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경험담

[무협/환타지]천부경 8장3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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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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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죽이고 죽이는 것이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는 곳, 전쟁터. 인간이 연장이라는 것을 만든

이래 이 전쟁터는 수없이 생겨났고, 지금 여기에서도 2월의 아침에 떠오르는 따뜻한 햇볓을
맞으며 사람들은 그렇게 전쟁의 이치를 충실히 따르는, 자신 앞에 있는 적을 죽이고 죽이는
그런 싸움을 하고 있었다.


제 8장39절 끝으로의 시작...2


D.S.C 카운트 다운 15:00

-퍽!

이드레브안의 심장에 소도를 찔러 넣은후 곧바로 화천화가 있는 제2선봉대가 고전하고 있는
곳으로 날라온 해검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수많은 적들을 아주 효과적인 방법으로 한명씩 한
명씩 죽이며 화천화를 찾았다.

'젠장!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적들이 차원 이동에 필요한 신물의 검을 가진 그녀를 노리는
것은 당연한 일인진데...아무리 저 기계의 성능 때문에 잠시 신경을 놨다고는 하지만...

혹시 약속을 못지키게 되는건 아니겠지...'

한참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적을 죽이자 이제는 해검에게서 슬그머니 뒤로 물러서는 적들 사

이를 둘러보며 그 중에 자신이 그렇게 찾는 화천화가 안 보이자 해검은 속으로 스스로를 질
책했다.

자신이 지금 여기에 서있는 가장 최초의 원인...그리고 가장 최후의 원인인 그녀를 자신이
잠시나마 등한시 했기에 위험에 빠지게 했다는 후회였다. 그러나 이내 해검은 고개를 저으
며 생각에 빠졌다.

'그 기계에 의해서 아군이 수천명 죽고나서 정식으로 첫 번째 싸움이 시작된지는 많이 되야
1시진. 그 동안 그들이 가면 얼마나 갔겠는가? 그러니 그들은 아직 이 근처에서 숨어있거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도망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흠...전쟁의 상황도 우리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는 것 같으니 나는 화천화를 찾는데만 주력해
야 겠다.'

생각이 끝나자 마자 해검의 몸은 다시 전장의 끝에서 한참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몇안되는
마법사 들에게 날아들었다. 뭐니뭐니해도 당사자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편할거라는 생
각에서였다.


D.S.C 카운드 다운 10:05

"죽어라!"

무림맹 소속으로 보이는 복장을 한 사람이 자신의 앞에 쓰러져 있는 적의 심장에 자신의 검
을 쑤셔 넣었다.

"컥!"

그리고 그 뒤에서 다시 혈교의 복장을 한 사람의 검이 막 심장에서 검을 빼고 있던 무림맹
소속의 병사의 심장을 관통했다.

털석...

심장에 검이 찔린 사람은 살수가 없다. 그러기에 지금 죽어가고 있는 병사의 눈에 들어오는

막 떠오르는 해를 보며 자신의 연인인듯...자신의 딸 인듯한 이름을 부르며 전쟁의 희생양
으로 그렇게 죽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에도 그의 검은 자신이 찔렀던 병사의 심장을 더욱
파고 들고 있었다.


"현재로서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 처음 빛의 공격으로 인해 우리의 병력의 삼분
지 일 정도 잃었을때는 아찔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하게도 적의 병사가 처음보다
상당히 줄자 점점 우리가 우세를 잡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상대방의 병력이 줄어드는 원인
이 좀 이상합니다."

"이상해? 무엇이 말인가? 병력은 처음의 그 빛의 공격으로 인해 서로 거의 대등 했을텐데?"

그 싸움터의 뒤쪽. 막 자신에게 달려드는 혈강시의 목을 베어버리고 다시 또 다른 혈강시를
공격하러 가려던 무림맹주 화혁세는 급하게 달려와 보고하는 군사 원대상 보며 그의 말이
이해가 안되는지 되물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적들의 주력 부대인 혈강시와 골렘이라 불리우는 것들의 존재때

문에 이번 싸움이 꽤 힘들거라고 생각했었읍니다만 이상하게도 어느 시간에 정신을 차려보
니 마법교의 인물들이 줄어들어 나중에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딘가로 빠져 나갔기
때문에 실제로는 우리의 병력이 더 많은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맹주님,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빠져나간 그들이 잘못해서 우리의 뒤쪽에
서 부터 공격해 들어온다면 다 이겨가는 싸움에 큰 낭패를 볼수 있습니다!"

