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제조 회사 -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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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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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B 모드
외출하고 돌아온 아라이구마는 잔업하고 있던 OL들과 잡담을 했었지만, 마침 남아있던 아오이에게서 그 일을 듣고는 안색을 바꾸며 방을 뛰쳐나왔다.
"감히, 내게 알리지 않다니!"
아라이구마는 투덜거리며 큰 걸음으로 복도를 나아가 노크도 없이 사징실의 문을 열었다.
"크라운씨! 렌이 와있다고요?"
그렇게 말하며 방에 발을 디딘 아리이구마는 소파에 앉아 다리를 벌리고 있는 크라운과 크라운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알몸의 렌을 발견했다.
"있다있어!"
아라이구마는 기쁜 표정으로 환하게 웃었다.
"뭡니까, 아라이구마군."
반대로 크라운은 기분좋게 위를 향하고 있던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러나 렌만은 두 명의 대화에 관심없이, 크라운의 페니스를 열심히 빨고 있었다.
"헤헤헤헤, 쉬고 있는데 죄송합니다. 렌의 스케쥴표에 예약을 넣어두려고요."
아라이구마는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으로 능글능글하게 웃으며 두 명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그것을 차단한 것은 의외로 아라이구마의 뒤에서부터 들려온 목소리였다.
"유감입니다. 렌은 작업중이라서 사용 스케쥴표는 없어요."
아라이구마가 뒤돌아보자 한 손에 커피가 든 종이컵을 들고 있는 키츠네군이 들어오는 중이었다.
"키츠네!"
아라이구마는 오랫만에 출근한 키츠네군을 보고 조금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아라이구마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갑자기 그 시야의 구석을 검은 그림자가 지나쳐갔다.
무심코 그 쪽으로 시선을 향하는 아라이구마였지만, 그 눈에 보인 것은 쏜살같이 키츠네군에게 달려가는 렌의 모습이었다.
전라인 채로 무릎을 꿇고 그대로 키츠네군의 발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던 것이였다. 스스로의 보지도, 항문도 드러난 상태였지만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끝나자 렌은 스스로의 목걸이와 연결된 쇠사슬을 양손으로 받쳐들고 키츠네군에게 내밀었던 것이었다.
키츠네군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 쇠사슬을 받아서 왼손에 든 뒤 소파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옆에 붙어서 엎드리고 있는 렌이 키츠네군을 올려다보며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확실히 애완견 그 자체가 되어있었다.
그 광경을 보며 아라이구마는 휘파람을 불려는 듯 입을 움츠렸다.
(키츠네의 최면 기술은 진짜 굉장하다. 그 렌을 이렇게 만들다니.)
아라이구마의 뇌리에 불과 몇 개월 전의 렌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치 로보트와 같이 표정을 잃고 있던 렌, 그리고 돌연 육식동물과 같은 눈으로 자신을 얼어붙게 한 렌.
당시와의 갭은 키츠네군의 기술을 알고 있어도 놀랍기 짝이 없었다.
감탄한 표정의 아라이구마 앞을 2명이 유연하게 통과해, 키츠네군은 크라운의 맞은 편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렌은 그 발옆에 앉아 키츠네군의 다리에 달라붙어있었다.
"수고했습니다, 키츠네군. 상황은 어때요?"
바지의 지퍼를 올리며 크라운이 물었다.
키츠네군은 커피를 맛있는 듯이 조금 마신 뒤, 만족한 숨을 토해냈다.
"순조로와요. 처음의 예정대로 약간 휴식 시간을 가지는 거예요."
"그렇습니까? 변함없이 확실하군요."
키츠네군의 보고에 크라운은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시계를 살짝 확인했다.
렌이 상담실에서 나오고 아직 1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러면 오늘 밤안으로 기초 레벨까지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까?"
크라운은 1주일이라고 하는 기간을 염두에 두고 키츠네군의 진척상황을 확인했다.
그러자 키츠네군이 멍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네? 회사 기준의 기초 레벨은 분명히 기억 지배를 할 수 있게 되는 거 아니었습니까?"
"예, 그래요.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립니까?"
크라운의 질문에 키츠네군은 가볍게 어깨를 움츠렸다.
