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수라기(獸羅記) 19번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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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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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약속을 어겼습니다. 제가 토요일에 올릴 자신이 없어 미리 올립니다. 양해하십시오.
어느 분이 현녀심과 황제의에 관하여 말씀을 하서서 한말씀 드립니다. '현녀'는 중국 고사에서 황제에게 방중술을 가르친 일종의 선녀라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여기에 근거를 하여 말그래로 황제에게 운우의 기쁨을 줄 수 있는 여인의 마음이라 설정을 하였고 황제의는 말그대로 이러한 현녀의 마음을 받는 뜻 이라는 설정을 하였습니다. 제가 미처 충분히 설명을 드리지 못한 채 계속 글을 썼네요. 아직 미숙해서 그런 거라 이해 부탁드립니다. 1부 4장 (3)에 간략히 언급한 정도 밖에...
(3)
이른 새벽,
검후는 어쩌면 익숙하다 할 그러한 기도를 집 밖으로부터 접하였다. 평소 검후가 기상할 시간보다는 훨씬 이른 시간,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어스름한 빛이 천지를 푸른 회색빛으로 물들이는 시각임에 검후가 일어난 것은 진경(眞境)단계의 끝에 이른 그녀의 무위에 다른 인간의 기척이 잡힘으로써 자연스러운 반응을 불러왔기 때문이었다.
잠깐 일반적인 무공의 단계를 말하자면,
궁경(躬境), 화경(化境), 진경(眞境), 초월경(超越境), 그리고 그 이후라 짐작되는 무진(無盡)이라 할 수 있다.
궁경이란 화경에 이르지 못한 일반 무림인들을 모두 의미하는 것으로 다시 세분류하여, 접신(接身), 중기(重氣), 화응(化應) 으로 나뉘어 진다.
접신이란 이제 무공에 입문한 단계의 삼류라 불리우는 사람들을,
중기란 어느 정도 무공을 익히고 기의 운용을 할 수 있는 이류무사들을,
화응이란 기(氣)와 신(身)의 상응하는 단계인 일류고수들을 의미한다.
이를 넘어서 내공이 갑자의 이상의 수련과 그에 합당한 깨달음을 얻으면 화경에 접어든다고 말을 한다. 화경이란 조화를 이루는 경지, 상응의 단계를 넘어 기의 조화를 이루는 단계로서 현 무림의 대표적인 수장들 및 일부 무인들이 이 단계에 있다 하였다. 현 오파일방의 장문들과 구파의 수뇌들이 이 단계에 이르렀고, 과거 칠왕 중 사군과 현 신주오존이 화경의 끝에서 진경에 접어드는 경지에 있다. 한다.
진경은 이 화경을 넘어서 참된 무의를 깨닫는 경지로 칠왕 중 일후와 쌍제가 이 단계에 들었다 알려졌다. 약 이갑자 가량의 내공과 그에 버금가는 오의를 깨우침을 필요로 하였다.
그 이상의 단계는 일반 무림인들의 상상에서 나온 단계로서 그 조건이나 기타 다른 사항은 알려진 바 없다.
검후는 침상에서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은은히 빛나는 투명한 빛이 눈에서 나와 방문을 향하였다. 비록 방문으로 밖의 상황이 가려져 있었으나 검후는 지금 초옥 앞의 상황을 느낄 수 있었다.
검후는 방문을 그렇게 응시한 채로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초옥 앞의 평평한 공터.
몇가지 잡초가 돋아나 있는 것외엔 비교적 다른 곳보다 지면에 돌출 부위가 없는 초옥에서 십장 가량 떨어져 있는 곳에 아환이 등에 메고 있던 지게를 풀어 내리고 있었다. 지게를 세운 아환은 지게위에서 짐을 내리기 시작하였다. 꽤 많은 짐이 실려 있는 듯 위로 높게 쌓여져 있던 짐을 아환은 침착하게 풀어내렸다. 먼저 지게위의 나무말뚝을 끌러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보퉁이 몇개, 가재도구들, 도끼, 괭이, 낫, 큰 망치 기타 도구들까지..
