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경험담

인형 제조 회사 -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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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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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마음이 꺽이는 순간(전편)


"그럼, 드디어 클라이막스입니까?"

2층에서 마른침을 삼키며 사태의 진행을 보고 있던 크라운은 누구에게랄 것없이 그렇게 말했다.

"저 녀석, 괜찮을까? 여기까지 전해지는 것을 보면 저 여자의 박력이 심상치 않은데........"

그렇게 말하며 아라이구마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보고 있으면 돼. 아마 좀처럼 볼 수 없을 것을 보여줄 것 같구나, 키츠네 선생님이."

토라는 그렇게 말하며 가만히 바라보았다.





한 편, 키츠네군도 마지막 마무리를 위해 집중력을 높이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손놀림으로 죽도를 꽉 쥐고 있는 키츠네군의 팔뚝에 소름이 돋고 있었다.
심리 방어는 완벽할 터였다.
렌과의 일전을 떠올리며 어제밤 꼼꼼하게 자기암시를 실시하여 준비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요우코의 단 한 번의 시선으로 몸에 차가운 땀이 흐르며 소름이 돋았다.
마치 블리자드를 내뿜는 것 같은 얼음의 '기'가 키츠네군의 심리 방어를 찢고 피부에 꽂혀왔던 것이었다.

(가, 간다! 굉장한 오라다! 이 정도의 사냥감이라면..... 렌이후로 처음이다!)

이 믿을 수 없는 압력 속에서 놀랍게도 키츠네군은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빛내고 있던 것이었다.
검은 표범같은 야수의 한없는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게 렌이라면, 요우코는 마치 대자연 그 자체, 얼음의 여신과 같이 압도적인 힘을 해방하여 키츠네군에게 향하고 있는 것이었다.
애도를 한 손에 들고 바른 자세로 서서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전신에서부터 솟구치는 냉기가 분명하게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키츠네군의 이마에서 땀이 나고 있었다.
그러나, 문득 그 때, 시야의 구석에 서있는 렌의 표정이 키츠네군의 주의를 끌었다.

눈썹을 찌푸리고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표정.......

(실수군요. 인형에게 걱정하게 만들다니.)

그것을 깨달은 순간 키츠네군은 요우코의 주박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작은 소리로 무엇인가를 중얼거렸다. 한 번, 그리고 한 번 더.
그러자 키츠네군의 표정에서 딱딱함이 사라지고 평소의 가벼운 눈동자가 나타났던 것이었다.

(마음, 기술, 몸........ 모든 것에서 지금의 요우코는 여태까지 중 최고의 레벨에 도달해있을거예요. 고생했다고요, 그런 당신에게서 대인 공격의 터부를 지우는 것은. 그렇지만 연기한 보람은 있었군요. 자, 마무리에요. 물러설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요우코, 당신을 패배시키고, 당신의 마음을 꺽고 부술께요.)

키츠네군의 길게 찢어진 눈에서 요사스런 여우의 결의가 떠올랐다.
그리고 작게 미소를 띄자 그것은 켄지 그 자체가 되었다.

"선-생, 이제서야 할 마음이 되었군요. 기다리다 녹초가 되었어요."

켄지의 장난치는 듯한 목소리가 귀에 닿았을 텐데, 최상의 전투 모드가 된 요우코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 대신 천천히 개시선에 잡아당겨지듯, 무도장의 중앙으로 이동해갔다.
이미 그 자리에 서있는 켄지와 4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리고 말없이 켄지에게 시선을 맞추고 조용하게 목검을 향했다.

승부였다.

방금 전 키츠네군이 느꼈던 압력이 더욱 높아졌다.
목검의 끝에서부터 창백하고 차가운 '기'가 레이저 빔처럼 키츠네군의 얼굴로 뿜어지는게 보일 것 같았다.
이 기를 받으며 아직도 능글능글하게 웃고 있는 키츠네군에게 2층의 5명은 혀를 내둘렀지만, 그것이 여유가 없는, 단순한 익살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마지막으로 ......... 남길 말은?"

물론 의식한 일일 것이었다.
방금 전 켄지의 대사가 요우코의 입에서 흘라나왔다.

"헤헤헤헤헤, 마음에 든 것 같네요, 그 대사. 그럼, 기대에 응하여 한 마디 선언해두죠."

켄지는, 키츠네군은 요염하게 눈동자를 빛내면서 손에 들고 있는 죽도로 마루를 쳤다.
그리고 가슴 가득히 공기를 들이마시고, 무도장 밖에도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외쳤던 것이었다.

"달리는 요우코! 가속장------치!"

2층에 있던 5명은...........그대로 넘어질 뻔 했다. 전원.