"그 아가씨의 기억 지배라면 이미 끝났어요. 뭐라고 해도, 그 정도라면 30분 정도로 충분하죠. 안 그래요, 아라이구마씨?"
키츠네군은 갑자기 아라이구마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 아라이구마는 2명의 일 이야기에는 전혀 흥미를 드러내지 않고, 대신 키츠네군의 다리에 얽혀붙어있는 렌에게 달라붙고 있었다.
렌의 뒤에서 손을 돌려, 풍만한 유방의 감촉을 즐기며, 엉덩이에 매달려 마음대로 안쪽의 보지와 항문을 차분히 감상했다. 물론 그 뿐만 아니라, 손가락을 이용하고, 혀로 맛보고 뺨을 가져다대고, 모든 오감을 사용해서 렌의 몸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하면서 "오옷"이라든지 "응 대단해!"라든지 "굉장해!" 라며 끊임없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응? 뭐라고했어, 키츠네?"
아니나 다를까 아무것도 듣고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기초 레벨까지라면 도입 뒤 30분 정도로 끝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키츠네군이 한 번 더 말하자 아라이구마는 앗하고 놀란 표정이 되었다.
"에? 기초가 30분? 너 도대체 어떤 식으로 최면을 거는 건데?"
"어? 좀 더 걸립니까? 1시간 정도입니까?"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좀 걸리면 반나절, 절호조라면 뭐, 2시간 정도일까."
아라이구마는 렌을 위로 향하게 뒤짚은 뒤 다리를 M자형으로 열고 보지에 천천히 혀를 가져다대면서 말했다.
그러나 그 대답에는 키츠네군이 놀랐다.
"네? 반나절? 아라이구마씨도, 타겟도, 잘도 견디네요. 그렇게 시간이 오래걸리면 절대로 타켓이 눈을 뜨고 야성으로 돌아와버려요."
"내가 평균이야. 네 쪽이 이상해. 기억 지배가 안되는 거 아냐?"
아라이구마가 기가 막힌 것처럼 말하자 키츠네군은 조금 입을 비쭉 내밀었다.
"이상한가? 그렇지만 뭐 사람마다 방식이 다르고 제 방식으로도 기억 지배는 되어있어요. 그건 보증합니다."
키츠네군은 발로 렌의 유방을 만지면서 말했다.
"확실히 너의 기술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라이구마는 키츠네군의 장난에도 깜짝 놀랄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위로 향한 채 물기 띈 눈동자로 올려보고 있는 렌을 보면서 말했다.
렌의 최면에 안 걸린 모습을 본 적있는 만큼, 이렇게 전신을 사용해서 키츠네군에게 아첨하고 있는 렌의 모습은 직접 자지에 영향을 주는 것이었다.
아라이구마는 무심코 침을 삼켰다.
"뭐, 너의 기술 이야기는 아무래도 좋지만.........."
아라이구마는 거기서 일부로 말을 끊으며 시선을 날카롭게 해서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그것보다 키츠네! 렌이 작업중인게 사실이냐?!"
완전히 렌의 신체에 매료되어 자지가 터질 것 같은 아라이구마는, 자신의 얼굴을 렌의 보지에 가져다대고 손가락을 삽입하면서 키츠네군에게 반은 협박하듯이 말했다.
물론 진심으로 위협하는 것은 아니었다.
키츠네군이 입사한 뒤, 나이가 비슷한 것도 있어서 막역해진 2명 사이에서는 서로 장난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대화였다.
그러나 의외로 렌이 거기에 반응했다.
물기를 띈 열정적인 시선으로 키츠네군을 올려보고 있는 눈동자가 슥하고 가늘게 변하면서, M자로 접어서 구부리고 있던 무릎으로 갑자기 아라이구마의 팔꿈치를 가볍게 눌렀던 것이었다.
완전히 방심하고 있던 아라이구마는 간단하게 렌의 보지에서 손가락이 떼어졌다.
그리고 의문을 담은 눈으로 렌의 얼굴을 올려다보는 아라이구마의 턱을, 렌은 아래에서부터 발로 찼다.
물론, 장난처럼 가벼운 동작으로 힘이 담겨있지 않았지만 허를 찔린 아라이구마는 뒤로 뒤집혀버렸다.