약 삼천 대 삼천의 대(大)전투.

마법교의 D.S.C의 공격으로 인해 약 2천의 무림맹의 병사들이 한꺼번에 죽자 살아남은 병
사들은 죽어라고 싸웠다. 그들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숫자적인 우세는 버리고 싸웠기에 상
대가 혈강시라 해도 상당한 전과를 거두어 이제는 적보다 아군이 배나 더 많은 상태까지 이
르렀던 것이다. 라는게 일반적인 지금의 상황의 추측이었지만 원대상이 생각하는 우세의 원
인은 따로 있었다.

수없이 쓰러져 죽은 시체들....그 가운데에서 혈교와 무림맹, 그리고 마교의 인물들은 고루
비슷한 숫자를 보였지만 마법교의 복장을 한 시체들은 진짜 가뭄에 콩나듯 거의 보이지 않
았던 것이다. 원대상이 지적한 점이 이것이었다. 마법교의 증발.

'완전히 깨끗하게 사라졌다. 싸우느라 정신없어서 언제 사라졌는지 몰라도 만약 그들이 우
리진영의 뒤쪽으로 돌아 공격해온다면 앞과 뒤로 협공을 받는 아주 위험한 지경이 될 것이
다. 아니면 다른 전략이 있던가? 아무튼 어느 쪽이든 위험하다.'

"음....."

"빨리 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 적들이 뒤로 오던지 아니면 저번처럼 먼 거리에서 다시 마

법을 쓰면 아주 힘들어질것입니다."

자신의 말에 전장을 둘러보며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있는 화혁세에게 그는 재촉했다.

"좋아. 군사의 말대로 하겠다. 지금 즉시 경공에 뛰어난 사람 300명을 뽑아 군사는 곧바로
뒤로 빠져 혹시 있을 적들을 대비하라. 나는 여기서 나머지 적들을 소탕하겠다."

"네! 알겠습니다. 즉시 시행하겠습니다."

화혁세의 허가가 떨어지자마자 원대상은 급한 마음에 곧바로 몸을 날려 각 조장들에게 말해
최대한 빠른 시간에 싸움에서 약간 빠져있는 경공이 뛰어난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
무래도 적이 마법을 쓴다면 그들이 약점인 근접공격을 노려야 했기에 원대상은 경공이 빠른
사람들을 선택했던 것이다.

"모두들 잘 들어라. 마법교의 인물들이 거의 모두 다 사라졌다. 그러니 혹시 그들이 뒤로부
터 공격해올지 모르니 너희들은 뒤로 빠져 혹시 있을 적을 맞아라. 상대는 마법사가 대부분
이다. 그러니 그들이 먼 거리에서 공격하면 너희들이 자신있어 하는 경공을 이용해 최대한
붙어서 싸워라."

"존명!"

원대상의 말에 그렇게 모인 경공이 뛰어난 약 300여명의 병사들은 최대한 빠르게 뒤쪽으로
사라졌다.

"근거리에서의 공격에 약한 마법사들을 생각해서 경공에 뛰어난 사람들을 보냈지만 왠지 그

래도 불안하군...부디 내 예상이 맞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할텐데... 양쪽에서 협공을 당하면......
흠...그런데 혹시 그것이 아니라면무슨 다른 작전이 있는걸까? 왠지...정말 불길하군."

갑자기 사라진 마법사들, 그리고 싸움이 일어나기전에 들었던 불안한 느낌.

원대상은 고개를 돌려 한참 싸움이 벌어진 곳으로 향했다. 해검을 찾으려는 듯...