아환은 지게에서 짐들을 내린 후 그 것들을 바닥에 넓게 펼쳤다. 그런 후 상의를 벗었다. 그러자 잘발달되어 있는 아환의 상반신이 나타났다. 역삼각형의 근육이 일견해도 느껴졌다. 어느새 장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환은 성장해 있었다. 육척에 다다른 장신이라 할 수 있는 신장에 매일 산에서 태양빛에 그을 린 구릿빛 육체 게다가 나무를 하면서 발달되어 있는 상박과 전박 그리고 어깨의 근육과 가슴의 근육들..허리는 상체에 비해 오목하게 들어갔지만 유연함과 견고함이 느껴졌다. 나뭇가지에 긇힌 듯 아님 다른 이유에서 인듯 여기저기 나 있는 흉터는 아환의 남성미를 전혀 깎아내리지 못하였고 오히려 매력을 더해주는 요인이 되어있었다. 그 상체를 천천히 세우과 아환은 가볍게 몸을 풀었다. 움찔..움찔..근육의 활동이 눈에 들어왔다. 아환은 말뚝과 망치를 집어들었다. 그리곤 가져온 나무말뚝을 평평한 공터에 박기 시작하였다.
꽝..꽝..꽝..
가장 큰 네 말뚝을 사귀에 박은 후 다른 말뚝들을 그 사이사이에 세우고 그리고 다른 나무를 꺼내어 말뚝위에 가로 눕혔다. 보퉁이를 끌러 덩쿨들을 꺼내어 나무를 묶었다. 그럴 듯한 골격이 완성되었다. 아환은 이리 저리 몸을 움직이며 균형을 맞추더니 기둥기둥마다 나무를 가로 혹은 세로로 끼워 넣어 안정된 구조를 짜맞추었다.
대략 한시진이 흐르자 움막의 형태가 하나 초옥 앞에 만들어졌다. 사람이 하나 들어갈 정도의 공간을 감쌀 수 있는 움막을 아환은 어렵지 않게 맞추었다. 아환은 움막의 구조물을 잠깐 보더니 숲으로 들어갔다. 한참 후 아환이 나타났고 그 두손에는 한아름 가득 갈대등의 풀들이 안겨져 있었다. 아환은 움막으로 와서 그 풀로 지붕과 벽을 엮어 움막을 완성시켰다.
"휴~"
씩 웃음이 번져나왔다. 그럭저럭 몸은 뉘이겠군. 아환은 시선을 돌려 초옥을 바라보았다. 뚫어질 듯 검후의 문을 바라보던 아환은 몸을 움막안으로 넣어 자세를 가부좌를 틀고 호흡을 조절하였다. 움막의 문과 초옥이 들어가는 입구는 대략 여섯장 가량..정확하게 마주보는 위치에 아환은 움막을 짓고 그 속에서 초옥을 얼마전처럼 지켜보았다.
우물우물..입에는 육포를 질겅질겅 씹으며 아환은 훨씬 여유있는 태도로 초옥앞을 지키고 있었다.
방안,
검후는 방문을 계속 그 고운 눈으로 지긋이 응시하고 있었다. 지금 검후와 아환은 방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단지 검후는 아환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아환은 검후를 못본다는 것..그 차이뿐.
처음 아환이 와서부터 조금전 움막을 완성할때 까지 검후는 앉은 자리에서 가만히 방문만 응시하고 있었다. 아환이 맨처음 왔을때에 맺혀있던 가벼운 미소는 아환이 상의를 벗었을때 가벼운 떨림을 가져왔다. 건장한 사내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문밖의 아환의 육체는 마치 남신상(男神狀)을 조각해 놓은 듯 극치미를 보여주었다. 적어도 검후가 느끼기에는 화려하고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강인하고 역동적인 남성의 아름다움이 얇은 방문의 천 조각을 헤치고 검후의 봉목에 맺혀갔다.
"하아.."