"우왓! 무슨짓이야, 이 계집!"
아라이구마는 인형에게 조롱당했다는 사실로 격악했다.
그러나 렌은 그런 아라이구마를 무시하고 키츠네군의 무릎에 머리를 비비며 응석부리고 있었다.
한 편 키츠네군은 렌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괴롭다는 듯이 웃음을 억눌러 참고 있었다.
"이 자식, 키츠네! 네 수작이냐!"
아라이구마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키츠네군을 노려보았다.
"틀려요. 렌은 저의 애완견이니까, 도발하는 일을 하면 마음대로 반응합니다."
키츠네군은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 흔들면서 아라이구마의 비난을 부정했다.
"흐응, 그래, 과연."
키츠네군의 말에 아라이구마는 다시 렌을 바라보았다.
"잊고 있었어. 이 아마추어에게는 아직 빚이 있었지."
아라이구마의 눈이 흉폭하게 변했다.
8월의 일을 생각해 냈던 것이었다.
키츠네군은 에이미의 출하를 끝낸 직후 렌의 조정에 들어갔었지만, 그 때 아라이구마도 자신의 일이 있었기 때문에 잠시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의외로 키츠네군의 렌에 대한 재조교가 단 1주일로 완성되어버려서 본래의 예정대로 출하해버렸기 때문에, 결국 아라이구마는 렌을 안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었다.
아라이구마는 무의식중에 자신의 목에 손을 가져다댔다. 이전에 렌에 의해서 차여진 곳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보고 키츠네군은 당황한 것처럼 말했다.
"진짜 안됩니다. 렌은 1시간 뒤에 일을 해야해요."
"뭐? 1시간! 충분하잖아!"
키츠네군의 말에 아라이구마는 가볍게 웃었다.
"우선 최초로 이 건방진 계집을 두들겨패는데 10분 정도. 그리고 그 뒤 울면서 나의 자지를 빨게 하는데 15분. 그리고 보지에 1발로 15분. 항문에 1발로 15분. 합계 55분! 5분이나 여유가 있으니 괜찮잖아."
아라이구마는 한 손으로 5를 나타내면서 키츠네군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키츠네군은 고개를 저으며 아라이구마의 요구를 거절했다.
"안됩니다. 일 우선이에요."
그러자 아라이구마는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차갑다니. 나와 키츠네의 사이가 이 정도밖에 안되는 거야?"
"안되요. 공사의 구분은 확실히 해야죠. 그렇죠, 크라운씨?"
키츠네군은 끈질길 아라이구마에게 항복하고 크라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당연합니다. 일에 지장을 주는 행동은 조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크라운의 태도는 무정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즐거움이 중단된 것에 대한 화풀이일 가능성이 컸지만.........
그러나 2명의 반대로 안색이 나빠진 아라이구마는 거기서 작전을 바꿨다.
갑자기 키츠네군에게 손짓을 하고 강제로 방의 구석까지 끌고갔던 것이였다.
그 모습에 렌의 눈이 다시 반짝반짝 빛났지만, 2명이 몰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었으므로 소파곁에 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뭔데요? 안되는 것은 안되는 거예요."
키츠네군은 단호히 단언했지만 아라이구마의 한마디에 태도가 급변했다.
"키츠네, 너 여자 의사에 흥미없어?"
"에? 여의입니까? 있어요, 있어."
바로 그 때 작은 소리로 키츠네군은 아라이구마의 귀에 속삭였다.
"헤헤헤. 나의 지금 타겟, 29세의 내과의다."
"29세의 내과의!"
키츠네군의 기세가 대단해졌다.
"하, 백의 입고 있는?"
"아. 입고 있지, 입고 있어."
"그럼 안경은?"
"물론 하고 있지. 은색의 둥근 녀석으로."
"쿠-! 좋다!"
키츠네군은 가슴 앞에서 주먹을 움켜쥐었다.
"헤헤헤. 거래하지?"
아라이구마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사진 있어요?"
"응? 보여줘?"
그렇게 말하고 2명은 크라운에게서 등을 돌린뒤 바스락바스락 거리면서 비밀의 거래를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크라운 쪽을 향했을 때, 2명은 굳은 악수를 주고 받았다.
"그럼, 조금만 빌릴께."
