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제조 회사 -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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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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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빗나간 한 걸음
이튿날 아침, 키츠네군이 렌을 데리고 사장실의 문을 열자 크라운은 팍하고 얼굴을 빛냈다.
"안녕하세요, 키츠네군. 상당히 졸린 것 같네요."
크라운이 그렇게 말하자 키츠네군에게 말하면서 몸은 렌에게 다가가 조속히 옷을 벗기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크라운씨. 결국 새벽 3시까지 그 자매들을 돌봤기 때문에......."
키츠네군은 그렇게 말하며 크게 기지개를 폈다.
"그렇습니까? 수고했습니다. 혼자서 두 명을 상대하는 것은 좀 큰 일이었죠?"
렌의 양 손을 테이블에 대게 한 뒤 크라운은 서둘러 청바지를 벗으면서 말했다.
어조와는 달리 크라운의 시선은 렌의 보지에 달라붙어있었다.
"아니, 내가 사용한 것은 거의 요우코쪽이었고, 미키는 아라이구마씨가 쭉 사용했어요. 그러니까 가끔 미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던 정도니까 작업량으로는 문제 없었습니다만."
키츠네군은 크라운의 태도에 익숙하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고 말했다.
듣지 않는 것 같아도 크라운은 키츠네군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지금도 렌에게 재빨리 자신의 자지를 빨게 하면서 제대로 키츠네군의 이야기에 반응했다.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잘 하고 있었지 않습니까?"
"으응.... 뭐, 예상대로인데 역시 요우코는 제대로 안되고 있어요."
키츠네군은 살짝 어깨를 움츠렸다.
"그런, 우리의 호프가 그런 발언을 합니까? 당신답지 않아요."
크라운은 렌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놀랍다는 듯이 키츠네군을 바라보았다.
"아니, 별로 제대로 안된다는 것이 아니에요. 다만, 보통 방식으로는 3개월전의 렌정도로 밖에 만들 수 없다는 거에요."
그 말에 크라운은 자신의 페니스에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 렌을 내려다보았다.
겨우 3개월전, 렌이 발광한 일은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순간적으로 진정시켰던 것도, 그 뒤의 재교육을 제대로 완수한 것도 키츠네군인 것도 잊지 않고 있었다.
"과연, 확실히 그 아가씨는 특출나게 강인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는 얼굴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의 말투를 들어보니 생각해둔게 있는 것 같은데 그렇죠?"
크라운의 질문에 키츠네군은 몸을 내밀었다.
"네, 그래서 상담할게 있어 찾아왔습니다. 실은 그 자매를 검도의 시합을 할 수 있는 장소로 데려가고 싶어요. 처음에는 여기의 회의실을 생각했지만 천정이 낮아서 하기 어려워요. 그러니 어딘가 좋은 곳 없어요?"
크라운은 키츠네군의 갑작스런 질문에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으음..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곳은 없지만 그 자매의 학교는 어떻습니까? 계약서에 써있는 지금까지의 경위를 읽어보니 무도장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만."
크라운의 대답에 키츠네군도 작게 수긍했다.
"역시 그곳입니까..... 학교는 외부인이 많아서 신경쓰이는데. 하지만 이렇게 짧은 기한을 가지고 사치부릴 수도 없겠죠."
"아, 확실히 그 점은 주의해야하지만....... 그렇지만 이번 클라이언트의 학교니까 그 사람에게 부탁해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이 거기서 하고 싶은 일은 뭔가 엉뚱한 일은 아니겠죠? 우연히 제 3자에게 보였을 때 쇼크받을 일은........"
"아니, 그런 일은 아닙니다. 좀 기묘하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큰 문제는 없습니다."
키츠네군의 대답에 크라운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일단 학교의 무도장을 사용하기로 할까요? 클라이언트에게는 내가 이야기를 해둘께요. 오늘 몇시부터 사용할겁니까?"
"으응. 5시나 6시쯤이 좋을 것 같아요. 아마 30분 정도면 충분하겠지만."
"알겠습니다. 그러면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자매는? 아직 자고 있습니까?"
크라운은 렌의 혀기술에 점점 몰리는 듯한 감각을 받으면서도 신경쓰이는 것을 물었다.
