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경험담

인형 제조 회사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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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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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굴욕



그 날 요우코는 귀가하면서 무엇인가 위화감을 떠올려다.


학교에서는 대부분의 교직원 전원을 적으로 돌리고 격론을 벌이며 싸워야 했었다.
간신히 켄지와 연락이 된 학년 주임들은 곧바로 요우코를 데리고 사과하러 가려고 했지만, 그것을 요우코가 단호하게 거부했던 것이었다.
어제까지는 어른의 판단으로서 켄지에게 고개를 숙이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쿄오코의 편지를 읽어버린 지금, 그런 것은 할 수 없었다.
모든 타협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싸울 뿐이었다.

"이시다 선생님, 당신, 어제는 사과하러 간다고 동의했지 않습니까."

학년 주임이 곤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머나, 왜 제가 사과하러갑니까? 나는 쿠로이와 군이 사과하러 온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그것은 누명인데."

"뭐가 누명이라는 거죠?"

"내가 말씀드렸었죠. 저것은 저번의 시험 범위........."

"보여주세요. 내가 줬던 컨닝페이어와 저번에 본 시험지와 이번에 본 시험지를."

"어, 그것을 어디다 보관했었지?"

요우코의 태도가 어제와 달랐기 때문에 주임들은 당황했다.
게다가 요우코가 진지해졌을 때의 눈빛은 굉장해서, 비록 말로는 반론할 수 있어도 그것을 요우코에게 강제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요우코를 제외하고 주임과 담임과 역사 교사가 사과하러가기로 하고 일단 마무리되었었던 것이다.

쿠로이와가에 가는 길 내내 3명은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원흉이라고 할 수 있는 요우코가 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감히 반기를 들고 있었다. 켄지의 질책이 눈에 보이고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이사장 본인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랐다.
이사장의 노여움을 대면한다고 생각하자 3명 모두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교사들의 걱정은 기우로 끝났다.
상황을 보고하자 켄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럴 거다. 그 여자가 기특하게 사과하러 오면 내 쪽에서 불만스러울테니까."

켄지의 그 태도에 교사들은 안심의 한숨을 토했다.

"저의 지도력이 부족해서 도련님께 몹시 폐를 끼쳤습니다. 돌아가서 엄중히 타이르겠습니다."

"아니, 그런 일은 관두는게 좋아. 가만히 나둬도 가까운 시일 내에 순순해진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켄지는 그렇게 말하면서 작게 웃었다.
이미 함정은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쿄오코에게서 아이가 태어나는 그 날이 요우코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었다.
이제와서 외부인에게 방해받고 싶지않았다.

"아, 그렇습니까, 알았습니다. 그럼, 도련님은 언제부터 출석하시는 겁니까?"

"그렇군....... 내일은 가지."

건방진 요우코의 마지막 모습을 봐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켄지는 그런 생각을 하며 미소를 떠올렸다.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요우코는 돌아온 주임들에게의 질책은 면했지만, 대신 동료 교사들에게서 무언의 비난을 계속해서 받았던 것이였다.
그러나 요우코는 말없이 그 시선을 하나하나 받아들였다.
코앞으로 다가온 전투가 요우코안에 있는 싸움의 여신을 일깨운 것처럼 더욱 크게 빛을 내뿜는 듯 했다.

체내에는 힘이 넘쳤다.
그 때문인지도 몰랐다. 귀가했을 때, 무엇인가 평상시와 다른 작은 변화를 알아차렸던 것이였다.

"다녀왔습니다. 미키, 없는 거야?"

그 소리에 목욕탕에서 미키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서와, 언니."

요우코는 그런 미키의 얼굴을 보고 약간의 위화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요우코는 깨닫지 못했다.

"늦어졌어. 밥은 먼저 먹었어?"

"아, 응. 먹었어."

"그래? 그러면 나도 곧 먹을께. 미키는 먼저 목욕을 해."

"......응."

미키는 그렇게 대답하고 목욕탕으로 가다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 언니......... 뭔가 내게 할 말 없어?"

"응? 뭐를?"

요우코는 조금 놀라서 반문했다.
미키는 그런 요우코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가, 곧 한숨을 내쉬었다.

"으응. 없으면 괜찮아. 나 이제 잘께."

요우코에게 등을 보이고 미키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두 명의 운명을 결정지은 사건은 다음날에 일어났다.




켄지는 자신의 말대로 다음 날에 등교했다.
이미 교사들의 정보 조작으로 켄지의 사건은 억울했었다는 결말이 학생들 사이에 퍼져있어서, 켄지를 불쾌하게 만드는 행동은 없었다.
모두가 이전과 같아, 켄지는 교내의 우상으로서 조금의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복도에서 우연히 만난 요우코의 시선은 켄지를 오싹하게 만들 정도였다.

(................변함없이 귀엽구나.......... 곧 후회하게 해주마, 그 건방진 태도를.)