아라이구마는 큰 소리로 키츠네군에게 말하며 렌을 향해 걸어갔다.
"아, 그런데 시간은 정말로 지켜주세요. 5분전으로는 안되요. 15분 전까지는 꼭 돌려줘요. 그리고 얼굴에는 절대로 상처내면 안되요."
키츠네군은 약간 당황한 것처럼 아라이구마의 등을 향해 말했다.
"아, 나도 일단 프로니까 키츠네의 일을 방해하지는 않아."
아라이구마는 그렇게 말하며 렌의 목걸이와 연결된 쇠사슬을 손에 들었다.
렌은 묻듯이 키츠네군의 얼굴을 엿봤다.
키츠네군이 그런 렌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렌의 태도가 변했다.
쇠사슬을 든 아라이구마를 향해 머리를 바닥에 대며 인사했던 것이다.
"미츠다 렌입니다. 힘껏 봉사하겠습니다."
그러나 아라이구마는 그런 렌의 태도에 불만을 가지고 키츠네군을 되돌아보았다.
"이봐........... 이래서야 기세가 꺽이잖아. 평소의 강한 것 같은 느낌으로는 안돼?"
렌을 격투기로 굴복시키고 싶은 아라이구마에게 온순한 렌은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들은 순간 키츠네군의 안에서 못된 장난이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노력해서 표정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면서 키츠네군은 아라이구마에게 고개를 끄덕여보이고 렌을 불렀다.
그리고 방의 구석에 데리고 간 뒤 렌의 이마에 손을 대고 귀에다 무엇인가를 속삭였다.
공허한 표정의 렌에게 키츠네군이 귀에 대고 'B모드로'라고 중얼거렸다.
그 말을 신호로 렌의 표정에는 생기가 돌아왔다.
그리고 아라이구마를 돌아 본 그 표정은....... 가벼운 비웃음을 떠올리고 있는, 자신감이 넘치는 듯 웃고 있는 얼굴.
잊을 수 없던 여자, 렌의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 입에서 빠져나온 말도, 그런 그녀에게 어울리는 것이었다.
"순순히 안겨주려고 생각했는데..... 머리가 나쁘구나."
자신이 주문했다고는 해도, 아라이구마는 분노로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입가에만은 억지로 웃음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런가, 좋아. 그 태도, 그 정도가 아니면 괴롭히는 보람이 없지. 좋아."
그러나 렌은 아라이구마의 그 말을 바보취급하듯이 어깨를 으쓱거리고는 곁에 있는 키츠네군의 뺨에 키스를 했다.
"그럼, 조금 상대해주고 오겠습니다."
그 말에 키츠네군은 렌의 목걸이에서 쇠사슬을 떼어냈다.
"응. 시간에 늦지 않게 오세요."
그렇게 말하며 렌의 벌거벗은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렸다.
아라이구마는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 렌을 재촉해서 방을 나갔다.
렌은 전라인채로 여유롭게 그 뒤를 쫓아서 나갔다.
두 사람을 전송한 키츠네군은 식은 커피를 마시고 휙 일어섰다.
"그러면 크라운씨, 저도 요우코에게 돌아갑니다."
키츠네군의 그 한 마디에,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렌의 엉덩이를 응시하고 있던 크라운이 돌아보았다.
"아, 그렇다. 그녀가 있었지요."
크라운은 그렇게 말하며 손뼉을 쳤다.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죠?"
"지금은 최면 룸에서 자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라운씨, 그 아가씨는 안돼요."
키츠네군은 간단히 잘랐다.
"우선 간단하게 조정한 뒤 여동생 미키를 전화로 부르게 했지만 약속의 7시 반까지 좀 더 손써서 최면 심도가 깊게 만들 필요가 있으니까요."
키츠네군은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최근 키츠네군의 성격을 파악해온 크라운은 날카로운 시선을 향하며 물었다.
"최면 심도는 어떻게 합니까?"
"어떻게라뇨........"
크라운의 예상외의 질문에 일순 당황한 키츠네군이었지만 다음 순간 시원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물론 스킨쉽이죠!"
그것을 보며 크라운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좋겠네요. 최면 기능자는 부수입이 많아서. 아무래도 이 회사는 경영이나 기술 부문을 가볍게 보고 있어요."