"아, 저 바보, 이 장면에서 개그를 하다니."

아라이구마는 난간에 기대면서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 모처럼의 긴장감이."

라고 기린.
그러나 토라만은 실로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하고 아래를 보고 있었다.

"하하하, 키츠네답지 않은가. 너희들도 어서봐, 이제 시작되겠다."



키츠네군의 미소가 짙어졌다.
얼굴이 약간 상기된 것은 스스로도 부끄러워하고 있는 증거였다.
그러나 요우코에게는 약간의 미소도 없었다.
그 뿐만 아니라 불난집에 부채질해버린 것 같았다.

"비열한! 사람의 생명을 너만큼 경시하는 사람은 없어! 절대.........용서하지 않아!"

넘쳐나는 분노때문인지, 요우코의 목소리는 지독하게 느렸다.
그런데 거기에 대답하는 키츠네군의 목소리까지 느려져있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그런 남자에게 두들겨맞는 기분을 마음껏 맞봐주세요."

키츠네군의 말이 다 끝나는 것과 동시에 두 명의 싸움이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갑자기 요우코의 목검의 끝이 위를 향했다.
그것과 동시에 미끄러지는 것 같은 발놀림으로 키츠네군과의 간격을 줄여갔다.
흐르는 것 같은 동작.
유려한 궤적을 그리는 목검.
기적과 같은 체중 이동으로 몸이 용수철처럼 휘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의 유연성을 드러내며 이동에너지를 목검의 한점에 모아서 키츠네군의 머리끝을 노리고 내려쳐갔다.
확실히 조금의 틈도 없는 이상적인 공격이었다.
한편, 그것을 상대하는 키츠네군은 아연해하며 다가오는 요우코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쪽은 반대로 전형적인........... 멍하니 서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거, 거짓말-! 이렇게 할 수 있을리가.........)

키츠네군은 거기까지 생각하는게 고작이었다.
왜냐하면 그 때 이미 요우코의 목검이 다가와 내려칠려고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왓-!!"

키츠네군은 보기 흉한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몸을 날려 필사적으로 요우코의 공격을 피했다.
손에 든 목검을 내던지지 않은 것은 단순한 요행이었다.




"우왓! 위험해!"

그렇게 말하며 아라이구마는 무심코 눈을 가렸다.

"저 녀석 뭐하는 거야. 아마추어라고 해야할지........ 운동신경이 형편없잖아?"

"그렇게 말하면......... 키츠네군이 검도의 경험이 있다고 한 적이 없었죠. 하지만 스스로 세팅한 거니까 저것도 작전이겠죠."

크라운은 변함없는 페이스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격투 매니아의 아라이구마는 엄했다.

"아니, 그럴리 없어요. 저건 연기같은게 아니고 키츠네의 실력이에요. 그것보다........... 약간 신경쓰이는데, 저 요우코가 정말로 학생 챔피언? 확실히 자세는 깨끗해서 키츠네와 비교도 안되지만....... 그렇지만 그 정도라면 나도 상대할 수 있겠어요. 하물며 그 렌이 이길 수 없었던 상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데요."

아라이구마는 턱을 어루만지면서 의문섞인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확실히 그 시합은 그다지 멋진 게 아니었다.
평판이 높은 만큼 5명의 관객에게 신음 소리를 내게 할 정도의 기술이 나올까 생각했는데, 키츠네군이 '아마추어'답게 도망치는 것도 그렇지만, 요우코도 분명히 도망쳐서 빈 공간을 향해 목검을 휘두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모든 체중을 실어 내려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뒤로 달려가며 간신히 멈춰서서 뒤돌아보았을 때는 10걸음이나 더 나아간 뒤였다.
그러나 그 요우코가 뒤돌아본 얼굴을 보며 5명의 관객은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악.

확실히 그 이외의 표현이 있을 수 없는, 그런 표정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때 토라만이 무엇인가를 깨달은 것처럼 눈을 빛냈다.

"설마....... 아니, 그렇지만............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키츠네라면. 그렇다면................ 굉장하군. 그런 식으로 시합을 하는 건가........ 저 두 사람 모두."

토라의 중얼거림에 아라이구마가 반응했다.

"뭡니까? 뭔가 이 시합에서 볼만한 곳이 있습니까?"

"아, 왠지 모르게 알겠다. 아라이구마, 너 어제 키츠네의 조교를 봤었지? 뭔가 이상한 일을 하지 않았나?"

반대로 토라에게 질문받자 아라이구마는 공중을 올려다보았다.