검후의 안색은 어느새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연한 붉은 색을 띈 입술은 약간 벌어져 단숨이 배어나오고 있었고, 아름답기만 한 두 눈 역시 열기가 느껴질 듯 연한 홍조가 비추어졌다. 옥지(玉指)가 천천히 올라 가고 있었다. 검후의 손길은 아직 침상에서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가는 끈으로 되어 있는 어깨와 허리를 고정기키고 있는 내고속을 슬며시 파고 들어갔다. 다른 한 손은 가볍게 이불의 한 귀퉁이를 움켜잡으며 그녀는 손을 자신의 젖가슴위에 가져가 느릿느릿 유방을 쓰다듬었다.
눈꺼풀이 조금씩 내려오고 있었다. 반쯤 내려감은 눈위에 그린 듯한 아미는 가운데쪽으로 살짝 찡그려졌다. 검후는 검지와 중지를 유실에 가져가 슬쩍 쥐듯 만지다 서서히 힘을 가하여 조금 쥐듯 하게 잡았다. 다른 손가락은 유륜주위를 맴돌으며 몸속을 휘감아오는 약간은 익숙한 감흥에 보조를 맞추었다.
이불을 움켜잡던 손이 떼어졌다. 그 손은 차츰차츰 이불 안으로 들어가면서 검후의 아랫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윽고 고운 그녀의 손은 고의를 지탱해주는 얇은 끈까지 다달았다. 검후는 손바닥을 자신의 비부위에 옷을 사이에 두고 올려놓았다. 가볍게 손을 움직이는 검후, 미묘한 마찰이 시작되었다. 손바닥과 얇은 비단 천과 검후의 비부가 서로간에 부드럽고 또는 까끌한 감촉을 자나내었다. 처음에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으나 습기가 검후의 손바닥에 배어나왔다. 땀일까? 아니면..
"으흑.."
급기야는 검후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어느새 손가락 하나가 고의 속에 들어가 있었다. 얼마간의 경험으로 어느 정도는 익숙한 듯 부드러운 손놀림을 보였다. 그러나 가벼운 쓰다듬 이상은 아니었다.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자제하는 것인지 검후는 그런 자신도 안타까운 듯 눈썹을 많이 일그러뜨리며 가쁜 숨을 뱉어냈다.
아환의 움막짓는 소리가 멈추어졌다. 검후는 차츰 손길을 누그러 뜨리며 다시 신경을 초옥밖으로 집중하였다. 그러자 방문을 통하여 아환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아환은 이미 움막을 마치고 육포를 집어들고 있던 중이었다.
'후우..내가 왜 이러지..불과 일년전만 해도 그러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조화일까? 얼마전에 얻은 심결때문인가? 아니면 심마에 들은 것일까? 왜 욕정이 생기는 것이지? 구십년을 살아 오며 이러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였는데. 더군다나 저 밖의 주환이란 인물은 누구길래 내 심기를 이리 흔들기게 하는 걸까? 아하..이를 어쩌지..어찌하면 될까?'
검후는 최근에 생긴 기이한 감정에 대하여 번민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것이 현녀심결에 의하여 그렇게 되었으리라 확신을 가지지 못하였다. 오히려 자신의 무공경지가 한차원 높은 경지에 접어들 때 생기는 심마(心魔)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었다. 그렇다면 이 심마를 어찌 해야하는지 검후는 혼란스러웠다. 이제 인간의 한계라 불리우는 단계를 뛰어넘으려 하는 자신인데 갑자기 찾아온 욕정과 주환으로 인하여 청정심이 흔들리자 검후는 번민을 하였다.
'부딪혀야 할까? 아니면 그냥 무시하고 지금을 반복하여야 할까? 모르겠다..'
한동안을 고민하던 검후, 이불속에 있던 손을 가볍게 들어올린다.
휘익..
바닥에 고이 펴 놓은 옷가지들이 날아올랐다. 허공섭물의 수법! 검후는 옷가지를 하나 하나 걸치기 시작하였다. 위의 저고리를 걸치고 여느때와는 달리 치마를 걸쳤다. 단정하게 남빛의 의복을 걸친 검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이이이..