크라운은 스스로가 사장이면서도 푸념했다.
그러나 키츠네군은 그것을 보며 싱긋 웃었다.
"크라운씨, 괜찮아요. 렌이라면 곧 돌아올테니까요."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상대는 아라이구마군이에요. 약속 시간까지 놔줄지도 알 수 없는데요."
크라운은 반 단념한 것처럼 말했지만, 살짝 숙인 키츠네군의 입가에 여유있는 미소가 퍼지고 있는 것을 보며 '어?' 하는 표정이 되었다.
"괜찮아요. 5, 6분 정도면 돌아올테니까....... 아마도."
"무엇인가를 했습니까?"
크라운도 기대에 뺨을 느슨하게 하면서 키츠네군을 응시했다.
의외로 렌에 대해서 집착하는 크라운이었다.
"아무것도 안 했어요! 아라이구마씨의 주문을 들어준 것 뿐이에요."
키츠네군은 그렇게 대답하면서 사장실을 나섰다.
그러나 10분 뒤, 크라운은 사장실에서 뜻밖의 사태에 말려들어가게 되는 것이었다.
*
한편 사장실을 나온 렌은 아라이구마의 뒤를 좇아 꽤 넓은 회의실로 들어갔다.
언제나 3개로 분리되는 방이었지만 지금은 이동칸막이가 방의 구석에 모여있어서 커다란 방이 되어 있었다.
이 장소라면 확실히 격투도 할 수 있을 거다.
렌은 천천히 방안을 둘러보았다.
마루에는 융단깔개가 되어 있는 별다른게 없는 회의실이었다.
그러나 렌에게 있어서는 잊을 수 없는 그리운 장소였다.
(키츠네님....... 그게 겨우 3개월 전의 일이었다니 거짓말같습니다.)
지금의 렌의 원점이라고 말해야 할 사건이 3개월전의 이곳에서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렌을 근원에서부터 뒤집은, 마음의 중심을 키츠네에게 붙잡혀버린 사건이..............
렌은 마음을 빼앗긴 듯한 눈으로 공중을 보면서 회상 속의 키츠네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렌의 회상은 거칠게 닫히는 문소리로 깨졌다.
물론 아라이구마였다.
그리고, 렌이 뒤돌아보는 것과 동시에 손에 손에 들고 있던 헬멧과 같은 것을 던졌다.
"뭐야, 이건."
렌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설마 모르는 거냐? 풀 컨택트용의 방어도구다. 페이스 가드."
"그런 건 알고 있어. 그게 아니라 이것을 나보고 쓰고 싸우라는 거야?"
렌은 화났다기보다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키츠네와의 약속이니까. 만에 하나라도 너의 얼굴에 상처를 내면 안되니까. 상관말고 어서 써!"
아라이구마는 말을 서둘렀다.
어쨌든 시간이 없는 것이었다.
키츠네군과의 약속은 45분 밖에 안 남았다. 당장이라도 벌을 준 뒤, 렌에게 돌진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렌은 마이 페이스였다.
바보취급하는 것처럼 방어용 기구를 한 번 본 뒤 아라이구마에게 던져서 돌려주었다.
"필요없어. 이 모습에 그런 물건을 쓰면 XXX가면아냐. 너, 아이냐?"
"뭐라고? 건방진 입이구나!"
금새 아라이구마의 머리로 피가 솟구쳤다.
반대로 렌은 싱글벙글 기쁜 표정이 되었다.
"아라아라, 굉장히 무섭네." 싱글벙글
"네, 네 년 죽인다!"
"아, 무서워. 누나 어떻게 하지?" 싱글벙글
"............"
아라이구마는 말도 하지 못하고, 충혈된 눈으로 렌을 노려보았다. 얼굴을 새빨갛게 변했다.
그 표정을 보며 렌의 미소는 더욱 깊어졌다.
"너, 그렇게 머리에 피가 오르고 있으면 중요한 곳이 늘어져버려."
그렇게 말하며 렌은 윙크를 했다.
그것이 아라이구마의 인내심의 한계였다.
손에서부터 방어용 기구가 미끄러져 떨어졌다.
가벼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진 방어용 기구를 아라이구마는 말없이 차날렸다.