"요우코 쪽 말인가요? 전, 대부분 미키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잘 몰라요. 이따끔 쉴 때 키츠네군의 방에 갔었지만 뭔가 이상한 것은 없었어요."

"그런가........ 예를 들어....... 무엇인가 리듬이 있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나?"

토라의 그 지적에 아라이구마는 갑자기 손뼉을 쳤다.

"아! 있다, 있었어요. 방에 가면 언제나 메트로놈이 움직이고 있었어요."

"역시, 메트로놈이군. 이건 빙고 구나."

"어떻게 된겁니까? 뭔가 알았습니까?"

두 명의 대화에 크라운이 끼어들었다.
그 질문에 토라는 입을 다물고 요우코를 가리켰다.
방금 전부터 몇 번이나 똑같이 키츠네군을 쫓아가 목검을 휘두르고 있었지만 모두 키츠네군이 피한 곳에 휘두르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저 여자, 아마 오래 가지 못할 거다. 머리 속은 이미 패닉일 거라고. 아마 키츠네 놈이 눈 앞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일테니까."

"사라져? 어떻게 말입니까? 그런 암시입니까?"

크라운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모습으로 질문했다.

"아니, 직접 그런 암시를 건 것은 아냐. 저 녀석이 한 것은, 아마 그 여자의 리듬을 조종한 거라고 생각해."

"리듬입니까? 흐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크라운만이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조용히 토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 비유하자면 컴퓨터의 속도 클럭은 알고 있겠지? 평상시 1GHz로 동작하고 있는 CPU가 있다고 해봐. 키츠네가 한 것은, 예를 들면 2클럭을 1클럭으로 오인시키는 것같은 거야. 아, 그러면 컴퓨터는 실제로 500MHz로 작동하게 되지."

"어어어어..... 무슨 소립니까? 요우코의 동작이 절반의 속도로 떨어진다는 겁니까?"

"아, 그래. 게다가 그것만이 아닐 거야. 아마 반응 속도도, 동체시력도, 모든 신체기능이 큰 폭으로 레벨 다운 된걸거야."

거기까지 듣고 쿠마는 "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연, 그러한 일인가. 그러니까 요우코라는 아가씨가 그렇게 천천히 말하고 있었던건가. 거기다 키츠네군까지 같은 페이스로 말하고 있던 것은 보통으로 말하면 너무 빨라서 요우코가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이구나."

"아마 그런 것일 거다. 이제 크라운도 깨달았겠지? 저 대선생님의 워드가 무엇이었는지?"

토라는 싱긋 웃으면서 크라운에게 말했다.

"조금 전 놈의 개그, '가속 장치'라고 하는게 워드야. 게다가 실제로는 요우코의 '감속 워드'. 즉 상대적으로는 가속 장치나 다름없지."

토라의 설명을 듣고 크라운은 몹시 놀랐다.
토라의 설명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것을 실제로 사람에 게 사용하기 위해서 어떤 테크닉을 이용하면 좋은 것인지, 얼마나 깊게 최면을 걸어야 하는 것인지, 전혀 짐작이 되지 않았다.
그 때 옆에서 아라이구마가 끼어들었다.

"흐응......... 설명은 이해할 수 있겠네요. 그렇지만 결국 키츠네의 그거, 실패잖아요. 요우코는 보통으로 돌아다니는 것 같고. 저 놈, 어떻게 수습할 생각인건지."

아라이구마의 그 말에 토라는 싱긋 미소를 떠올리며 아라이구마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아라이구마는 그런 토라를 의문섞인 눈으로 보고 있었지만, 이윽고 무엇인가를 깨달은 것처럼 당황해서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그러자 금새 아라이구마의 눈이 경악으로 가득찼다.

"거........ 거짓말이겠죠, 그거..........."

"거짓말도, 농담도 아냐. 저 요우코라는 여자, 절반 이상 떨어진 속도로 싸우고 있다는 거다!"

"............ 괴물이다......... 렌이............ 렌이 이길 수 없었던게 당연해....... 육상의 금메달 리스트도 절반으로 스피드가 떨어지면 달리기에 초등학생에게 질텐데..........."

아라이구마의 그 중얼거림이 그 자리에 있는 전원의 감상이었다.

"그,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 시합?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겠군요."

기린이 안경을 살짝 밀어올리며 말했다.

"아니, 그렇지 않아. 이미 승부는 거의 결정났어. 봐."

토라는 그렇게 말하며 아래를 가리켰다.
거기에는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어깨로 숨을 쉬고 있는 요우코과 여유있는 표정으로 어깨에 죽도를 대고 서있는 키츠네군의 모습이 있었다.