"네? 아, 그 두 명은 벌써 학교에 갔어요. 아직 쉬게 할 만한 구실이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당분간 낮에는 학교에 가고 밤에는 여기로 돌아오도록 지시를 해두었습니다."
그 대답에 크라운은 낙담한 표정이 되었다.
아직 다른 멤버가 출근하지 않은 이 시간에 두 명 중 하나를 맛봐두려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다.
"아-, 그렇습니까, 그건 큰일이네요. 여성에게 밤샘은 강적이니까요. 클라이언트에게 인도하기 전에 충분히 쉬게해주세요."
노렸던게 빚나간 크라운은 그렇게 말하면서 소파 위에서 렌의 허리를 움켜쥐려고 했다.
렌의 보지로 대신하려고 생각이었다.
"아, 저, 크라운씨?"
그러나 그 타이밍에 키츠네군의 미안하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렌입니다만, 지금부터 일이 있습니다."
그 말에 크라운은 안타까운 표정이 되었다.
그러나 크라운이 입을 여는 것보다 빨리 렌은 팍하고 일어서서 허리를 잡고 있던 크라운의 양손을 상냥하지만 단호하게 뿌리쳤다.
그리고 키츠네군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즉시 명령받는 자세를 취했다.
"미안해요, 크라운씨. 누군가 대신 보낼께요."
키츠네군은 쓸쓸한 표정의 크라운에게 한 손으로 비는 흉내를 낸 뒤 렌의 옷을 챙기고 도망치듯 사장실을 빠져나왔다.
*
렌이 사내를 배회하고 있으면 벌레가 모여들듯 남자들이 모여들어 일을 할 수 없으므로 키츠네군은 렌에게 얼른 옷을 입히고 몇 개의 일을 지시한 뒤 사외로 보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을 깨기 위해 커피라도 마실려고 키츠네군은 회의실로 향했다.
오늘의 회의실은 칸막이가 쳐져 휴게실이 되어있었다.
키츠네군은 아무렇지도 않게 문을 열었지만, 의외로 거기에는 여러명의 선객이 있었다.
"어? 여러분 빠르네요."
키츠네군이 그렇게 말하며 들어가자 모두 문쪽에 시선을 향했다.
"키츠네! 오래간만이네. 학교는 벌써 끝났건가?"
그렇게 말하며 차분한 미소를 떠올린 것은 마인드 서커스의 창시 멤버 중 한 명인 토라였다.
40세를 약간 넘은 것 같은 나이에 약간 갸름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날카로워 보이는 사람이엇다.
"우와, 토라씨! 오래간만입니다. 크라운씨에게 들었는데 토라씨가 그 데이타베이스를 만들었습니까? 저 감동했어요."
키츠네군은 눈을 빛내면서 토라의 앞에 앉아 말했다.
그러나 곧바로 낮은 바리톤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이봐, 그건 내가 발안했어."
그렇게 말하며 끼어든 것은 쿠마였다.
손에는 작은 패트병을 들고 생수를 마시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나는 토라씨의 작품이라고 들어서요."
피부가 하얗고 호리호리하게 키가 큰 쿠마는 얇은 안경을 살짝 올리면서 말했다.
"하아-, 크라운 놈. 알려주려면 제대로 알려줘야지."
쿠마는 과장되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소리야, 쿠마. 네가 말한 것은 '누군가에게 암기시킬수 없을까?' 라고 중얼거린 것 뿐이잖아. 내가 구조를 생각하고 사람을 데리고 와서, 암시를 했지, 너는 손끝하나 움직이지 않았잖아."
그렇게 말하며 토라는 쿠마의 얼굴에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창시 멤버로서 사이좋은 두명이었다.
키츠네군은 그런 두 명에게서 데이타베이스에 대해 듣거나 기린과 잡담을 하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럴 때 다시 문이 열렸다.
모두 일제히 그 쪽을 보았다.
문의 그늘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팬더였다.
"팬더, 안녕. 무슨 일이냐, 늦잠꾸러기인 네가 이렇게 일찍오다니."
맨먼저 말한 것은 토라였다.
반년전까지 팬더의 지도교관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 대해 팬더는 희미하게 미소를 떠올리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토라씨. 조금 준비할게 있어서요."
