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제조 회사 -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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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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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체이스!
차가 출발한지 5분정도 지났을 무렵........
"아, 잠깐만 멈춰주세요."
뒷자석에서 요우코와 미키 사이에 앉아있던 키츠네군이 갑자기 눈을 뜨고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 키츠네?"
조수석의 아라이구마가 뒤돌아보며 물었다.
"아, 죄송합니다. 저, 무도장에 물건을 나두고 온 것이 같습니다."
"흐응-, 분실물......... 흐응."
아라이구마는 이유를 알겠다는 듯이 입술 끝을 올렸다.
"네, 깜박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가지러 갔다오겠습니다."
키츠네군은 그렇게 말하면서 차의 문고리에 손을 대고 있었다.
"기다려줄까?"
곁눈질로 키츠네군을 보면서 아라이구마가 물었다.
"아뇨, 괜찮아요. 전철로 돌아갈테니까요. 그것보다 이 2명을 부탁합니다. 곧 돌아갈테니까 제 방에서 기다리도록 해주세요."
아라이구마는 코로 거칠게 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응........ 뭐, 좋아. OK, 해줄께."
아라이구마의 말에 키츠네군은 싱긋, 억지 미소를 떠올린 뒤 고개를 숙이고 바람같이 나갔다.
"결국 하는 군. 나도 놈의 입장이라면 그렇게 하겠지."
키츠네군의 뒷모습을 백미러로 보면서 아라이구마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운전기사에게 다시 출발하라고 지시했다.
"내버려두고 가자."
*
12월의 바람이 부는 마을은 이제 어두워져, 가로등과 상가의 디스플레이의 불이 두꺼운 코트를 입은 사람들을 비추었다.
따뜻한 실내에서 창 너머로 그런 광경을 팬더는 바라보고 있었다.
(늦어.......)
소매를 걷어올리고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팬더는 한숨을 내쉬었다.
5시부터 시작된 키츠네군의 조교........
팬더의 이용물은 10분 지났을 무렵에 들어가서 키츠네군의 암시를 풀었을 것이었다.
(벌써 6시가 넘었다. 늦어....... 너무 늦어.)
뭔가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 아닌가............
팬더는 의심이 생겨서 몇 번이나 일어서려고 했었다.
그러나 팬더는 무심코 이용물인 사카타 유사쿠의 암시가 자동적으로 풀리도록 설정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
만약 팬더가 여기서 떠나버린다면, 사카타 소년의 암시는 남아있을 것이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깨지겠지만, 그럴 경우 팬더의 얼굴이나 행동에 대한 기억이 깨끗이 지워지지 않는다. 증거를 남기는 것은 지금의 팬더에게 치명적이었다.
(크, 상대는 그 눈치빠른 키츠네 놈이다! 나중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상관없도록....... 신중하게, 신중하게...........)
팬더는 다시 찻집의 소파에 앉았다.
지금 테이블에는 무슨 종류인지 모르는 커피가 따뜻한 김을 피어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표면에는 희미한 파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테이블이 미묘하게 진동을 하고 있었다.
팬더의 귀에는 쭉, 쭉 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이 가게에서 한 명뿐인 웨이트레스가 팬더의 하복부에 얼굴을 묻고 혀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가게의 마스터는 카운터의 안쪽에서 조용히 글래스를 닦고 있었다.
손님은 그 외에 2명.....
1명은 팬더가 앉은 박스석 옆의 박스석에 앉은 중년의 주부, 다른 한 명은 카운터의 자리에 앉아있는 샐러리맨 남자.
그러나 2명 다 웨이트레스의 모습이 안 보이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이 손에 들고 있는 잡지에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조용한 가게 안에는 낮은 음량의 고전적인 재즈가 흐르고 있었으며, 이야기 소리는 없었다.
팬더는 양 손으로 웨이트레스의 머리를 잡고, 자신의 하복부에 꽉 눌렀다. 페니스의 앞부분이 부드러운 감촉에 쌓였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웨이트레스는 목에서 "그웩"라고 소리를 냈다.
혀를 차는 팬더.
마침 그 때, 팬더의 귀에는 기다리고 있던 소리가 들려왔다.
카랑, 카랑........
문에 달려있는 종이 울린 것이었다.