"인형 주제에......... 마스터를 우롱해!"
흉악한 안광과 함께 아라이구마는 짜내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 182센티 85킬로의 육체가 더욱 부풀어오르는 듯 했다.
상대하는 렌은 170센티로, 여성으로서는 키가 크지만 가로폭은 크게 차이가 났다.
체중은 60킬로를 밑돌고 있었다.
파워에서는 상대 안될 것이었다.
스피드와 테크닉으로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는지가 승부의 갈림길일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아라이구마도 알고 있었다.
머리까지 피가 솟구쳤지만, 몸의 자세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서 쓸데없이 힘만 들어간 공격을 바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상대하는 렌은 아직껏 싸울 자세도 취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웃음을 억누르고 있었다.
"네 년, 렌! 언제까지 웃고 있을 거냐! 빨리 시작해!"
아라이구마는 렌의 태도에 초조해하며 큰 소리로 위협했다.
그 소리에 간신히 렌이 반응했다.
고개를 숙인 채로 눈만을 올려 아라이구마를 시선으로 파악했다.
그리고 입을 가리고 있던 한 손을 떼고, 싱긋 웃고 있는 입술이 결국 상하로 벌어지며 형태좋게 늘어선 흰 이가 그 사이로 들여다보였다.
전라인 채 손을 뒤에 모으고 즐거운 듯이 미소짓고 있는 미녀와 4미터의 거리를 두고 전신에 분노가 가득하며 헛점이 보이지 않는 자세의 대장부.
온 세상의 어떤 지역에 있어서도 이 광경은 틀림없이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었다.
그러나.........
1호흡, 2호흡....... 시간이 천천히 지나가도 아라이구마가 움직일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어떤 이유에선지 눈을 가늘게 뜨고 턱을 타고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한 편 렌은 느리지는 않게 자세를 바꾸어 정면에 있는 아라이구마에게 걸어갔다.
변함없이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한 표정으로 한 렌의 시선이 아라이구마를 관통했다.
그 순간, 그 때까지 피부로 느끼고 있던 희미한 추위가 단번에 아라이구마의 등골을 얼려버린 것이었다!
목덜미로부터 등, 그리고 팔뚝까지 일제히 소름이 돋았다.
다리가 경련하는 것처럼 반사적으로 뛰어 물러나고 있었다.
(뭐, 뭐, 뭐야! 이, 이 년은 누구야!)
아라이구마는 한순간 패닉 직전의 상태가 되어있었다.
웃고 있는 렌은 확실히 건방진, 평소의 렌이었다. 그러나 결국 견디지 못하고 크게 웃는 순간, 그 한 순간에 렌은 딴사람이 되어있었다.
겉모습은 완전히 같은, 그러나 그 두 눈동자로부터 넘쳐나오는 끈쩍끈쩍한 욕망을 모인 '기'가 한 순간 아라이구마를 압도했다.
마치 새끼 토끼를 뒤쫓고 있는 동안, 어느새 굶주린 호랑이의 눈앞에 드러난 것 같았다.
".......너......... 누구냐?"
공포에 얼어붙은 표정으로 아라이구마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어? 왜그래 아라이구마군. 렌이야, 나."
렌은 변함없이 고개를 살짝 숙인 채 한 걸음을 내딛었다.
"달라! 렌이 아냐!"
아라이구마는 간격을 벌리기위해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그 말에 렌이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걸음을 멈추면서 더욱 깊은 미소를 떠올렸다.
"후후후, 의외로 감이 좋네, 아라이구마군. 네 말대로 나는 렌이 아냐. B모드라고 해. 잘 부탁해."
렌은 그렇게 말하며 윙크했다.
다시 전신을 오한이 덥쳤다.
아라이구마는 기세가 발밑으로 흘러나가는 것처럼 소모하고,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았다.
(....... 먹힌다! 내가.........)
창백한 얼굴로 흠뻑 땀을 흘리면서 아라이구마는 자신의 운명을 깨달았다.
"너무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좋아. 힘을 빼고 누나에게 맡겨."
B모드 렌은 마치 동정의 소년을 상대하는 연상의 여자같이 아라이구마에게 상냥하게 말하며 미소짓고 천천히 걸음을 재개했다.