지금까지의 대화를 중지시키는 듯한 낮은 목소리로 팬더가 대답하며 토라의 곁에 살짝 앉았다.
"오랜만입니다, 팬더씨."
키츠네군은 3개월만에 얼굴을 맞댄 팬더에게 인사했다.
"아, 오랜간만. 왜, 크리스마스 판매인형때문에 누군가의 심부름으로 불려나온거야?"
팬더의 입가에 미소가 퍼졌다.
당사자는 친밀감을 드러낼 생각인지 모르지만 가라앉은 시선과 목소리가 솔직하게 기분 나빴다.
"불려나온 것은 정답이지만 심부름이 아니에요. 1주일안에 2사람을 완성하라고 어둠의 대보스 크라운씨에게 엄명을 받아버려서."
키츠네군은 훌쩍훌쩍 우는 흉내를 내면서 말했다.
"이봐, 이봐, 그건 좀 심한 거 아냐?"
즉시 토라가 턱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우리의 기대의 신인을 재빨리 괴롭히기 위해서 시련을 주는 걸까? 크라운도 상냥한 얼굴과는 달리 음험하니까."
옆에서 쿠마가 능글능글 웃으면서 수긍했다.
"그렇지만 키츠네군은 우대되고 있어요. 어제 봤는데 놈의 타겟 또 다시 특상 클래스의 미녀에요. 우리의 타겟은 모두 레벨이 높지만 그 중에서도 특출난 물건이였어요. 연간 베스트 3은 틀림없어요."
의외로 관찰력이 뛰어난 기린이 얼굴에 홍조를 떠올리며 말했다.
"뭐야? 사실인가 키츠네. 만야 그렇다면 전언철회다. 설마 크라운과 밀약이라도 맺은건가?"
토라는 그렇게 말하며 날카로운 시선을 향했다.
"그, 그, 그, 그런 거 아니에요!"
키츠네군은 과장되게 양손을 흔들면서 토라에게 말했다.
"단순한 우연이라고요. 대체 베스트 3이라는 것은 적어도 앞으로 2명은 동클래스의 인형이 있다는 거겠죠? 누구의 타겟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공부, 공부라서 그렇게 맛있을 것 같은 인형, 안기는 커녕 얼굴도 본 적 없어요."
키츠네군은 그렇게 말하면서 가슴의 앞에 양손을 교차시키고 '불행한 나'를 연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주위의 시선은 나빴다.
냉담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기린이 싱긋 웃으면서 끼어들었다.
"키츠네군. 11월까지의 잠정 베스트 3을 가르쳐줄까?"
그렇게 거론되자 키츠네군은 흥미있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제 3위는 4월의 인형 니오미야 마유미, 22세의 레이스 퀸으로 모대학 약학과의 4학년. 이 아가씨는 알고 있겠지? 키츠네군, 네가 입사하는 계기가 된 아가씨니까."
그렇게 말해져 키츠네군도 몹시 놀랐다.
"아! 마유미가 3위였구나. 예, 알아요. 그 아가씨 확실히 맛있어요."
그렇게 말하며 키츠네군은 기쁜듯이 손뼉을 쳤다.
"그래서, 그래서? 2위와 1위는?"
"2위와 1위. 가르쳐주지."
기린은 그렇게 말하며 이유가 있음직한 시선을 키츠네군의 눈으로 향했다.
"제 2위는 8월의 인형으로, 당사 최고의 완성도로 납품된 타케시타 에이미, 25세야 키츠네군. 그리고 당당한 제 1위는 정의의 여형사며 파괴의 화신, 8월의 인형 마츠다 렌 그 사람이다."
소리를 높이며 단언한 기린의 박력에 밀려 무심코 뒤로 물러선 키츠네군이었지만, 한 박자 뒤에 나온 말은........
".......아!"
거북한 침묵 속에서 4명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역시 뭔가 뒷거래가 있었겠지."
토라가 입을 열면서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하하하-, 우연히에요, 정말."
키츠네군은 연신 양손을 흔들면서 필사적으로 변명했다.