가벼운 소음이 나면서 초옥의 방문이 열렸다. 아환은 계속 그 방문을 응시하다가 방에서 나오는 검후와 시선이 마주쳤다. 평소보다는 훨씬 늦은 시각, 평소같으면 검후는 이미 조반을 먹고 숲으로 들어가 있을 시각으었다. 그러나 검후는 꽤 시간이 흘러도 문밖을 나서지 않았다. 방안의 사정을 짐작할 리 없는 아환은 무슨 일인가 궁금하였지만, 초옥 방문을 열거나 아니면 검후를 부를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묵묵히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방긋, 검후의 미소..
씨익, 화답하는 아환의 웃음이 교차되었다.
"또 올라왔군요."
"예. 저를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이미 지난번에 거절의 뜻을 보였을텐데요."
"거절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제게 무공을 가르쳐주십시오."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
"저는 반드시 선녀님에게 사사를 받을 것입니다."
"어찌 그리 확신을 하시는 건가요?"
"확신은 아닙니다만 그러한 느낌이 옵니다."
"느낌?"
"예. 선녀님께서 제게 전수를 해주신다는.."
"틀렸네요."
"틀리지 않았습니다."
"틀리지 않았다니..?"
"지금 선녀님께선 제게 허락을 하실려고 나오신게 아닙니까?"
"그렇지 않아요."
"그렇습니다."
"아니예요."
"맞습니다."
"참..어휴.."
말싸움에선 이길 자신이 없는지 검후는 지긋이 아환을 쳐다보다 몸을 획 돌려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가능성이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검후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한달은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이루어질수도 있겠다.'
아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초옥의 앞에까지 저벅저벅 힘이 있는 걸음걸이로 걸어갔다.
"제게 무공을 가르쳐 주십시오. 선녀님."
"..."
"제게 무공을 가르쳐 주십시오."
"..."
아환은 끊임없이 졸라대었다. 방안의 검후는 그러한 아환의 읍청에도 불구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좋아! 이제 정말 인내의 싸움이지.'
"선녀님 제게 무공을 가르쳐 주십시오."
"..."
"무공을 익히고 싶습니다."
"..."
계속해서 아환은 몇가지 말을 반복하며 초옥앞에서 방안을 쳐다보며 소리를 질러대었다. 방안은 기척도 없이 조용하였고 아환의 부르짖음만 초옥과 그 뒤의 절벽에 반사되어 화연봉의 한 귀퉁이에 울려퍼졌다.
(4)
아환이 초옥밖에 무릅을 꿇은지 오늘이 삼일째가 되어 가고 있었다.
"무공을 가르쳐 주십시오. 선녀님.""..."
"전 현실에 만족하며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틀동안 꼬박 그 자세를 풀지 않으며 아환은 방안을 향하여 간청을 드렸다. 잠도 자지 않고 먹을 것도 먹지 않으며 꿇린 두 무릅은 이미 감각이 없어진지 오래였고 목소리도 탁하게 갈라진채로 아환의 입속에서 흘러나왔다. 물론 아환이 자신의 내기를 일으켜 심법을 운기한다면 다시 어느 정도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아환은 그러하지 않았다. 자신이 내가의 무공을 가졌다는 것을 밝히고 싶지 않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검후의 동정심도 자극할 필요가 있었다.
"선녀님. 제게 무공을 가르쳐 주십시오."
"..."
"선녀님.."
한참을 더 소리치던 아환, 차츰차츰 음성에 기운이 사라지는게 느껴졌다. 거의 탈진에 가까와오는 듯 아환의 목소리는 처음의 정중한 저음을 강하게 내뱉는 것이 아닌 악을 쓰는 수준에까지 다달았다.
"선녀님. 무공을 배우고 싶습니다."
"..."
여전히 반복되는 시간..
꽤 시간이 더 흘러 갔다.
덜컥!
방문이 열렸다.