문은 팬더의 자리에서는 그늘로 가려져서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웨이트레스에게 명령해 '클로즈'라고 내걸은 이 가게에 보통의 손님이 들어올리 없었다.
팬더는 "휴우-." 하고 숨을 내쉬며 웨이트레스를 놔주고 바지의 지퍼를 잠갔다.
그리고 침착하게 커피에 손을 내밀어 갈 때, 가게의 그늘에서부터 들어온 손님의 모습이 팬더에게 보였던 것이었다.
그 순간........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커피잔이 뒤짚혔다.
"아!"
팬더의 눈이 튀어나올정도로 크게 뜨였다.
입술이 떨리고, 전신에서 단번에 땀이 분출되었다.
그런 모습을 토라는 서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슬픈 것 같은 눈을 하고 입가에는 약간의 미소를 떠올린 채.
"요- 팬더, 이런 곳에 있었구나. 찾았다구."
맞은 편에 털썩 앉은 토라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팬더는 아직 말을 하지 못하며 망연히 토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웨이트레스가 타올로 테이블에 엎질러진 커피를 닦고 있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물론 웨이트레스의 시선이 향했었다는 것도.
"토.... 토라씨, 어째서....... 여기에."
겨우 꺼낸 말을 토라는 듣지 않은 척, 옆에 서있는 웨이트레스에게 "커피, 핫으로." 라고 말하며 쫓아냈다.
"이런 곳에서 뭘 하는 거지?"
날카로운 시선을 받은 팬더였지만, 의외로 그 한 마디에 침착해졌다.
그것은 토라의 어시스턴트를 하고 있을 때 언제나 들었던 대사였던 것이다.
(괜찮아............ 아무것도 알지 못해, 이 사람은. 땡땡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아, 아니요. 오늘 좀 추워가지고 쉬는 중이었어요."
"휴대폰의 전원을 끄고..... 인가? 나 낮부터 걸고 있었는데. 상당히 오래 쉬었네."
"어? 아, 그렇다. 잊었었어요. 이 휴대폰, 배터리가 다될 것 같아서 꺼두었었어요."
팬더는 휴대폰을 주머니에서 꺼내며 그렇게 말했다.
"전원...... 넣어봐."
토라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팬더는 말한 대로 전원을 넣었다.
"아....... 메일. 미안해요, 토라씨가 메일을 보냈었군요."
팬더는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러나 거기서 팬더는 평소의 토라와 분위기가 틀린 것을 깨달았다.
이럴 때 말없이 있을 아저씨가 아니었던 것이다.
눈으로 묻는 팬더에게 토라는 턱으로 가리켰다.
"읽어봐."
토라의 태도에 "아." 하면서도 휴대폰으로 시선을 향하는 팬더.
그러나 읽고 있는 동안에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져갔다.
"어떻게 된거야, 팬더. 왠지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구나."
토라의 목소리에 팬더의 무릎이 떨렸다.
그러나 필사적으로 그것을 억제하며 팬더는 입을 열었다.
"아, 오늘 키츠네군의 공개 조교가 .........있었군요. 아하하, 실패했다니, 보고 싶군요."
그러나 팬더가 그렇게 말한 순간 토라의 표정이 변했다.
"보고 싶다라고? 네 놈, 도대체 무엇을 보고 싶었냐!"
눌러 참고 있던 만큼, 더욱 거대해진 노기가 그 목소리에 담겨 팬더에게 전해졌다.
".........무슨......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식은땀을 흘리는 팬더의 말에는 반성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반대로 팬더의 말을 들은 토라는, 불타는 듯한 분노의 불길이 얼어붙을 것 같처럼 차가운 눈으로 변했다.
"죽었어, 키츠네. 요우코의 목검에 알의 껍질처럼 머리뼈가 부수어져서........"
"............"
그 말에 팬더는 말을 잃었다.
자신이 찔린 것처럼 망연해졌다.......... 그런 얼굴이었다.
그런 팬더의 상태를 보고, 토라는 작게 숨을 내쉬었다.
"거짓말이다. 놈은 살아있어, 팔팔하게."
말이 귀에 들려와 뇌에 닿을 때까지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 만큼 팬더의 반응은 둔했다.
이윽고 김이 빠진 것처럼 팬더는 소파에 깊히 가라앉았다.
"하지만........."
팬더의 모습을 주의깊게 관찰하면서 토라는 말을 재개했다.