"우선 마유미는 결국 아라이구마씨가 출품했고, 렌은 팬더씨의 인형이었죠? 에이미는 확실히 나였지만, 이번 자매는 얼굴을 보기는 커녕 전화로 크라운씨에게 제안받은 거에요."
그러나 파헤치기 시작한 토라에게 그런 변명은 통용되지 않았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 마유미는 원래 너의 첫번째 인형이냐. 키츠네의 냄새가 잔뜩 묻은 인형을 아라이구마가 출하용으로 화장했을 뿐이잖아. 거기다 그 렌이 팬더의 인형이라고? 농담이겠지. 저런 수준의 인형을 팬더의 레벨로 해낼 수 있다는 건가. 놈은 누가 뭐래도 너의 인형이야. 팬더, 그렇지?"
토라는 옆에서 3명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것처럼 조용하게 커피를 마시는 팬더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엄하게 말했다.
그러나 키츠네군은 그런 토라의 말을 히야히야하면서 듣고 있었다.
그 전에 크라운에게서 렌의 건으로 팬더가 충격받았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 순간 팬더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나 곧바로 조금의 전의 소박한 미소를 떠올리며 수긍했다.
"물론이에요. 나의 기술로는 감당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으니까요."
시선은 누구에게도 보내지 않고, 손안의 커피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가면을 쓴 것 같은 무표정한 말에 떠들썩했던 휴게실의 분위기를 단번에 가라앉혔다.
그리고그런 팬더의 모습을 누구보다 불쾌하게 보고 있던 것은 이야기를 했던 토라였다.
천사가 지나간 것처럼 일순간의 침묵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침묵을 깬 것은 생수를 마시고 있던 쿠마였다.
"하-, 그러면 드디어 키츠네군의 밀약 혐의가 깊어진건가? 그럼 이번 의혹의 타겟의 얼굴이라도 보이게 할까?"
싱긋 웃고 손을 비비며 기쁜듯이 쿠마가 말했다.
거북한 분위기를 북돋우려고 한 쿠마에게 응하듯이 키츠네군도 "헤"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미안합니다-! 벌써 그 자매는 나갔어요. 돌아오는 것은 밤이에요."
"뭐? 그렇다면 더더욱 이상하잖아. 이런 아침 일찍부터 일부로 숨기다니."
호랑이도 본래의 템포를 되찾아 깨물었다.
"달라요. 두 명은 여교사와 그 학교의 학생이니까, 지금쯤 학교에서 수업중입니다."
키츠네군은 손목시계를 보면서 대답했다.
"에, 선생님이었나? 좋겠다. 거기다 학생. 으음, 어디의 학교지?"
기린이 몸을 내밀며 물었다.
"사립 영국학원이라고 하는 이름이라고 기억하고 있어요. 알고 있습니까?"
그 물음에 기린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과연 거긴가. 비교적 부자의 자식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야. 요즘은 규중 처녀 납품업자의 고교."
"흐응- 좋은 걸 들었다. 나, 오늘 그 학교에 출장 조교로 하러 가는데, 가는 김에 크리스마스용 아름다운 미소녀를 스카우트 해올까요?"
키츠네군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키츠네군의 이 대사에 모두 일제히 반응해 새로운 화제로 잡담이 꽃피었다.
그러나 팬더만은 말없이 손에 넣은 커피컵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학교에서 출장 조교? 후후후, 좋아, 이 타이밍. 그렇게 외부인이 많은 곳에서 최면 조교하는 것은 너무 빨라, 키츠네군. 조금, 조금 아픈 꼴을 당할테니까.)
무의식중에 팬더의 입에서는 미소가 퍼졌다.
그러나 잡담에 열중하고 있는 4명은 깨닫지 못했다.
"그러면...... 할 일이 있으니까......."
손에 든 종이컵을 살짝 쓰레기통에 떨어트리며 팬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4명은 각각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다시 잡담에 열중했다.
(그 때 봐라, 키츠네.)
등에서 끊임없는 대사를 들으며 팬더는 방을 나왔다.
그러나 문을 닫는 일순간, 그 옆얼굴을 토라가 보고 있었다는 것을 팬더는 깨닫지 못했다.
한 편 방에 남은 토라는 닫혀진 문을 차분한 얼굴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무엇인가를 생각해낸 것처럼 키츠네군에게 말했다.