D.S.C 카운트 다운 05:00

'뭐지? 왠지 이상하다. 보이는 적들은 거의 다 혈교의 병사들이다. 그나마 간간히 보이는 마
법교의 인물들도 다 낮은 클래스의 마법사이거나 검사들이다. 무엇인가 이것은. 싸움하다 말
고 갑자기 사라져? 어디로? 왜?"

원대상이 해검을 한참 찾으려고 하고 있을 그 무렵 해검은 막 마법교의 하위 클래스의 마법
사를 붙잡아서 그들의 본거지를 알기 위해 고문하다 문득 마법교의 인물들중 지금 이곳에
남 아 싸움을 하고 있는 병사가 거의 다 낮은 클래스의 마법사와 검사라는 점, 그리고 그들
이 초반에 우세를 잡을수 있었던 괴물, 고스트와 골리앗이 보이지 않는것을 깨닫고는 급히
모든 신경을 끌어 모아 주변의 상황을 살폈다. 잘못하면 사라진 그들에게 습격을 당할수 있

었기 때문에 주위를 살펴본것이었다.

엄청난 전투가 있는 탓인지 그가 느끼는 범위에서는 전쟁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주위에는 섣
불리 움직이는 동물들의 움직임 조차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럴 리가 없다. 지금 내가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범위는 반경 10리(4킬로)이다. 짧은 시간

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닌 단 1시진(2시간), 아니 싸움이 시작된 이후로
약 반 시진만에 그 많은 인원이 나의 이목을 피할수 있는 거리까지 이동했을 리는 없다. 설

마 무슨 마법 주문을써서 기의 흐름을 차단한것인가? 그러면...정말 큰일인데...'

한참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범위의 밖, 반경 4킬로, 직경 약 8킬로미터 내부의 생물들을 이

잡듯이 살피던 해검은 그 공간에서 적의 기운이라고 생각할만한 것을 느끼지 못하자 미간이
좁혀졌다.

싸움이 벌어진 뒤 2시간. 이드레브안과의 싸움이 지난후는 약 30분 정도밖에 안되었는데 이
렇게 감쪽같이 사라질수 있다니...설마 그들도 무림인처럼 엄청난 경공을 쓸수 있단 말인가?
라고 생각하던 해검은 문득 하나의 마법을 생각해냈다.

자신이 처음 강호에 나와서 마법사와 처음 맞 붙었을 때 짜증나게도 도망치던 마법진.

'워프라고 했던가...공간과 공간의 좌표를 정해놓고 그 공간 사이를 서로 이어 순식간에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는 기술이...만약...그걸 썼다면...정말 곤란한데...어쩐다...'

예전에 화천화에게 잠시 마법을 배울때(물론 마법보다는 천무예가 더 뛰어나서 익히다가 포

기했지만) 그녀에게 들은 워프를 생각하며 그는 또 다시 생각에 빠져야했다.

"이것은...."

그렇게 생각하던 해검은 문득,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풀숲에서
마나의 기운을 내뿜으며 차갑게 빛나는 물체를 발견했다. 붉은 자수정으로 만든 귀걸이. 그
것은 그가 기억하기에는 확실히 화천화가 자주했던 귀걸이였다.

"이것이 여기에 있다는 것은 역시 납치...당한 것인가. 휴......응?"

확실해진 상황에 나직한 한숨과 함께 그 귀걸이를 막 품에 집어넣으려던 해검은 갑자기 빛
을 내며 자신의 손을 통해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를 느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들릴 듯 말 듯 조금은 귀에 익은듯한 그 목소리는 처음에는 아주 작게...그리고 시간이 지나
면서 점점 크게 들려왔다...아마 화천화 그녀가 끌려가는 도중에 자신에게 뭔가를 남기려고
마법을 써서 대화를 저장한 듯 했다.

"......그분에게는 미안하지만 너는 우리와 함께 가주어야 겠어. 굳이 너를 직접 납치하는 것
이 아닌 너의 검만을 빼앗아도 되지만, 마지막으로 나는, 우리가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가기
전에 그분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궁금할꺼야 내가 왜 이런말을 하는지...가
르쳐주지....