"하지만, 대신 렌이 망가졌어. 키츠네를 감싼 바람에..... 병원으로 실려갔다."
토라의 말에 팬더는 머리를 맞은 것같은 충격을 받았다.
"렌이..... 키츠네를 감싸......."
뇌리에는 어제밤 두 명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깊은 신뢰감으로 연결된 렌과 키츠네.
토라의 눈 앞에서 팬더의 얼굴은 천천히 상기되었다.
"........왜...........왜 렌이..... 그런 일을!"
억제하지 못한 격정이 그 말에 담겨있었다.
토라에게는 그걸로 충분했다.
왜, 왜 팬더가 이런 일을 벌인것인지........
모두가 명백하게 드러났지만, 토라는 그 진정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팬더가 보인 반응이 토라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었다.
(이 바보..... 마인드 서커스의 인형사가 이런 흔히 있는 일로 자신을 잃었다는 건가............. 바보자식..... 인형에게 홀리다니.............)
토라는 한숨과 함께 머리를 흔들었다.
"키, 키츠네는? 키츠네군은 어디에............?"
충혈된 눈으로 팬더가 물었다.
"만나고 싶나? 대면시켜 주지, 곧바로. 놈도 너를 만나고 싶어하고 있다."
토라의 함축적인 그 말에 팬더는 "학!" 하며 표정을 굳혔다.
그 얼굴을 강한 시선으로 위압하며 토라는 말했다.
"이제..... 알았겠지, 팬더! 내가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 왜 내가 여기를 알았는지! 그 사카타라는 놈에게 걸려있던 너의 암시를 키츠네가 깨트렸기 때문이다!"
"히!"
팬더는 반사적으로 일어섰다.
그런 팬더를 올려보며 토라는 조용히 말했다.
"너를...... 사문위원회에 소환한다. 앉아라, 팬더. '상자의 새는 멸족했다. 바이바이 MC.' 크라운으로부터의 전언이다."
그 순간 팬더 속에서 무엇인가가 열렸다.
그리고 4년 전에 걸렸던 암시가, 지금 서서히 소생하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마인드 서커스의 멤버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중지 워드 '프리즈 마인드', 기억 삭제를 위한 간이 워드 'MC 데이터 이레이즈', 인형들을 조종하는 이러한 워드가 지금 팬더에게도 효력을 갖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궁극 봉인의 4 워드.........'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에 대응하는 기억 소거 워드. 하나를 말해질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기억이 거짓된 기억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그 봉인의 라스트 워드. 4 워드로 바꾸기 위한 거짓 기억들이 지금 떠오르고 있었다.
팬더의 최종 워드가 말해진 지금, 그 봉인 워드를 들었을 때 팬더에게는 그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토..... 토라씨.........저."
창백한 안색의 팬더에게 토라는 작게 미소지었다.
"안심해라. 당장 봉인하지는 않아. 다만...... 일단, 도망칠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해서."
그렇게 말하고 토라는 팬더의 얼굴에 접근해서 속삭였다.
"MC데이터 이레이즈, 얼굴."
이것은 보통 마인드 서커스가 클라이언트에게 유일하게 가하는 보전용의 워드였다.
만일 도망쳤을 경우에도, 이것으로 마인드 서커스 관계자의 얼굴은 기억에서 삭제되었을 것이었다.
팬더는 눈을 동그렇게 뜨고 머리를 움켜쥐었다.
"아........아.........아."
한순간 머리속에서 마인드 서커스 사람들의 얼굴이 사라져버린 것이엇다.
그리고............ 그리고 깨달은 순간, 그 렌의 얼굴마저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였다.
계속해서 토라는 워드를 말했다.
"MC데이터 이레이즈, 장소."
"그, 그, 그만둬!"
팬더는 크게 외쳤지만, 물론 늦었다.
이 워드로 팬더의 뇌리에서 DMC에 관련된 장소가 사라졌다.
팬더는 스스로가 처음 맛본 최면 워드로 완전히 패닉에 빠져, 폭포수처럼 땀을 흘리면서 양손으로 귀를 누르고 있었다.
(이 바보, 너무 소란을 피우네.)
토라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는 웨이트레스를 시선의 구석에서 파악하고 혀를 찼다.
그러나 이제 구속 워드로 신체의 제어를 뺏으면 끝이었다.