"그것보다 키츠네, 너의 오늘 출장 조교는 어디지? 교실인가?"
토라의 갑작스런 질문에 키츠네군은 눈을 크게 뜨며 대답했다.
"네? 아니오, 무도장이 있다고 해서 거기서 합니다만...."
"무도장인가. 사람을 내쫓을 수는 있나?"
"네. 클라이언트의 학교니까요."
키츠네군은 목을 기울이며 가볍게 대답했다.
그러나 그 상태를 보고 있던 토라는 납득한 것처럼 말했다.
"과연, 그렇구나. 그러면 사람을 접근금지시키는 것도 신경쓸 필요가 없겠구나."
"으응, 뭐 그렇죠. 그렇지만, 그게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그 물음에 토라는 싱긋 웃었다.
"실은 모처럼이니까 너의 의혹의 인형을 보러 가려고."
토라의 뜻밖의 말에 키츠네군은 몹시 놀랐다.
"보러옵니까? 안돼요! 오지 않아도 밤에는 돌아와요. 팬더씨의 대사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용의 인형으로 모두 바쁘잖아요."
"아니, 그 쪽은 거의 끝났어. 뭐, 모처럼이니까 너의 조교도 견학할 생각이라서."
토라는 턱을 어루만지면서 곁눈질로 키츠네군을 보고 말했다.
그러자 그것을 듣고 있던 기린도 몸을 내밀었다.
"좋겠네요. 저도 같이 동의해요, 그 기획. 그 선생님의 유도신이라면 돈을 지불해서라도 보고 싶으니까."
"나도 가지. 괜찮지, 키츠네군.?"
쿠마까지 구경올 생각인 것 같았다.
"네----!! 잠깐만요, 저 좀, 그게, 부끄러워서........"
키츠네군은 드물게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무슨 말이야. 너답지 않게. 나는 우리 회사의 기술향상위원회의 위원장이다. 그러니까 이번 달은 키츠네 대선생님의 최면 조교를 테마로 할테니까 다른 곳에 있는 다른 녀석들에게도 메일을 보내서 시간과 장소를 알려라."
토라는 반농담, 반진담이라는 표정으로 키츠네군에게 강요했다.
"히이-, 그것은 용서를. 죄송합니다만, 이번 것은 진짜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키츠네군은 필사적으로 거절했지만 토라는 완강하게 수긍하지 않았다.
"아아아-, 정말 심해요, 토라씨. 그럼 일단 보여드리겠지만, 더 이상 사람을 모으지는 말아주세요. 그리고....... 절대로 웃지 마세요."
결국 신인인 키츠네군은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알았다고. 대신 필요한게 있으면 말해. 도와줄테니까."
이렇게 해서 요우코와 미키의 최면 제 3단계는 생각지도 않은 공개 조교가 되었지만, 이것이 이 뒤 생각지도 않은 파문이 되어 퍼져가는 것이었다.
*
한편 휴게실을 나온 팬더는 곧장 자시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PC를 사용해서 마인드 서커스 멤버의 예정표를 화면에 불러냈다.
그리고 팬더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오늘의 일자를 선택해, 나타난 데이터를 출력시킨 뒤 '10'이라고 쓰여진 란을 나타나게 했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거기에는 키츠네군의 오늘 예정이 기입되어 있었다.
"흐음, '16시에 외출, 귀사는 19시 예정'인가. 외출처는 확실히 '영국학원고교'라고 되어있군. 틀림없어."
팬더는 그것을 확인하고 PC를 껐다.
시계를 확인하자 아직 9시 반이었다.
시간은 충분했다.
팬더는 의자에 몸을 파묻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오늘 실행할 혼자만의 시나리오를 머리 속에 그리기 시작했다.
어제 짧은 시간 동안 인쇄한 워드는 단 하나.
그것이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지 팬더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시시한 타이밍에 그 워드를 사용해봤자 어떤 의미도 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문제되는 것은 키츠네군이 그것이 인위적인 것이라고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그 일이 벌어졌다고 믿게 하고 싶었다.
또, 그 쪽이 키츠네군이 받는 데미지도 클 것이었다.
(반대로, 만약...... 뒤에서 내가 손을 댄 것이 발각되면 어떻게 될까?)
