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제조 회사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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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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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탈출!
잠겨있는 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에이미는 30초 정도 소모했다.
그리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복도의 비상등의 빛이 에이미에게는 한낮의 태양처럼 느껴졌다.
(밝아! 어떻게 어둡게 할 수 없을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자신의 침을 삼키는 소리가 놀랄 정도로 크게 들렸다.
에이미는 복도로 나왔다.
전라에 한 손에는 녹음기를 꽉 쥔 채로.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문을 닫고 에이미가 향한 곳은 근처에 있는 방, 아라이구마의 개인방이었다.
문의 손잡이에 손을 대다가 일순 주저했다.
이곳에 와서 아라이구마는 에이미에게 있어 귀문과도 같은 존재였다.
(만약 방에 있다면........ 전부 끝나는 거다.)
팔의 근육이 굳어졌다.
(역시 포기하고, 아오이씨의 옷을 찾는 수 밖에 없는 걸까...........)
그러나 에이미는 단호히 머리를 저었다.
그리고 숨을 들이마쉰 뒤 손잡이를 돌렸다.
1cm........ 딱 그 만큼을 열었다. 안은 암흑의 공간이었다.
(숨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에이미는 조심스럽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끄러지는 것 처럼 방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방의 모양은 키츠네군의 방과 같았다.
에이미는 침대 옆으로 다가가 손으로 더듬어서 머리맡의 스탠드를 찾은 뒤 작은 전구를 켰다.
방을 노란 빛이 비추었다.
낮에와 마찬가지로 지저분하게 어질러져 있는 방이었다.
자료나 잡지, 그리고 운동기구가 적당하게 놓여져 있었다.
에이미는 방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그것'을 찾았다.
찾고 있던 것이 발견된 곳은 쓰레기통을 뒤집었을 때였다.
(있다! 있어!)
그것은 낮에 아라이구마에게 왔을 때 입고 있던 원피스였다.
속옷도 있었다. 샌들도 있었다!
에이미는 기뻐하며 원피스를 꼭 끌어안았다.
(살았다! 아라이구마군. 넌 최저의 남자지만 마지막에는 도움이 되는 군요.)
에이미는 재빨리 그것들을 입었다.
전신 거울로 확인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에이미는 녹음기를 주머니에 넣고 문을 향했다. 그러나 거기서 잠시 멈춰선 뒤 다시 방안으로 돌아왔다.
(어차피........ 좀 더 도움을 받을까.)
에이미는 아라이구마의 책상 서랍을 열고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자료나 명함, 필기도구가 널려 있었다. 그것들을 밀치자 아니나 다를까 나왔다.
(아, 500엔 동전....... 아, 또 하나있다. 그리고 5천엔 지폐다!)
눈깜짝할 순간에 에이미의 손에는 6천엔의 현금이 들려있었다.
(운이 좋아! 됐어, 탈출할 수 있어!)
에이미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러나 마지막에서 실수하면 도로아미타불이었다.
에이미는 스탠드의 불을 끄고 다시 신중하게 문을 열었다.
복도로 나왔다.
샌들은 손에 들고 맨발인 상태였다.
그래서 발소리없이 복도를 살그머니 걸어갔다.
곧바로 8호실의 앞에 도달했다.
그 안에는 렌이 자고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에이미는 그냥 지나쳐갔다.
도울 수 있는 가능성은 1%도 없었다. 그 뿐만 아니라 로보트같은 상태의 렌에게 잡혀버릴 가능성도 있었다.
지금은 자신이 살아남는 것이 먼저였다.
앞으로 나아갔다.
다음에 발이 멈춘 곳은 2호실의 앞이었다.
에이미의 뇌리에 유키의 어린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나........ 역시 에이미는 문을 열지 않았다.
(미안해요, 유키. 지금은 나 혼자 도망치는 것이 고작이야. 그렇지만, 내가 도망친 것을 알면 이 조직도 지금까지처럼 인신매래를 계속할 수 없게 된다고 생각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도망치는 것 뿐이야.)
에이미는 마음 속에서 힘껏 사과하고 2호실을 지나쳐갔다.
다음의 관문은 예의 유리문이었다.
벽의 밑부분에 위치한 스윗치를 누르면 열리지만........
에이미는 작은 초록색의 스윗치를 눌렀다.
반응이 없었다.
열리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거짓말!)
에이미의 등을 차가운 땀이 흘러내렸다.
2번, 3번 눌렀다.
그러나 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어째서.......... 여기까지 왔는데........)
에이미는 망연자실한 상태가 되어 문에 손을 댔다.
그러자 소리없이 문이 열려갔다.
에이미는 무심코 소리를 내고 말았다.
"열려 있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잠겨있지 않았던 것이다!
에이미는 김이 빠져 주저앉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아직 마지막 문이 남아있었다.
에이미는 다시 힘을 내며 발을 움직였다.
변함없이 어떤 소리도 내지 않았다.
좁은 복도를 걸어서 이윽고 마지막 문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첫번째에는 나갈 수 없었다. 두 번째는 나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것은 환상이었다.
(이것으로 3번째. 3번째는 다르다!)
에이미는 등뒤에 서 있던 아오이의 표정을 떠올렸다.
(나는 이긴다.)
에이미는 문의 안쪽의 손잡이에 손을 대고 천천히 움직였다.
철컥.
무거운 소리가 의외로 크게 울려퍼졌다.
에이미는 일순간 움찔했다.
그러나 기죽어 있을 시간은 없었다.
무거운 문을 밀어 열었다.
확- 공기가 움직였다.
뺨에 밖의 공기가 닿았다.
에이미는 발을 내딛었다.
(다리는 앞으로 나간다!)
몸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인다!
에이미는 자신의 다리에 감사의 키스를 하고 싶었다.
에이미는 실감했다.
(나는 결국 나의 몸을 되찾았다!)
PS:1화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약간 건성건성이 되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스스로에게 되물었지만............ 그래도 그냥 올립니다. 오타는 양해해주시
기를.
PS2:2화에서는 속도가 느려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찌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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