아름다움의 화신과 같은 완벽한 스타일의 미녀가 접근해왔다.
걸을 때마다 흔들리는 유방이 요염했다. 꽉 죄인 허리도, 급격히 넓어지는 엉덩이도, 모두가 아라이구마의 이상형이었다.
이상형의 비너스의 몸을 하고 있는 죽음의 신이었다.
어느새인가 아라이구마의 자세는 공격에서부터 방어의 형태로 바뀌어있었다.
얼굴의 앞에서 팔을 교차하고 그 틈새로 렌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미 아라이구마의 머리속에서 싸움의 계기가 된 일은 사라지고 없었다.
살아남는 일, 살아서 이 장소를 벗어나기 위해 모든 것으 집중하고 있었다.
목이 움직이며, 마른 목을 침으로 적셨다.
(젠장! 젠장, 젠장, 젠장! 뭐야! 인형주제에!)
아라이구마는 마음 속으로 심한 욕을 토해내며 스스로를 고무하다가, 문득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그런가....... 된다............ 될지도 모른다.)
아라이구마는 집중하며 작은 소리로 무엇인가를 중얼거렸다.
그것은 아라이구마가 스스로의 집중력을 극한까지 높이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건 자기최면의 워드였다.
2번, 3번.
중얼거릴 때마다 아라이구마의 호흡이 가라앉으며 눈동자에 힘이 소생해왔다.
그러나 그 모습을 누구보다 기쁜 듯이 응시하고 있는 것은 B모드의 렌, 당사자였다.
입이 다시 '냐-' 하고 옆으로 퍼졌다.
아라이구마는 한 가지 작전을 떠올렸다.
실행은 아주 간단. 침착하게 하면 실패는 없을 것이었다.
그것을 위한 자기최면의 워드였지만, 그럼에도 마음 속에서 불안을 완전히 지워버릴 수는 없었다.
기회를 살피며 렌의 태도를 엿보았다.
렌은......B모드 렌은 바로 정면에서 아라이구마의 눈동자를 주시하고 있었다.
거리는 2미터 50정도인가........
"시작해도 괜찮지?"
갑작스런 목소리가 아라이구마의 귀에 닿았다. 무방비하게 양손을 늘어트리고 있는 상태로 렌이 물었던 것이다.
아라이구마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질문에 대답하듯이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아라이구마가 말하기 전에 렌이 먼저 말을 이었다.
"내 주먹을 막을 수 있을까, 너의 '워드'로?"
말을 다 끝낸 렌의 입술이 옆으로 퍼지는 것과 팔에 무거운 충격이 느껴지는 것은 거의 동시였다.
단련되어 있던 팔이 시원스럽게 벌어지며 가드하고 있던 머리 부분이 어이없이 노출되었다.
믿을 수 없는 스피드의 돌려차기가 아라이구마를 덮쳤던 것이었다.
아라이구마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차여진 기세를 거역하지 않고 바닥에서 굴러 몸의 자세를 바꿨다.
반복에 반복을 겹친 연습이 몸에 스며들어 자연스러운 동작이 되어 아라이구마에게서 하나뿐인 퇴로를 확보해준 것이었다.
그러나........ 단 일격으로 저려오는 팔의 충격보다 아라이구마가 충격받은 것은 유일한 작전이 렌에게 간파되었다는 것이었다.
(가, 간파했어, 놈이!)
이제 타이밍을 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무거운 오른 팔을 억지로 움직여 머리를 가드하면서 아라이구마는 입을 열었다!
"렌! 콕크로빈은........"
거기까지 말했을 때 옆구리에 다시 무거운 차기가 작렬했다.
엄청난 스피드에 팔꿈치나 무릎으로 가드할 수 없었다.
일순간 숨이 막혔다.
무심코 가드가 내려갔다.
그것을 노리고 날아온 손바닥이 작렬했다.
아라이구마는 공중제비를 하며 날아갔다.
반응도 할 수 없었다.
2미터 정도 날아가 엎어진채 아라이구마는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 모습을 목을 기울이며 보고 있던 렌은 작게 숨을 내쉬었다.
"뭐야, 이 놈. 겉보기보다 한심하잖아."
렌은 양손을 허리에 대고 어이없어 했다.