그리곤 검후가 그 고운 자태를 드러내었다. 검후의 모습은 그그저께의 모습과 차이가 없었다. 의복과 그녀의 몸에서 흐르는 신기, 그리고 그 피부빛과 느껴지는 기도까지..아니 기도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였다. 조금 흔들린다 할까? 미묘한 기도의 차이가 느껴졌다.
"이봐요. 주환이라고 했지요?"
"예. 선녀님. 제게 무공.."
"제 말 잘 들어요."
"예. 선녀님."
"저는 누구를 가르칠 수준도 되지 않고 가르치고도 싶지 않아요. 무엇보다 현재의 나의 평화로운 시간이 주환에 의하여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아시겠어요. 아무리 여기 있어도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이제 그만 헛수고 하지 말고 마을로 돌아가요. 아마 인연이 되면 소협은 훌륭한 사부를 만나실 수 있을꺼예요. 소협의 심지가 굳고 영웅의 기개가 느껴지며 자질도 훌륭하게 보이니 소협은 내개 아니더라도 대성할 수 있을겁니다. 자! 이제 저 움막을 걷어버리고 마을로 돌아가세요."
침착하게 또박또박 구슬이 흐르듯 그러나 부드러운 음성으로 타이르듯 아환에게 말을 한 검후, 말을 마치자 마자 몸을 돌려 방안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털썩!
무엇인가 쓰러지는 소리가 등뒤에서 들리자 검후는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 들어온 광경은 아환이 앉은 자세 그대로 앞으로 고꾸러져 엎어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탈진으로 쓰러진 것이다.
"이런.."
발을 움직인다 싶었는데 검후는 순식간에 이삼장의 거리를 단축하여 아환의 앞에 내려섰다. 내려서자 마자 검후는 교수를 뻗어 아환의 맥문을 잡아갔다. 살풋 이마를 찡그리며 아환의 맥을 잡고 기운을 흘려보내던 검후.
"쯧쯧쯧..결국은 탈진하여 쓰러졌구나. 그런데 안에 내기의 기운은 있는데 쓰질 않았구나. 이건 무슨 기운이지?"
아환의 체내에 진기를 불어 넣어 상세를 파악하던 검후는 자신이 주입한 진가와 부드럽게 호응하는 기이한 기운을 느끼자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정체를 알 수 없지만 정순함이 느껴지는 것을 보아 정도의 심법같이 느껴지기도 하였고..
"이를 어쩐다.."
망설임, 검후는 아환은 어찌 해야할 지 몰랐다. 이대로 그냥 팽켜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기를 주입하여 상세를 치유하는 것도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이런 저런 상념에 빠져 있던 검후 문득 아환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남자구나. 이 주환이라는 소년은..'
준수한 외모를 가진 미남이라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아환에게서는 강인한 선이 느껴졌다. 흔히들 말하는 장부의 기상이랄까? 아환에게선 굳건함이 풍겨나왔다.
'어쩌지..이 사람을..'
붉은 홍조가 느껴졌다. 안절부절하는 검후의 얼굴에 은은한 붉은 기운이 맴돌고 있었다. 머뭇거리던 검후는 이내 마음을 정하였는지 아환의 뒤로 가서 아환을 안아들었다.
'헛!'
발가벗은 아환의 상반신이 땀과 범벅이 되어서 강한 육향을 내뿜고 있었고 그 육향에 일순 검후는 숨이 막히는 듯 헛바람을 들이켰다. 양손이 아환의 겨드랑이에 끼운 채로 아환을 안아 들려다 근육으로 울퉁불퉁한 구릿빛 육체가 바로 눈앞에 들어왔다.
두근두근..가슴이 급박한 진동을 보였다.
양손이 아환의 가슴에 대인채 검후는 몸이 차츰차츰 떨림의 강도를 더하여감에 따라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꼈다. 남자의 몸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적지 않이 보아왔다. 상반신만 아니라 남근이 덜렁덜렁 흔들리는 것도 본 경험은 있지만 지금처럼 마음이 진탕되는 적은 없었다. 얼굴이 아예 빨개졌다. 손가락끝이 미미하게 떨리면서 아환의 겨드랑이에 끼어있는채 아환의 살의 감촉이 느껴졌다.