"최초의 일격이 관건이었어, 키츠네에게는. 누구라도 절반으로 스피드를 떨어트린 상대가, 그렇게 빨리 다가올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테니까. 그렇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그렇게 어려운 상대는 아냐. 저 요우코라는 여자..... 확실히 괴물같은 실력이지만, 키츠네쪽이 좀 더 괴물이었던 거다."

토라의 말대로 시합은 끝을 향하고 있었다.




(왜? 도대체, 어째서!)

요우코는 대지가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아 안색이 창백해졌다.
자신의 상태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었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상태였다.
자신이 톱 스피드로 싸우고 있다는 것은 요우코의 체내 센서가 알려주고 있었다.
20년의 세월동안 한 걸음, 한 걸음 튜닝해온 자신만의 체내 센서였다.
요우코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절대로 틀릴리없는 기준이었다.
게다가.... 과거 몇 번이나 톱 스피드로 싸웠을 때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 있었다.
하나는 시야.
과거 경험했던 것과 비교해서 훨씬 더 넓은 시야를 요우코는 체험하고 있었다. 톱 스피드로 공격을 하면서도, 여전히 보통이상으로 깨끗이 적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신체의 한계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어었다.
과거의 싸움에서 항상 느끼고 있던 안타까움........... 그것은 자신의 반응 속도에 비해 너무도 몸의 움직임이 무겁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차이가 있었다. 마치 몸에 날개가 달린 것처럼 가볍고, 자신의 반응 속도와 완전하게 하나가 된 것처럼 몸이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였다.

(기적......... 쿄오코씨가 준 기억이에요.)

켄지를 내려치기 위해 처음의 한 발을 내딛을 때 요우코는 그렇게 확신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가득한 자신을 담고 내려친 목검이 켄지의 머리를 박살낸다고 확신한 순간, 그 악몽은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한순간, 기묘하게 켄지의 몸이 흔들렸다.
상하좌우로 희미하게 진동하고 있는 몸이 요우코의 눈에 포착된 것이었다.
그거은 이상한 광경이었다.
마치 고속 셔터로 촬영한 비디오를 느리게 재생하는 것처럼 켄지의 몸이 미세한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었다.
요우코는 일순간 의문을 떠올렸지만, 내리치는 목검의 궤적에 흔들림은 없었다.
신체는 충분히 목검에서 전해질 반작용에 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요우코의 사냥감은 환상처럼 사라지고 목검은 공기를 내리치며 그 흉폭한 에너지를 빈 공간에 방출했던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 구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요우코의 경이적인 운동신경 덕분이었다.

요우코가 지금 체험한 것은............. 그것은 확실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천지가 뒤짚히는 것같은 충격이었다.

(절대로.......... 절대로 피할 수 없었다........ 그 거리에서 잔상을 남기고 피하다니.......... 물리적으로 있을 수 없어!)

그러나 빗나갔다는 현실은 흔들리지 않았다.
요우코에게 있어서는 어느쪽이나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현실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도망치는 것은 단 한 가지 방법 밖에 없었다.

요우코는 뒤돌아보았다.
거기에는 확실히 켄지가 있었다.
그러나 바닥을 기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에 요우코의 정신은 기만으로 가득찬 타협을 했다.

(우연이다..... 우연히 놈이 굴렀던 거야. 그래서 맞지 않았다.)

기분을 고치고 다시 자세를 잡는 요우코.
그러나 그 눈앞에서 켄지는 기묘하게 일어섰다.

마치 실에 잡아당겨진 마리오네트처럼, 중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일어섰던 것이었다.
그것을 보고 어째선지 요우코는 등골이 오싹했다.
그리고........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지우려는 듯, 요우코는 다시 공격해갔다.
악몽의 함정에 뛰어들었던 것이였다.



그 때부터 몇번이나 요우코는 달려들었다.......... 몇 번이나 휘둘렀었다.
하지만 요우코의 혼신의 일격은 전부 빗나가고, 한 번 풀려난 것 같았던 악몽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거짓말이다...... 이건 거짓말이야!)

요우코는 온 몸에 땀을 흠뻑 흘리며, 어깨로 난폭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눈에는 눈물이 희미하게 고여있었고, 손에 들고 있는 목검도 작게 흔들리고 있었다.

눈 앞에 켄지가 있었다.
능글능글한 미소를 떠올린 채 요우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분명히 그곳에 있는데, 요우코의 목검만은 결코 닿지 않았다.
찌르든지 휘두르든지 결코 그 신체에 닿을 수 없는 것이었다.

요우코의 마음이 낳은 기만에 가득찬 해결책도 완전히 부정되어, 도망갈 장소를 잃은 마음은 마침내 폭주하기 시작했다.