그리고 간단하게 아라이구마의 배에 발을 쑤셔넣고 위를 향해 뒤짚었다.
입을 벌린 채 정신을 잃고 있는 아라이구마의 얼굴이 위를 향했다.
그 표정을 가만히 관찰하던 렌은 위화감을 느꼈다.
날카로운 표정으로 변했다.
그러자 꾸민 듯이 아라이구마의 표정이 바뀌었다.
팍하고 눈을 열며 단숨에 외쳤다.
"'날아올랐다'!! 라는 거다!"
아라이구마가 던지듯 외친 말에, 이번에는 렌이 깜짝 놀란 표정이 되었다.
--렌, 콕크로빈은 날아올랐다.--
이것은 렌의 도입 워드였다. 일단 중단된 말이었지만 아라이구마가 확신을 담아 단언한 워드는 렌에게 확실히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다.
깜짝 놀란 것처럼 눈을 크게 뜨고, 한손으로 입을 가린채로 물러서는 렌.
반대로 아라이구마는 천천히 상반신을 일으켰다.
"쿠쿠쿠크크크, 화려하게 해줬구나."
붉게 부은 팔뚝과 옆구리를 감싸쥐면서 아라이구마는 아래에서 렌을 올려보며 말했다.
렌은 느렸지만 아직 움직이고 있었다.
중단되어 버렸기 때문에 효과가 나쁜 것 같았다.
아라이구마는 얼굴을 찡그리고 일어서면서 다시 말했다.
"자, 렌. 콕크로빈은 날아올랐다."
그 말에 렌의 움직임이 드디어 멈췄다.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이 힘없이 떨어지며 렌은 고개를 숙인 채 전신의 힘을 뺐다.
그것을 보고 아라이구마는 크게 한 숨을 토했다.
"무서운 계집이다. 진짜 죽는 줄 알았어."
한 고비를 넘긴 순간 아라이구마의 하반신에 금새 힘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빠듯이 쫓겼던 정신이 배출구를 요구하고 있었다.
시계를 보자 렌을 데리고 온 때부터 5분밖에 지나지 않았다.
앞으로 40분은 즐길 수 있었다.
아라이구마에 싱긋 미소가 떠올랐다.
"자- 그렇게 무섭게 굴었던 누나, 어떤 꼴이 될지, 각오는 되어있겠지!"
아라이구마는 그렇게 마하며 고개를 숙인 채 인형같이 멈춰서있는 렌의 머리에 손을 댄 다음, 힘을 주고 고개를 들게 했다.
긴 머리카락 사이로 렌의 단정한 얼굴이 불빛아래 노출되었다.
아라이구마는 그 얼굴에 여유를 가지고 얼굴을 접근시켰다.
코로 샴푸의 좋은 향기가 스며들었다.
멍한 표정으로 렌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던 아라이구마였지만, 다음 순간 어떤 것을 알아치리고 전신이 얼어붙어버렸다.
어느새인가 렌의 눈이 뜨여져 있었던 것이었다!
잠시 눈과 눈을 마주친 2명.
그러나 렌의 입이 미소짓듯이 벌어지는 것과 같은 타이밍으로 아라이구마의 눈은 공포로 얼려져가고 있었다.
"유감이구나.... 효과가 없어. 그 워드는."
렌의 침착한 목소리가 귀에 닿은 다음 순간, 회의실안에는 탁한 비명이 울려퍼졌다.
결국 아라이구마가 그곳에서 도망칠 수 있었던 것은 렌의 장저를 다시 맞고 문까지 날아간 뒤였다.
그 기세를 빌려 복도까지 굴러나온 아라이구마는 유일한 활로를 찾아냈다는 듯이 사장실을 목표로 해서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던것이었다.
그것은 마치 엉덩이에 불이 붙은 것 같이 무서운 기세였다.
PS:크크크, 아라이구마 꼴 좋지 않습니까? 후후후, 드디어 렌의 등장이었
습니다.
PS2:오늘은 이만. 아마...... 내일도 한 편만 올리고 끝낼 겁니다.-_-; 요즘
너무 의욕이 떨어져서리........... 오늘은 억지로 의욕을 끌어내, 싫은 것도
억지로 편역(?)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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