단단했다. 단지 그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지만 검후의 가슴에 새겨진 느낌이 그러하였다.
"후우~"크게 숨을 들이쉬고 검후는 약간의 공력을 돋구워 아환을 들어올렸다. 손바닥만 붙여도 아니 그냥 격공으로도 어느정도 아환의 신체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검후였지만 두 손을 다 아환의 신체에 갖다댄채 그를 들어올리는 이유를 몰랐다. 그러한 방법조차 생각하지 못하였다는게 더 정확하리라.
검후는 아환을 뒤에서 안은채로 들어올려 방안으로 옮기기 시작하였다. 상승무공을 지닌 그녀인지라 사내하나 들어옮기는 것은 일도 아니었지만 무척이나 힘든 듯 검후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는 것이 보였다.
방안에 들어가 검후는 아환을 자신의 침상위에 눕혔다. 깔끔한 그녀의 성격에 타인이 자신의 침상을 건드리는 것을 평소에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지만 검후는 지금 아환을 자신의 자리에 눕혔다. 땀과 이틀동안의 먼지로 더러워진 아환의 육신이 침상을 더럽히는 것은 검후의 뇌리 속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곧 하이얀 이불이 아환의 몸에서 나온 땀등의 오물로 더럽혀져갔다.
"흐음..이를 어쩌지?"
검후는 아환을 어찌해야 할까에 대하여 고민하였다. 여름의 산중에 내려쬐는 햇살은 가히 살인적이라 아환의 원기가 많이 손상되었음을 알고 있는 검후로선 아환의 상세를 어느 정도 짐작하였다.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점점 상태가 좋아지지 않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 서둘러 아환을 치료해야 했다. 물론 그 치료방법도 검후는 알고 있었다. 몸에 압박이 되는 것은 느슨하게 하고 체온을 보해주며 가벼운 추궁과혈정도면 아환은 길지 않은 시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으리라. 그렇지만 그 과정이 문제였다. 그리하자면 필히 아환의 몸에 손을 대야만 하였다. 몸을 닦고 허릿춤을 느슨하게 하는 것이야 손을 대지 않고도 격공하여 할 수 있지만 추궁과혈이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접촉이 불가피했다. 전문적인 의가의 후손이 고차원의 무공을 가진 경우에는 진기를 허공에 뻗어 환자를 돌볼수 있지만 검후는 평생 무공에만 정진한 다른 방면에는 별 지식이 없기에 기초적인 단계의 추궁과혈만 알 뿐이었다. 사람마다 혈도의 위치는 미묘한 차이가 있고 또 만약 치료도중 아환이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혹 모를 제 삼의 누군가가 방해를 할 경우 아환이나 검후 둘다 위험해질 경후가 발생하므로 손을 대어 혈의 흐름을 파악해야만 하였다. 검후는 이 것에 고뇌하는 것이었다.
얼마전에 아환에게 손을 대었을때도 진정이 되지 않아 힘들었었는데 다시 아환의 신체에 손을 댄다니..그것도 허리춤을 끌러 느슨하게 하기위하여 바지를 벗겨야 했고, 체온을 유지하기위하여 이불이나 기타 다른 것을 덮어야 했고 지저분한 아환의 전신을 닦이기 위해서는 손수 그 몸을 만져야했다.
검후가 고민하고 있을때에도 시간을 흘러갔다. 검후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방을 나섰다. 다시 방안으로 들어온 검후의 손에는 오목한 세숫대야 비슷한 흙그릇과 수건이 들려져 있었다.
"후우..후우.."
깊게 몇번의 숨을 들이마시고 검후는 아환의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갔다. 낯설은 매듭..여태 삶을 사는 동안 한번도 겪은 적이 없는 남자의 허리띠를 푸는 방법..검후는 손끝을 미미하게 떨면서 아환의 허리끈을 매만져대었다. 마음은 급하고 혼란스러운데 왜 이리 이 매듭은 풀리지 않는 것일까? 검후는 손가락을 이리저리 돌리며 허리끈을 매만지다 결국은 끌러내리는 데 성공하였다. 떨림의 폭이 점점 커져갔다. 검후는 손끝을 아환의 허리부근의 바지속에 넣고 천천히 바지를 벗기기 시작하였다.
