끼가 이런짓꺼리를 하는게냐.."
그러자 돌맹이를 던진 노인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런 게을러 터진 녀석하곤 이번달은 네녀석이 맡기로 하고선 천하태평
이니.."
"팡"
노인이 미처 말을 끝맺기도 전에 이미 노인앞에 한명의 인영이 도착해 있었다. 바로 초가집안에서 소리를 친 노인이였다.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 매우 빨라 마치 물찬 제비가 빠른 속도로 수면위를 채듯 문이 열리는 순간 노인의 인영은 집을 벗어나있었다.
그 노인은 얼굴이 상당히 상기되어 있는 듯 했다.
"흥 니놈이 감히 내집에 돌을던지다니.."
하지만 돌을 던진 노인은 쳐다보지도 않은채 느릿한 걸음으로 큰 집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한마디를 내 뱉었다.
"이번엔 좀 심각할 거다. 잘못되면 다 니책임이니 알아서 하든지.."
초가집의 노인은 그말을 듣고는 무언가 집히는 것이 있는지 마을 앞쪽을 살펴보기시작했다.
멀리서 조그만 언덕이 보였다. 하지만 이미 비가 상당히 온 까닭에 조금 있으면 곧 조그만 언덕도 물에 잠길것 같았다.
'이런 큰일났군... '
초가집의 노인의 이마에는 이미 벌써 다섯개의 주름이 진하게 잡혀 있었다.
그 노인은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는 노인의 등의 향해 외쳤다.
"이놈 패가야 오늘일은 큰일이니 이씨네 부부에게 언덕에 와 달라고
부탁좀해라"
"꼭 해야 한다."
하지만 나무집노인은 들은척도 안하고 그냥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었다.
'이런 젠장...'
초가집의 노인은 인상이 더 구겨진 상태에서 언덕쪽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초가집의 노인의 몸은 매우 호리호리한 타입이었고 키도 상당히 큰 편이었다. 그 노인이 경신법을 전개하자 역시 물찬 재비처럼 빠르게 언덕에 가까워 졌다. 하지만 언덕에 가까와 질 수록 그 노인의 경신법은 의외로 상당히 느려졌다. 속도가 감소하자 노인은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자신의 내공을 최대한 끌어 올렸다. 그러자 조금 속도가 나는 듯 했지만 여전히 아까만은 못했다.
한편 언덕입구에 도착한 주호는 언덕한쪽에 동굴이 하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숲속의 조그만 짐승들이 그 동굴안으로 하나둘 들어가고 있었다.
'그렇군 여기가 동물들의 피난처군... 이정도 높이면 웬만해서는 잠길것 같지 않구나..'
주호는 한편으로 안심하면서 동굴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동굴안에서 바람이 불어나오더니 주호의 몸을 밖으로 튕겨냈다.
주호는 의외의 일이라 중심을 잃고 쓰러질것 같았다. 손을 뻗쳐서 동굴입구에 있는 덩굴줄기를 잡고 가까스로 몸을 지탱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바람이 안쪽으로 불어서 주호는 동굴안으로 쓰러졌다. 덩굴줄기가 진흙과 물기가 많아 그만 손이 미끄러진 것이다.
동굴안은 곧 바로 움푹 파져 있어서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어쿠"
주호는 두세번 몸이 굴러서 바닥에 어퍼졌다.
동굴안의 바닥에도 흙이 있었는데 주호의 손에 집히는 흙들은 상당히 건조한 상태였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더구나 동굴안쪽에서.....'
주호는 곧 동굴 바닥이 매우 따뜻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점차로 주호의 시야가 밝아지기 시작하자 이 동굴안에는 주위에 많은 짐승들과 그리고 안쪽에 한명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 누구시죠?"
주호는 무심결에 안쪽에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는 자네는 누구인가?"
주호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 왔다.
주호는 그 사람이 매우 인자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말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경계심이 풀린 주호는 그 사람이 누군지 매우 궁금해 졌다.
그러면서 한편 매우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 저는 비를 피해서 이 언덕으로 왔다가 그만 동굴입구에서 떨어졌지요"
주호가 이렇게 말하자 안쪽의 사람의 표정은 약간 굳어지는듯 했다.
"자네는 날 볼 수 있는가?"
"아네 동굴이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얼굴표정은 보입니다."
주호는 왜 갑자기 이사람이 웃음을 그쳤는지 의아해했다.
'흠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왜 갑자기 태도가 변했지?'
주호는 처음본 동굴안쪽의 사람에게 매우 호감이 갔다. 나이는 그렇게 많지 않은듯 한 30대후반정도로 주호의 삼촌뻘쯤 되 보였다.
주호는 이 사람에게 호감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군.... 흠..... "
"네? 뭐가 그렇다는 거죠? 그나저나 여기 동굴은 안전할까요?"
주호는 계속 내리치는 빗소리에 이곳이 잠길까 걱정이 되었다.
"아 그것은 염려말게 아마 곧 비는 그칠걸세.."
"아 그래요? 다행이네요."
주호는 그제서야 한숨 돌렸다는 안도감이 왔다. 왠지 그 사람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매우 믿음이 갔고 편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 자네는 아마도 여기가 처음일걸세..."
"네?"
주호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이 나는듯 했다. 잊어버렸던 무엇인가가 어렴풋이 떠오르는듯했다.
동굴안쪽의 사람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그도 주호를 볼 수 있는 듯 주호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난 자네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자넨 용케 의식을 차려서 여기까지 왔군..."
'핑'
그 말은 곧바로 주호머리의 뇌관을 터뜨렸다.
"맞아 난 죽었지... 죽었어.... 그런데 내가 왜................"
주호는 찰라의 순간 마치 슬라이드가 빠른 속도로 넘어가듯 그동안의 모든 기억들이 살아나는 듯 했다.
주호의 마음 밑바닥에는 매우 무거운 깊이를 알 수 없는 슬픔이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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