저기 있는 저 기계 보이지? D.S.C 라고 부르지...엄청난 마나를 모아 한번에 쏘는 무기지....
그런데 조금 있으면 저 기계...D.S.C의 내부에 있는 마나 축적 증폭 장치내에 있는 자폭 장
치를 나의 사부님이 작동시킬거야. 그러면 이곳에서는 아무도 살아 남을수 없을거야. 아니...
이곳만이 아닌 반경 1000킬로 정도는 완전히 초토화 되겠지...하지만...난 그분만은 살아 남을
수 있으리라 믿어. 그러기 때문에 그분이 가장 소중히 하는 너를 살리기 위해 너를 데려가
는거야. 그분이 슬퍼하지 않게하기 위해서...마지막으로 내가 할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니
까..."

귀걸이에서 들리는 조금은 익숙한 목소리, 잠시 생각하던 해검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마
법교에 속해있는 푸이 세이니아라는 걸 느끼며 다시 그 목소리에 집중했다. 그런 그에게 지
금 서로 죽이고 죽는 피비린내 나는 싸움장의 상황은 관심밖의 일이었다.

"그런...그럴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이곳 사람들이 밉다고 해도 그런 엄청난 일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나요? 당신들도 당신들이 살고 있었던 환타리아의 사람들에게 쫓
겨서 이곳에 온 것이라고 알고있는데.. 억울하게 말이에요. 그런 당신들이 지금 저 기계를
폭발시켜 이곳 중원의 수십...아니 수백만명의 억울하고 죄없는 사람들을 죽인다면 결국 당
신들도 당신들을 내쫓았던 그 증오하는 환타리아의 사람들과 다를바가 없는거에요.

당신도...그 고통을 당해 보았잖아요? 나를 데려가는건 좋지만 제발 부탁이니 저 기계의 폭
발만은 막아주세요. 부탁합니다."

'폭발? 이런 젠장 그 망할 이드레브안!'

집중해서 듣는데만 신경 쓰다 푸이의 말에서 그냥 넘어갔던 말. 기계의 자폭이란 단어를 화
천화의 애원하는듯한 말에서 심각하게 깨달은 해검은 귀걸이를 귀에 댄채 곧바로 몸을 날려
D.S.C라는 이름의 기계로 향했다. 자신이 죽인 이드레브안이 싸늘하게 땅에 쓰러져 있기를
바라면서...

"...........우리는......차원........워프........장..................가...............망부........너를 데려간다......................"

마력이 떨어졌는지 아니면 전해진 내용이 다 끝났는지 귀걸이에서의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

가며 해검의 머리속에서 사라져갔다.


D.S.C 카운트 다운 01:30

"으으...이런! 너무 늦은것인가? 이 엄청난 기...마치 내가 9단결을 시전한거 같은 느낌이 드

는 느낌이라니..."

-파지직...

-쿠쿵!!

너무 늦었다. 해검이 귀걸이에서 사태를 깨닫고 D.S.C로 갔을때는 자신이 죽인걸로 알고 있
었던 이드레브안의 시체는 없었고, 이미 D.S.C 내부에서는 마나 증폭장치 부분이 엄청난 기

운을 내며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던것이다.

'어떡한다...무작정 손을 댄다면 오히려 일을 크게 만들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냥 폭발해서
모든 것을 삼켜버리게 내버려 둘 수도 없다.....이런...젠장!'

부수려고 한다면 못 부술것도 없지만 잘 모르고 건드렸다가 오히려 더욱 큰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해검은 속으로 욕을 하며 자신을 발견하고 다가오는 원대상 남매와 독고청
일행을 보며 차마 눈을 맞추지 못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자신이 부주의해서 화천화를 지
키지 못해서 일이 이 지경까지 왔다는 자책감이 들었던 것이다.

"자네 괜찮은가? 음...이것인가? 처음 그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게 한 원인이?"

"오빠 괜찮으세요? 안색이 안좋아요."

"이것...곧 폭발하겠군. 어서 빨리 모든 인원을 대피 시켜야 할 것 같군. 이보게 원대상 나는
빨리 이 사실을 맹주님에게 고하고 최대한 빠른 속도로 모든 인원을 되도록이면 더욱 먼곳
으로 대피 시켜야 할 것 같네. 자네들도 빨리 피하게!"