토라는 다가오는 웨이트레스를 무시하고, 강제적으로 팬더의 팔을 귀에서 떼어냈다.
물론 팬더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경험많은 팬더에게 통용될 정도의 저항은 아니었다.
팔꿈치를 세게 쥐자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손이 귀에서 떼어졌다.
(좋아, 이것으로 끝이다.)
토라는 침착하게 마지막 워드를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토라도 한 가지만은 간과하고 있었다.
그것은 타겟이 최면술사, 그것도 자신들의 방식을 알고있는 인형사라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뒤에 앉아서, 두 명의 분쟁에 무관심해하던 덩치큰 중년의 부인이 갑자기 돌아보았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 눈은 텅 빈 것 같은 상태였고, 다만 입만이 독립된 생물처럼 미소가 떠올라있었다.
그리고 막 워드를 말하려고 하는 토라의 얼굴에 손을 내밀며 꽉 눌렀던 것이었다.
"앗!"
갑작스런 일에 토라는 어떤 회피 동작도 못하고 넘어졌다.
그 여성이 손에 들고 있던 것은 먹고 있던 케이크 조각이었다.
그리고 토라가 사태를 파악하기도 전에, 계속해서 뜨거운 홍차가 안면에 부어졌다.
"크악!"
무의식중에 얼굴을 누르며 그 자리에서 뛰쳐나오는 토라.
그 모습을 망연히 보고 있던 팬더는, 갑자기 굉장한 힘에 팔이 끌려가 몹시 놀랐다.
팔을 잡고 있는 것은 방금 전의 웨이트레스였다.
"빨리, 이쪽으로!"
그렇게 말하며 웨이트레스는 팬더를 입구로 끌고갔다.
그제서야 팬더는 간신히 사태를 파악했다.
만약을 위해 팬더가 걸어둔 긴급 탈출 모드가 발동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팬더는 그것을 깨닫자마자 거칠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토라도 동시에 그것을 깨달았다.
"팬더!"
얼굴의 크림을 소매로 닦으면서 토라는 마루에 엎드린 채, 팬더의 등을 향해 마지막 워드를 큰 소리로 외치려고 했다.
충분히 소리가 닿는 거리였다.
그러나............
갑자기 토라의 위에 거대한 그림자가 생겼다.
그것을 깨달은 토라는 반서적으로 올려보았고, 다음 순간 그 표정은 경악으로 얼어붙었다.
자신의 바로 위에 체중 100킬로는 될 것 같은 마스터의 거구가 날고 있었던 것이었다.
물론, 중력에는 거역할 수 없었다.
다음 순간, 중력의 도움을 빌린 100킬로의 육체가 토라의 등을 눌러갔다.
입구의 문을 나서는 팬더의 귀에 "크아악-!" 하고, 짐승처럼 외치는 소리가 분명하게 들려왔다.
그러나 돌아보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폭발하는 것 같은 기세로 문을 연 팬더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완전히 무시하고, 그대로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젠장, 젠장, 젠장! 어째서 내가 이런 꼴로!)
평상시의 온후한 가면을 벗어 던진 것 같은 표정으로, 팬더는 필사적으로 달렸다.
그 얼굴에 압도된 것처럼 길을 걷는 사람들이 모두 비켜섰다.
웨이트레스도 어느새인가 완전히 뿌리친 상태였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1명의 남자가 팬더의 길을 막아섰다.
주위의 사람들이 공포심을 느끼며 물러선 가운데, 그 남자는 혼자서 그 자리를 막아섰던 것이다.
(이 자식!)
팬더는 본 적도 없는 그 젊은 남자에 대한 의문이 떠올랐지만, 그대로 돌진해갔다.
어깨로 냅다 밀쳐줄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눈 앞의 남자는 일순간 사라졌다.
그리고 깨달은 순간 팬더의 몸은 허공에 떠있었다.
(뭐, 뭐야?)
그 순간 팬더는 자신의 몸이 천천히 공중을 날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강력한 팔이 목덜미를 잡고, 혼신의 힘으로 지상에 내려쳤던 것이다!
"으아아악!"
팬더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 전에 허리부터 아스팔트의 지면에, 강하게 부딪치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강렬한 아픔에 팬더의 의식은 희미해지고 있었다.