(아, 악마...... 이, 이 남자는 악마, 인간이 아냐.)

얼마 전에 이루었던 심기체의 경지는, 우선 마음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던 것이였다.
한 번도 느껴본 적없는 공포가 요우코의 등에 매달려있었다.
부드럽고 날씬했던 근육은 딱딱하게 굳어져 절묘한 균형감각을 잃고, 호흡은 흐트러져 시야가 희미하게 보였다.

단지 그 장소에 우뚝 서서 웃고 있을 뿐인 켄지가 기이할 정도로 크게 보였다. 반대로 자신의 목검이 장난감 검으로 보였다.

(안돼......... 이래서야 이길 수 없어! 좀 더 강하고, 좀 더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안돼!)

그 생각이 요우코의 완성된 기술을 무디어지게 만들었다.
'기술'의 붕괴는 필연적이었다.
그리고 공포에 등을 떠밀린 요우코는, 이미 상대의 태도를 확인하는 여유가 사라진 상태였다.
공격하고, 공격하고, 계속 공격하는 것 외에, 공포로부터 도망칠 방법이 없었던 것이었다.
그 결과 요우코의 체력은 극단적으로 소모되어, 금새 바닥을 드러냈다.

키츠네군이 눈앞을 '천천히 지나가는' 요우코에게 다리를 내밀자, 요우코는 놀랍고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바닥에 넘어졌던 것이었다.
마침내 '몸'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었다.

(이제............ 안돼.............. 이제......... 한계......... 이제......)

바닥에 푹 엎드린 요우코는 일어날 힘도 없었다.
신체는 납처럼 무겁고, 호흡은 목이 불태울 것처럼 난폭했다.

(이제 충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어......... 나는 전력을 다했어..........)

아무리 단련된 인물이라도, 그 한계점에 도달하면 마음의 약함이 드러난다.
달콤하고...... 상냥한 유혹의 요우코의 뇌를 침범해갔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가슴의 안쪽에서 무엇인가가 천천히 눈을 뜨려고 하고 있었다.




한 편 미키는 그런 요우코의 모습을 망연히 보고 있었다.

믿을 수 없다.........

그 생각은 싸우고 있는 당사보다 강할지도 몰랐다.
이런 요우코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항상 완벽하게 모든 것에서 미키를 보호하고, 이끌어온 요우코..........

반발을 느꼈던 것은 셀 수 없었지만, 그 강함을 의심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물론, 도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해보지 않고 모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요우코 같이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
사실, 키츠네군에게 암시가 걸려있는 미키의 눈에 요우코의 스피드는 평상시와 같이 보였다.
아니, 최초의 일격에 한해서 말하자면 평상시 이상으로 신체가 한계를 초월했다고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 만큼 요우코의 목검이 빗나간 충격은 컸다.
미키의 눈에는 목검이 켄지의 두개골을 부수는 환영마저도 보였던 것이었다.

그런데도 마치 공기처럼 필살의 목검을 피하고 있는 켄지........

요우코의 악몽은 그대로 미키의 공포가 되었따.
방금 전 켄지의 말이 귀에서 소생했다.
요우코의 찌르기가 빗나갈 때마다, 목검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미키의 귀에는 그 소리가 크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서 시합을 응시하고 있는 미키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지고, 신체가 떨리며, 등이 땀으로 흠뻑 젖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요우코는 마침내 붕괴되었던 것이였다.

(언니가........ 언니가.......... 졌다......고?)

그렇게 생각한 순간, 미키의 가슴 안쪽에서 무엇인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심장의 고동이 점점 빨라지며, 정신이 멍해졌다.
그러나 어느 새인가 느껴지던 공포가 사라지고, 몸이 점차 따뜻해졌다.

(나........ 정신을 잃는다......... 라는 건가.)

느긋한 흐름 속에서 미키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무엇인가가 걸려서 왜인지 그 흐름에 몸을 맡길 수 없었다.
그 때였다.

"여기까지인가.... 어이없군."

바로 곁에서 타케시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귀에 닿았다.
그것이 어째선지 미키의 성질을 건드렸다.
그 말하는 투와 말 뒤에 숨겨져 있는 실망감....... 그것을 느꼈을 때, 미키의 가슴 가운데서 완만한 흐름이 멈췄다.
이를 악물고 눈을 떴다.
바로 그 때 소생하는 지옥, 넘어져있는 요우코, 그리고 압도적인 승리에 취한듯이 웃고 있는 켄지.
그리고 그 켄지는 눈 뜬 미키를 알아차렸는지, 시선을 향하면서 싱긋 하고 웃었던 것이었다.
넘치는 공포에 미키의 몸은 일순간 속박되었지만, 그런데도, 그런데도 미키는 마지막 기력을 쥐어짜 소리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다.