그 엄청난 기계와 해검에게 신경 쓰는 원대상과 원해화와는 달리 무공이 뛰어난 독고청은
엄청난 기를 내뿜으며 곧 폭발할것같은 기계를 보며 어느 정도 사태를 짐작하고는 빠른 속
도로 다시 전장으로 날아갔다. 싸우기 위해서가 아닌 피하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

"자네들도 어서 피하게. 숫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아마 이것이 0이 되면 자동으로 폭발
하게 되어있는 것 같군. 남은 시간은 30인가..."

"......정말...독고청의 저 말이 사실인가? 그러고 보니 어떻게 이런 기(氣)가 저 작은 곳에 응
집이 될 수가 있지? 하하...이런 것이 존재하다니...만약 이것이 정말로 폭발한다면...이건...피
한다고 피할수 있지는 못하겠지?"

원대상은 곧 그 기계 내부에서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숫자를 발견하고는 허탈한 목소리로
자신의 동생에게 말했다.

그는 자조섞인 말투로 중얼거리며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해검을 보며 그때서야 그 기
계의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기(氣)의 응집을 느끼고는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던 것
이다.

검에서도 그렇듯이, 넓게 퍼진 기(氣)가 아닌 작은 점에서 응집이 되었다 한번에 터져 나오
는 기(氣)는 그 위력이 몇배나 더 증폭되고 파괴력이 몇배나 된다는 것, 그리고 기(氣)의 양
이 인간의 몸속에 있는 한정된 양이 아닌 측정할수도 없는 정도의 엄청난 저 기(氣)가 폭발
을 일으킨다면 아마도 지금 이곳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살아 남을수 없을것이라는
것을 원대상은 느꼈던 것이다.

"아니...어차피 여기서 도망친다 해도 살수 있는 확률은 상당히 적지. 차라리 해검 자네와 함
께 있겠네. 자네를 도와 이 폭발의 여파를 최대한으로 줄이겠네. 후후...그런 슬픈 표정 짓지
말게. 자네는 그런 표정 안 어울려. 그리고 도망치는 것 보다는 자네 옆에 있는 것이 더 안
전하다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니 그렇게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바꾸지 말고."

"저도 여기 있을게요. 어차피 이것으로 이 전쟁이 마지막이라면...우리의 인연이 마지막이라
면 저는 해화는 마지막까지 오빠와 함께 있고 싶어요..."

"바보들이다...너희 남매는...나의 어디를 믿고 그렇게 나를 의지하는지... 너희 남매는 정말
바보다..."

맞는 말을 하며 조그마한 웃음을 보이며 자신을 보는 원대상 남매를 보며 해검도 조그마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미소...처량한 미소였다.

"혹시 내가 이 폭발을 막지 못해 죽고 자네들이 살아 남으면 망부산으로 가서 화천화 소저
를 구해주게. 지금까지 강호에 나와서 내가 산 이유가 그녀였으니까 죽어서 나를 믿어준 분
들게 조금이라도 면목이 서게 말이야."

"그런 소리하지 말게. 우리는 살아 남을걸세. 자네를 믿네."

"그래요 오빠. 우린 살아남을꺼에요..."

씁쓸한 표정의 두 사람...

"......그래...그래야지......"

해검은 이제는 한자리로 변해버린 숫자를 보며 준비를 하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D.S.C 카운드 다운 00:00


-우우우우우우웅!!!!!!

T.V에서 드래곤 슬레이브를 보았는가...핵폭발의 버섯 구름을 보았는가......

모든 물체는 (-)인 전자와 (+)인 양자로 이루어져있다. 모든 물체는 그 전자와 양자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있다. 그러나 그것의 안정이 외부의 충격에 의해 파괴된

다면...전자가 한곳으로 엄청나게 집중된다면 그것은 엄청난 열과 함께 엄청난 폭발력을 가

지게 된다. 상상치도 못하는 엄청난 힘을...