팬더의 사고는 거기서 매우 괴롭게 현실을 마주보았다.
신체가 긴장해서 손에 땀이 배였다.
그러나 팬더는 스스로를 침착하게 만들기 위해,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머리를 좌우로 털어 기분을 바꾸었다.
(괜찮아, 괜찮아. 웃어버리면 되는 거야. '장난이었어, 키츠네군. 겁먹었어?'라고 말하면 될거야. 진짜, 별로 대단하지 않은, 가벼운 장난이니까.)
팬더는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듯이 몇 번이나 머리 속에서 그렇게 반복했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고 잡념을 제거한 뒤 머리에 그린 시나리오의 점검에 의식을 집중시켰다.
DMC에 들어오고 나서 이미 4년이 지났다.
최면의 기술은 별로 진보가 없었지만 시나리오 작성과 그 점검은 팬더의 우수 분야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단련된 두뇌가 지금 또 새로운 책략을 만들기 위해서 풀가동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어두운 방에서 팬더의 조용한 호흡소리만이 천천히 울려퍼졌다.
그리고 대략 1시간 뒤 팬더는 호흡의 리듬을 바꾸고 조용히 눈을 떴다.
운명의 시나리오가 완성된 것이었다.
오늘,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하는가, 어떻게 위장하는가, 결과를 어떻게 확인하는가........
모든 것은 팬더의 머리 속에 정리되어 들어있었다.
이제 아무것도 망설이지 않는다.
행동 전의 망설임은 금물. DMC의 철칙이었다.
팬더는 자신의 망설임을 자기암시로 어둠 속에 몰아넣고 있었던 것이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난 뒤, 마치 실에 끌리듯이 팬더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숄더 백에 오늘 필요한 것들을 정리해서 집어넣은 뒤 옷걸이에서 갈색의 가죽 쟈켓을 꺼내 입었다.
준비 완료였다.
가볍게 방을 둘러본 뒤 팬더는 숄더백을 손에 들고 방을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방 문 옆에 있는 책상앞에 도달했을 때 갑자기 다리가 멈췄다.
그리고 무의식중에 손을 뻗어 낡고 지저분하고 주름투성이가 된 봉투를 들었다.
팬더는 익숙해진 손놀림으로 안에서 1장의 사진을 꺼내 그것을 손바닥위에 살짝 올려놓았다.
지저분하게 어질러진 방을 배경으로 두 명의 사람이 찍혀있었다.
한 사람은 팬더. 그리고 또 한사람은 렌이었다.
처음으로 혼자서 타겟을 잡고 밤새 그 감미로운 육체를 즐긴 다음날의 아침, DMC에 비밀로 찍은 1장뿐인 사진이었다.
자신감과 달성감과 기분좋은 피로감이 감도는 자신의 얼굴과 그 곁에서 조금 슬픈 표정으로 미소짓고 있는 렌을 팬더는 시간도 잊은채로 응시했다.
(나의 렌은....... 이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제 렌을 볼 때까지 깨닫지 못했던 사진의 표정을 지금은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무엇인가 마음 속에서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올라오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미 발동된 팬더의 자기암시는 그렇게 불필요한 감정을 금새 지워버렸다.
그리고 대신 등장한 이성이라고 하는 가면이, 간단하게 팬더의 눈을 본질로부터 키츠네군에 대한 적개심으로 바꾸어갔다.
(렌, 너의 주인님이 당황하는 모습을 오늘 충분히 보여주지.)
팬더는 사진을 가방에 담고, 뒤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갔다.
ps:나쁜 팬더............. 악역 등장! 입니다.
그런데 키츠네도 악당인데 여기서 다시 악당이면 용사가 되는 겁니까?-_-;
소설이 그래서 그렇지, 원래 키츠네란 놈은 지나가는 처자를 최면술을
걸어 자기를 사랑하게 만든 뒤 마음대로 갖고 놀다, 딴 놈에게 팔아넘
기는....... 그야말로 악당 중의 악당.
크-! 그렇게 매력적인 여캐릭터들이 전부 저 놈의 손에 농락당하다니...
슬플뿐입니다.
ps2:내일도 가능한한 2편 올리도록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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