"언니! 일어나! 언니, 서! 부탁해!"

그것은 무의식 중에 그 존재를 감지하고 있던 렌에 대한 이시다 자매의 마지막 프라이드였는지도 몰랐다.

요우코가 희미하게 보이는 눈을 천천히 감으려고 할 때, 그것을 막듯이, 날카로운, 피를 토하는 것 같은, 비명같은, 큰 소리로 외치는 목소리가 무도장안에 울려퍼졌던 것이었다.
요우코는 그 소리에 '헉!' 라고 눈을 떴다.
지치고 혼란스러운 뇌가 일순간 깨끗하게 각성했다.

(안돼! 나는 지면 안돼! 내가 미키를 지킨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절대로 지킨다!)

요우코는 중력이 배가 된 것처럼 무거운 몸을 기력으로 일으키며, 넘어지면서도 놓치지 않고 있던 목검에 기댄 채 호흡을 다듬었다.
그리고 소리친 쪽에 시선을 향해, 의자에 묶여있는 미키를 보았다.

건방지고, 반항적이고, 비뚤어진 태도....... 요우코에 대해 언제나 그런 태도의 미키가 지금 무한한 생각을 담아 요우코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겨, 언니!----

목소리로 나오지 않는 생각이, 요우코의 가슴에 직접 전해져왔다.

(미키, 언니를 봐 줘. 나의 싸움을 그 눈에 새겨둬.)

시간으로 하면 한 순간인 아이 콘택트.

그러나 요우코 속에서 결의가 태어나기에는 충분했다.
마치 새로운 에너지가 주입된 것처럼 요우코는 일어섰다.
그리고 미키에게 아름다운 옆 얼굴을 향하고 다시 켄지와 대치했다.

그 요우코의 표정, 시선..........

"아직 싸울 수 있는 건가."

놀랐다는 듯이 키츠네와 렌의 입에서 같은 말이 새어나왔다.
한계에 도달한 요우코가 미키의 단 한 마디로 보기좋게 소생해 버린 것이었다.
그 저력은 키츠네군의 예상마저 웃도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역시 이것으로 끝이야."

일부로 들리도록 말하며 키츠네군은 요우코를 도발했다.
그러나 요우코는 그 말을 수긍했다.

"네.......... 이게 마지막이에요."

(이제 나의 체력은 한계에 도달해있다. 정말로 이것이 마지막 일격........ 맞힐 수 있다면 나의 승리, 빗나간다면 패배.......)

간단하기 짝이 없는 규칙이었지만, 자신의 패배는 미키의 죽음과 직결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요우코에게는 확실한 배수진이었다.

(솔직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미안해, 미키. 그렇지만....... 후회를 남기는 싸움은 하지 않아. 여력은 1퍼센트도 남기지 않는, 마지막 하나까지 이 일격에 담을께. 모든 것을 담을테니까......... 네가, 네가 죽는 모습만큼은 보고 싶지 않으니까.)

요우코의 비장한 결의가 표정에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얼굴을 응시하고 있던 키츠네군은 실망했다는 듯이 싫증났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완전히 어깨가 굳었네. 자, 빨리 덤벼요."

그 한 마디가 요우코에게 공격을 주저하도록 만들었다.

(안돼..... 이대로는 또 실패를 번복할 뿐이야. 빗나간다.)

목검을 잡은 채로 요우코의 얼굴에 고뇌가 떠올랐다.
다시 악몽의 수렁속에 가라앉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그 때 갑자기.......... 정말 갑자기 그리운 목소리가 머리속에 떠올랐던 것이였다.

"고마워요......... 나, 노력할께요. 요우코씨, 도와줄래요?"

그것은 그 운명의 밤, 전화에서 흘러나온 쿄오코의 목소리였다.

(그랬어.......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었어. '쿄오코씨,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용기를 가져주세요. 나, 당신의 신뢰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거기까지 생각해 낸 요우코는 자신의 말에 머리를 맞는 것같은 충격을 받았다.

(나는, 나는 어느새인가 검도 시합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되어 있었다! 이기든지, 지든지......... 그런 일이 무슨 상관이야! 사력을 다해서 죽어도 좋아. 다만....... 미키가 살아남아 준다면.............. 나는 쿄오코씨뿐만 아니라 미키의 신뢰도 배신하는 중이었다. 미키의 신뢰에 응하려면 나는 죽을 수 없다. 나는 살아남은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모든 힘을 집중한다.)