"크윽....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1"

엄청난 열과 함께 충격을 내는 발원지인 곳에서 해검은 필사적으로 그 충격을 줄이려고 노

력했다. 그런 그의 몸에서는 수천개의 빛의 원이 생성되어 발원지를 겹겹히 감싸고 있었고

그의 손에 들린 아스트리아계의 신물인 천경은 부서질 듯 요동하고 있었다.

"버텨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버텨야 한다. 내가 버티지 못하면 모든 사람들이 죽는다. 싫다

....이제 더 이상 사람이 죽는 것이 싫다. 또 그 때문에 슬퍼하는것도 싫다. 어머니, 아버지,
검황, 그리고 마법사. 그만...이제 그만...이제 그만!!!!"

-쿠아앙!!!

공격에 최우선인 극상천무예가 아닌 방어에 최우선인 천부경의 무공인 천무예중 9단결을 써

서 빛의 원 수천개를 만들어 D.S.C에 겹겹히 치며 폭발을 최대한으로 막으며 해검은 울부
짖었다.

싫었다... 마지막 순간....인간이 이렇게 죽으려고 태어난 것은 아닐지언데...이렇게 싸우려고
태어난 것은 아니일지언데...자신을 포함해서 어떠한 이유가 주어져 이렇게 싸우는 것이 싫
었다. 하지만...그런 것을 알면서도 행하는 자신도 또 미웠다. 운명...숙명...후후...그딴것...

휘청...

해검의 몸이 곧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이내 천경에서 다시 엄청난 빛의 원들이 쏟아져 나
와 겹겹히 쌓여있는 빛의 장막에 다시 덧붙여졌다. 그리고 그 와중에 폭발의 발원지에서는
2차 폭발이 일어났다.

-쿠쿠쿵...

'크윽...역 부족이란 말인가... 스스로 인간의 경지를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어리석
음이었던가?...'

얼마나 지났을까...일초? 일분? 한시간? 아니 해검은 몇 년의 시간이 지난거 같다고 생각했
다. 그리고 이내...

'큭...'

파파팍...자신이 만들어 놓은 빛의 원의 장막이 하나 둘씩 폭발에 의해 허무하게 사라지게
만들고 점점 퍼져가는 짙은 어둠을 보며 해검은 온몸에 힘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는 것을 느
끼며 서서히 천경(天경)을 밑으로 내려졌다. 그리고 그에 따라 폭발을 막고있던 흰색의 원도
빠른속도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끝............인가...."

씨익...

해검은 9단결이 만들어낸 빛의 원의 강기가 전부 파괴되자 제일 먼저 자신을 이 세상에서
다시 무(無)로 돌리기 위해 다가오는 어둠을 보며 웃었다.

비록 오래 버티지는 못했어도 이 정도이면, 뒤에 있는 사람들의 실력이리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힘이...힘이 하나도 없군.....'

"......이보게!!!!"

"오빠!"

문득 아득해져가는 의식속에서 해검은 원대상과 원해화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들에게 한마디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엄청난 폭발을 막는것에 온 힘을 쓴 그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자네들을 만나서 정말 좋았다네. 해화 소저...전쟁이 끝나면 백년동안 같이 살자고 했던 약

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고..." 라는 말을...

천천히...천천히...서있을 힘조차 없어진 그렇게 해검은 쓰러졌다. 그리고 그 위로 덮쳐지는
폭발...어둠...

--------------------------------------------------------------------------늦었군요...원래 오늘은 한편도 못쓸거 같았는데(요즘은 몸이 안좋아서.) 막상 쓰니 의외로
잘 써지네요. 설정을 어느정도 해놔서 그런가...아니면 나도 이제 글쓰는 것이 몸에 베인건 가..

끝입니다. 8장은 이걸로...아...40절로 조그마하게 써야겠지요. 결말을..8장 결말을...주인공이
죽던지...아니면 살아남던지...아니면 이상태로 다른 세계로 넘어가던지...라는 말을 해봤자
대충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죠...이후의 내용을......ㅡㅡㅋ

배고프네요...잠도 오고요...낼도 한편쓸수 있을까...기도해야지...

멜주신분들...정말 감사드립니다. 항상 님들의 글들은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읽어 주시는 분들께도요...^^
좋은 하루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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