희미해진 시야에 들어온 것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젊은 남자였다.
그리고, 그 분노에 불타는 시선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네, 네놈....... 누구냐.... 왜 내게 화내는거냐..........)
팬더는 그 때 깨달았다.
자신을 미워하는 젊은 남자가 1명 있던 것을... 그리고 자신은 그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도 생각해냈다.
"네........... 네 놈이군......."
그러나 그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팬더의 목덜미에 다시 손을 뻗어왔다.
(아, 안돼!)
그러나............ 운명은 아직 팬더를 버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남자의 손이 잠깐 멈췄다고 생각하자, 어떤 예고도 없이 그 남자는 나뒹굴고 있었다.
놀란 시선을 향하자, 그곳에는 샐러리맨풍의 남자가 짓누르고 있는 모습이 있었다.
샐러리맨 남자는 찻집에 있던 마지막 1명이었다.
(지금이다! 도망친다!)
팬더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러나.......
"아!"
강렬한 아픔이 그것을 막았다.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허리를, 허리를 다쳤다! 크, 이래서야 움직일 수 없어!)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절체절명이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팬더는 누군가 뒤에서 겨드랑이로 손에 내밀며 안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으윽-!"
격통이 팬더를 덮쳤지만, 뒤의 인물은 상관없이 팬더를 잡아당기며 옮겨갔다.
그리고 뜻밖일 정도로 금방 팬더는 의자에 앉혀졌던 것이었다.
깨닫고 보니 그것은 길가에 세워진 차의 조수석이었다.
그리고 운전석에 타는 인물은, 조금 전 찻집의 웨이트레스였던 것이다.
"참으세요!"
웨이트레스는 팬더에게 안전벨트를 매준 뒤 급발진했다.
타이어가 흰 연기를 내뿜어 뒤에 있던 차가 클락션을 울렸다.
그러나 웨이트레스는 한 손을 올린 것만으로 그것을 무시하고, 순식간에 차의 흐름 속으로 끼어들었다.
팬더를 실은 흰 세단은, 그렇게 밤의 거리에서 사라져갔던 것이었다.
물론 그 뒤 상황은 곧바로 마인드 서커스에 알려졌다.
회사가 시작된 이후 최초의 긴급사태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현장에 있던 토라가 사태의 수습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경찰에 알려지지 않고 모든 것을 지울 수 있었던 것이였다.
렌을 보살피며 병원에 있던 크라운은, 그 연락을 받자마자 사장의 강권을 발동해 휴가중인 사람을 포함해 모든 멤버에게 긴급 소집을 알렸다.
그리고 스스로 선두지휘하며 관계자의 철저한 심문을 시작했었다.
그것은 확실히 최면 기술의 정화라고 할 수 있는 심문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었다.
찻집의 손님과 마스터는, 당사자가 잊고 있던, 지워진 일까지 포함해서 뇌에 기록되어 있던 모든 정보를 말했다.
그리고 팬더의 행동을 일일히 상세하게 재현시켜갔던 것이었다.
그러나 밤낮에 걸친 철저한 추궁에도 관계없다는 듯 팬더의 행방에 대한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 가장 중요한 인물인 웨이트레스는 그 날 이후로 자취를 감춰버린 상태였다.
아르바이트의 이력서를 바탕으로 주소나 학교는 밝혀냈지만, 물론 들린 흔적은 없었다.
도망에 사용한 차는 마스터의 것이었으므로, 곧장 도난신고를 했지만 다음날 역의 지하주차장에 버려져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렇게 된다면 경찰의 조직력을 사용하지 않는한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음날의 밤, 찻집의 관계자를 귀가시킨 뒤, DMC의 회의실은 답답한 분위기로 가득차있었다.
"미안, 모두. 내가 서툴러서 폐를 끼치고 말았다."
토라는 거친 수염이 난 얼굴로 모두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니에요. 토라군의 책임은 없어요. 제가 실수했습니다. 아무래도 동료라고 하는 의식이 강했었는지, 토라군을 혼자 가게 했습니다. 상대는 뛰어난 최면술사, 제대로 된 준비가 필수였던 거죠."
크라운이 졸린 것 같은 눈을 깜박이면서 말했다.
"여러분도 긴급 소집에 응해 노력해주셨습니다만, 아무래도 이번은 헛수고같습니다. 우선 긴급 대책 팀은 해산합니다."