바지가 천천히 밑으로 내려간다. 세치쯤 내렸을까? 거뭇한 터럭이 얼핏 보였다. 어느새 완전히 새빨개진 얼굴로 손끝을 아환의 허리춤에 댄채로 망설이던 검후는 손에 힘을 더 주어 조금 강하게 밑으로 내렸다. 아환의 바지가 엉치쯤에 걸린다 싶더니 순식간에 무릅부근까지 내려갔다.
"끼앗.."
검후는 얼른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가슴은 마치 말이 질주를 하덧 쿵닥쿵닥..그 뛰어대는 빈도수를 점점 더 빨리 하였다. 손을 다급히 떼고 눈을 질끈 감은 채 뒤로 한 걸음 크게 뒤로 물러선 검후의 앞, 아환의 바지가 벗기어진 모습이 들어왔다.
귀족이나 부유한계층과는 달리 서민들은 일반적으로 속옷을 입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속옷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리라. 매일 농사일이나 기타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고의라던지 내고라던지 하는 것은 생각밖의 물건이었다. 그것은 상가진에 들어와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자리를 잡은 아환에게도 적용되는 사항이었다.
흔들..검후가 뒤로 물러서면서 손을 뗄 때에 흔들렸는지 아환의 양물이 흔들리는 모습이 검후의 눈에 들어오자 검후는 대경길색하여 뒤로 물러섰다. 머릿속은 하얘져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질끈 눈을 감았는데도 계속 잔상이 감은 눈에 남아있었다. 거멓게 우거진 음모속에서 검붉은 살덩이 하나..그 크기는 기억조차 나지도 않았다. 크기에 신경을 쓸 틈도 없었다. 단지 남근을 보았다는 사실만이 그리고 그 모양만이 검후의 머릿속에 떠다닐 뿐이었다.
검후의 침상위에 상체는 벗은 채로 하의는 무릅까지 내려가 있는 채로 정신을 잃은 아환과 그 앞에서 몸을 가늘게 떨며 눈을 감은 채 휘청이는 여인하나, 검후..시간만 흘러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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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야한 장면 안나오지요? 죄송합니다. 검후와의 이벤트를 가능하면 길게 그리고 서서히 가져갈려고 하기때문에 그렇습니다. 독촉하신다구 하여도 "갑자기 정신을 차린 아환이 검후를 찍어 눌렀습니다." 라는 식의 내용을 전개하고 싶지는 않아요..조금만 기다려 주심이..
그리고 이미 말씀드린 대로 혹은 앞에서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하드한 스타일의 야설을 좋아합니다. 검후와 관계도 점점 그리 진행될것이고요. (여인과의 관계시 피어싱이나 브랜딩..문신..피스팅 등 별 내용을 다 다룰려고 합니다..혹 수간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을지도..하지만 로리타는 나오지 않을겁니다.)
설정에서 몇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의 일반적인 무공의 단계를 제 나름대로 재구성하였습니다. 대부분이 화경, 현경, 생사경으로 나뉘어 지는데 전 그리 하지 않습니다. 뭐 이건 글쓰는 이 마음이니 무어라 하시지 않으시겠지요.
시대적 배경은 원 말기에서 명의 건국 후까지를 할 것이고요.
당금의 무림정세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구파일방으로 하지 않고 오파일방으로 할 예정입나다. 과거 와룡생이나 진청운 등의 1-2, 3-4, 5-6 등으로 나뉘어 지는 무협지를 읽은 분은 아시겠지만 그 당시에는 오파일방이나 칠파일방도 흔히 쓰여졌습니다.(이것도 글쓰는 이 맘으로 하겠습니다.)
기타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덧글등으로 질문하시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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