마치 자욱한 구름이 날아가버린 것처럼 요우코의 망설임도 사라져갔다.
그것과 동시에, 그 날 처음 요우코의 얼굴이 부드럽게 변했다.
요우코의 표정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던 키츠네군도 그 모습이 의외라는 듯 눈썹을 찌푸렸다.

(고마워요, 쿄오코씨. 저...... 노력할께요. 쿄오코씨, 도와주세요.)

마음 속에서 그렇게 중얼거린 뒤 요우코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숫자를 세기시작했다.


(10.........9..............8............7)

하나를 셀 때마다 쿄오코와의 추억이 떠올라왔다.
처음 학교에서 만났을 때의 깜짝 놀란 것 같던 표정..... 진지하게 인계사항을 설명해주던 목소리........ 켄지의 협박을 필사적으로 거절할 때의 모습....... 그리고 운명의 전화.


(6.............5...........4............3)

그리고 다음에 떠오른 것은 미키였다.
작았던 미키, 모친에게 응석부리던 미키, 그리고 그것을 질투하고 있던 자신, 반항적인 목소리도 함께 생각해낸 요우코는 작게 미소지었다.

그러나 2를 세면서 요우코는 그 생각들을 봉인했다.
가볍게 눈을 감았다.
머리 속은 완전히 텅 비어있었다.
이 20년간 쌓아온 경험을 지금 이 한순간에 불태운다. 살아남기 위해서.
요우코는 그 한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편 키츠네군은 방금전부터 요우코의 표정에 놀라고 있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비장하고 딱딱한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인가 부드러운 미소를 떠올리고 있었다.
표정을 읽는데 뛰어난 키츠네군의 눈에는, 얼마안되는 사이에 만화경과 같이 수많은 표정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알아차렸다.

(뭔가를 했다....... 이 여자....... 뭐지? 무엇을 하려는 거지?)

모든 것이 키츠네군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던 3단계의 조교도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 처음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징조가 나타난 것이었다.
희미하게 키츠네군의 입술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만들어 낸 미소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솟구쳐오른 키츠네군 본래의 미소였다.

(재미있군....... 조금은 즐겁게 해주려는 걸까?)

요우코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바로 그 때 피부에 꽂히는 것 같은, 차가운 투기가 부활했다. 그것도 얼마전과는 비할바가 아닐 정도로 강해져서.

드디어 싸움의 재개....

키츠네군도 명확하게 그 기색을 감지했다.
그리고 요우코의 투기에 대항하기 위하여 무의식중에 마음의 압력을 높여갔다.
한 순간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기위해 눈은 요우코를 향하고 귀는 요우코의 호흡소리마저 구분해서 듣고 있었다.
인형사 키츠네의 집중력은 지금 극한까지 도달해있었다.



장내의 사람 모두가 마른침을 삼키며 주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때 누구하나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었다.

최초로 깨달은 것은 아라이구마였다.
시야의 구석을 무엇인가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무의식 중에 시선을 향하고....... 거기서 아라이구마는 믿을 수 없는 것을 목격했다.

"뭐야! 저 녀석!"

그 소리에 2층에 있던 나머지 4명이 아라이구마가 가리키는 곳에 시선을 향했다.
그곳에는 놀랍게도 교복을 입은 소년이 있었던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일에 당황한 2층의 5명.
급하게 뛰어온 것인지 소년은 어깨로 숨을 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선은 대결중인 키츠네군과 요우코에게 향해졌다.

".......... 외부인이다!"

기린이 작게 외쳤다.
그러나 기린들이 무엇인가를 하는 것보다 더 빨리, 소년의 입이 열렸다.
깜짝 놀랄 만큼 큰 소리로, 그러나 태평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던 것이었다.

"요우코 선생님-! 뭐해요--!!"




그 큰 소리는 모든 인간의 귀에 닿았다.
물론 눈감고 있는 요우코의 귀에도.

그러나....... 그것은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 타이밍이었던 것이었다.
마지막 2초.
요우코의 모든 신경은 2초 뒤에 개시하는 마지막 일격에 집중해, 그 이외의 모든 정보를 잡음으로서 듣지 않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니까 그 말은 요우코의 의식을 그냥 지나쳐서, 팔랑팔랑 춤추듯이 속마음까지 떨어져내려간 것이었다.
키츠네군만이 도달할 수 있는 속마음. 그곳에 설치된 비밀 금고.
노마크의 워드는, 그러나 프로그램 되었던 대로 그 금고에 닿는 순간 열쇠로 바뀌어 키츠네군마저 모르는 숨은 열쇠구멍에 빨려들어갔다.