크라운의 선언에 회의실은 웅성거렸다.
"크라운씨, 괜찮겠습니까? 그, 그 사람을 이대로 나두면...."
의문을 물은 것은 아라이구마였다.
"우선은...... 괜찮을 거다. 당분간은."
대답한 것은 토라였다.
"놈은 우리들의 얼굴과 소재지를 잊고 있다. 최악, 우리에게 복수하려고 해도, 중요한 물증같은 것은 없다. 뭐, 놈도 필사적이 되어 어떤 방법을 써올지도 모르니........... 그게 문제다."
"라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다가오길 기다려야 한다는 건가요?"
아라이구마는 불만이 있다는 듯이 말했다.
"물론 조사는 계속합니다. 이 회사는 탐정사무소이기도 하니까요."
크라운이 충고하는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뭐, 그렇겠죠."
그렇게 말한 아라이구마가 시선을 보낸 것은 말없이 있던 키츠네군이었다.
그의 생각을 묻는 말이었던 것 같았다.
어제 아라이구마들보다 1시간 정도 늦게 돌아온 키츠네군에게 팬더의 일을 전했던 것이 아라이구마였다.
그러나 키츠네군은 조금도 놀란 것 같지 않고 작게 수긍했을 뿐이었다.
"그런 것 같네요."
도대체 누구에게 들은 것인지...........
아라이구마는 그렇게 추궁하려다가,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묻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실 중심 인물이기도 하지만, 요우코들의 납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는 이유로 키츠네군만이 이 수사에서 떼어졌던 것이었다.
그리고 ...... 그 결과가 이것.
적당히 넘어가기 어려울 거라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아라이구마의 시선을 민감하게 감지한 키츠네군은, 어느새인가 평소의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뭐, 어쩔 수 없죠. 지금은 아직 때가 되지 않은 것이겠죠? 나중에 자연스럽게 나타날 겁니다, 절대로."
그 장담한다는 듯한 말에 아라이구마는 몹시 놀랐다.
"너........ 키츠네. 어쩐지 묘하게 자신있어 하는 것 같다."
"으응- 그런 것 없어요. 다만, 저 이제 시간이 없어서요. 정직하게 말하자면 딴데 신경쓸 시간이 없어요. 역시 2명 동시라는 것은 너무 힘들고. 아, 참, 크라운씨, 렌의 건에 대해서 클라이언트씨의 설득 부탁드릴께요."
키츠네군의 관심은 완전히 담당작업으로 옮겨져 있는 것 같았다.
물론 팬더의 건을 없었던 것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크라운의 말대로 지금은 방법이 없으니까 거기에 신경쓰고 있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키츠네군 자신도 만약을 위해 그물을 치고 있었지만, 과연 걸릴까하는 것은 운명에 맡길 뿐이었다.
"아, 렌의 건말인가요? 네, 뭐, 일단 대책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크라운은 의외로 자신없는 목소리로, 시선을 피하며 머리를 긁었다.
아무래도 크라운의 걱정거리는 한, 두 가지가 아닌 것 같았다.
"뭐, 그 건은 제가 알아서 할테니까, 키츠네군은 신경쓰지 말고 작업에 집중해주세요. 그리고 여러분도 이제 각자의 작업으로 돌아가 주세요. 수고하셨습니다. 해산입니다."
크라운의 이 말로, 파란의 공개 조교와 거기에 이어지던 팬더의 추적극은, 찜찜하지만 일시 보류되었던 것이었다.
물론, 수면 아래에서는 여러가지 움직임이 얽혀,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불씨로서 남아있었지만......... 그것이 키츠네군들의 앞에 새로운 모습으로서 나타나는 것은 좀 더 뒷 일인 것이었다.
ps:팬더, 쯧쯧. 결국.................. 좋아하는 여자를 자기 걸로 못해서,
질투에 불탔다가 적이되는........ 아주 전형적인........ 쯧쯧.
ps2:이제 2화도 2/3 정도 정도 끝났네요. 32편이 끝이니까..........
하아-. 다 끝내면 며칠, 혹은 1달 정도 쉬다가 다른 것을 편역(?)해 볼
생각입니다.
ps3:잘 하면 오늘 안에 한 편 더 올리겠습니다.
안되면......-_-; 내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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