그리고 다음 순간 요우코의 마음을 구속하고 있던 모든 장치가 소멸했다.
요우코의 봉인은 지금 풀어진 것이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요우코의 카운터는 마지막 숫자를 세고 있었다.

눈을 뜨는 요우코.

마지막 결전은 이렇게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물론 키츠네군의 귀에도 들렸다.
곧바로 사태를 깨달았다.
그러나 키츠네군은 그 소리를 무시했다.

(이 몇 초로....... 끝난다. 뒷처리는 다른 멤버들에게 맡겨도 괜찮아. 지금은 이 일이 우선이다.)

키츠네군은 그 소리에 시선을 움직이는 것조차 하지 않았다. 아니, 요우코의 기백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계속해서 강해지는 투기, 그것은 파열직전까지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한순간의 방심도 용서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드디어 요우코의 눈이 열렸던 것이었다.

요우코의 얼굴이 들리며 키츠네군의 시선과 마주쳤다.

그 순간! 키츠네군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의 충격을 맛보았다.

(뭐..........뭐야?!)

요우코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라있었다.
방금 전까지 밀려오며 키츠네군의 피부에 아픔을 느끼게 하던 투기가 한 순간에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요우코는 발을 내딛었다. 마치 화원을 거닐듯이 우아하고, 가련하게.
요우코의 '기'에 대항하며 기력을 높이고 있던 키츠네군은 한 방 먹은 듯이 한순간 요우코의 얼굴을 놀라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완전하게 늦은 상태였다.
팡! 하고 한 순간 요우코는 키츠네군의 바로 앞까지 와있었다.
목검을 위로 들려올린 채 무방비한 자세로 있는 키츠네군의 머리를 목표로 하여 내려칠려고 하고 있었다.

신과 같은 이동속도가 부활해 있었다!

그러나, 그러나, 그런 것은 키츠네군에게 있어서 의식 밖의 일이었다.
키츠네군에게 충격을 준 것, 그것은 요우코가 취한 전법이었다.

자신의 투기를 컨트롤하는 것으로 상대의 기분을 흔든 뒤, 그것을 단번에 지워없애 상대의 마음에 틈을 만든다. 그것은 분명히 마인드 컨트롤의 수법, 그 자체였던 것이었다!

요우코의 작전이었는지, 무의식이었는지, 요우코는 키츠네군에게 마인드 컨트롤로 대항해 왔던 것이었다.
목검을 내리치면서도 요우코의 눈동자에는 한 조각의 살기도 없었다.
완전하게 살기를 지워 없앤, 완벽한 암살자로 요우코는 변해있었던 것이었다.

만약, 만약 여기서 키츠네군의 눈에 한순간이라도 동요가 떠오르면 승부는 끝나는 것이었다.
어떤 우수한 최면술사라도, 그 마음 속을 간파당해버려선, 암시에 효과를 부여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물며 상대는 요우코, 2번째 기회는 없을 것이었다.

그러나 키츠네군은 기가 죽지 않았다.
머리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다만....... 결코 지지 않는다........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키츠네군이 스스로에게 가한 최고의 암시였다.
자신이 가득해서 밖으로 흘러넘치는 눈으로 키츠네군은 요우코의 눈을 보았다.
깊은 샘처럼 침착하던 시선에 한 순간 동요가 생겼다.
얼마 전에 반복된 악몽에 정신이 동요한 것이었다.

(이길 수 있다! 쳐부순다!)

그렇게 확신하고 있는 정신과

(안돼, 이제 용서해줘.)

비명을 지르는 정신.
키츠네군의 시선으로 요우코 속에서 마지막 투쟁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신체에 새겨진 기술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목검에 최대의 힘을 불어넣고 있었다.
그리고 영혼이 내지르는 두 개의 절규가 승부를 내지 못한 채, 지금 모든 체중을 실은 목검이 깨끗한 궤적을 그리며 키츠네군의 머리를 노리며 휘둘러져갔다.

다음 순간, 무도장을 뒤흔드는 듯한 엄청난 소리가 격돌의 장소에서 전원의 귀까지 울려퍼졌던 것이었다.



ps:솔직히 렌이나 요우코, 에이미가 2억원이라면.............. 돈이 10억만
있어도 기꺼히 살 용의가 있습니다.-_-; 그렇게 아름답고 유능한 여성을
평생 소유(!) 할 수 있다니! 크흑.
그냥 일만 시켜도 2억이라는 본전은 뽑을 수 있을테니..... 아아-.
이런 생각을 하는 저는 나쁜 놈일까요?

하지만! 남자의 로망은! 아악!

ps2:가능하면 한 편 더 올려보겠지만............ 자신은 없습니다.
오늘 안 올라오면 내일 올라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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