켄지의 교내에서의 사건은 오늘은 그 정도 뿐이었다.
그리고는 지루한 수업이 있을 뿐.
요우코 습격 계획을 세운 뒤 거짓된 평온을 연출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방과후를 맞이해 검도부에 얼굴을 내민 것도 그런 평온에 싫증난 것이 원인이었다.





카직.........카직

넓은 무도장안에서 죽도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켄지가 들어가자 연습중인 부원들이 차례차례로 인사해왔다.
켄지는 가볍데 응하며 대기실이 있는 안쪽으로 걸어갔다.
그 쪽에서는 여자부원들이 연습하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 켄지의 눈을 끄는 존재가 있었다.

(저것은 분명히............)

여자 부원에게 자세를 지시받으며 움직이고 있는 그 모습........ 켄지의 육욕과 증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시다 요우코의 분신 미키였다.
머리카락을 포니테일 형태로 묶고 진지하게 죽도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고 있는 동안, 켄지의 안에서 새로운 욕망이 솟구쳐왔다.

(헤헤헤헤헤...... 꽤 예쁘구나. 조금 유혹해 볼까...... 누나는 계속되는 강간으로 너덜너덜해지고, 여동생은 희롱해버린다, 라는 것도 괜찮지.)

켄지는 눈을 번뜩거린 뒤, 상쾌한 기분인 듯한 표정을 연출하며 미키에게 다가갔다.

"너 꽤 재능이 있구나. 폼이 깨끗하다. 조금 내가 상대해줄까?"

켄지가 그렇게 말할 때 미키는 휴식을 취하며 타올로 땀을 닦고 있었다.
순진한 눈동자가 켄지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입가에는 장난을 치는 듯한 미소가 떠올라있었다.

"에-, 선배가 상대해주는 겁니까?"

분위기를 바꾸며 기쁘다는 듯이 미키가 반문했다.

"그래. 너는 재능이 있어. 한 번 보니 알겠다. 다만 서로 겨뤄보지 않으면 버릇같은게 보이지 않으니까 나와 일전을 해보지 않을래?"

이렇게 말하는 것이 켄지의 특기였다.
가벼운 분위기로 여자 부원을 유혹해서 겨루기를 할 때 강한 어조로 지시한 뒤, 마지막에 상냥하게 다가간다.
이 농간과 잘 생긴 얼굴, 그리고 교내의 우상........... 켄지가 노린 사냥감 중에서 놓친 상대는 거의 없었다.

"와아-, 감사합니다. 선배에게 지도받다니 감격했습니다."

미키는 그렇게 말하며 서둘러서 방어복을 입었다.
한편, 켄지는 아직도 갈아입지 않고 교복인 상태였다.

"선배, 갈아입어야 하지 않습니까."

"응? 나는 괜찮아."

"네? 하지만 잘못하면 크게 다쳐요. 절대 입어야 합니다."

"하하하..... 괜찮다고. 여기서 3년간 주장을 맡아왔다. 나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말고 공격해."

켄지는 여유있게 말했다.

"정말로 좋습니까?"

"OK, OK. 시작하자."

"알았습니다. 그럼 잘 부탁합니다."

미키는 태평하게 말하더니 중앙에서 켄지와 마주보았다.

미소를 띄고 있는 켄지. 그리고 상단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미키.
켄지는 여유있게 발을 내딛으려고 했다.
그러나 미키의 눈을 보는 순간 그 다리가 멈췄다.

(뭐냐!)

조금전까지 평범했던 모습과는 달리 냉철한 안광이 그를 멈춰서게 했다.
꼼짝 못하는 것처럼 발을 멈춘 켄지에 대해, 미키는 한 걸음 다가왔다.

(뭐야, 이 놈.)

켄지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나 그 자신의 동작에 스스로 화를 냈다.

(여자 부원 주제에!)

입술을 깨물며 켄지는 공격하려고 했다.
그러자 물이 밀려나듯이 후퇴하는 미키.
켄지는 그 상태를 보고 자신을 가졌다.

(그래, 여자를 상대로 내가 질리없다. 공격한다."

그리고 다시 공격하기 위해 켄지가 한 걸음 내딛은 순간이었다.
마치 거울과도 같이 미키 역시 앞으로 나서며 공격해왔던 것이다.

"아!"라고 생각한 순간 켄지의 미간에 미키의 죽도가 팍! 하는 소리를 내며 부딪치고 있었다.

잠시 망연해하는 켄지.......

전혀 힘이 집중되지 않은 일격이었기 때문에 켄지에게 육체적인 충격은 없었다. 그러나......

"했다! 선배에게 1번 이겼다!"

눈 앞에서 천진난만하게 기뻐하는 미키를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러나 다른 부원들도 이 소란에는 주목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으면 안되었다.

"하하하, 곤란하게 됐군. 방심, 방심. 그렇지만 너 꽤 괜찮은 센스를 지녔어."

켄지는 우등생 가면을 쓰고 웃어보였다.

"예- 정말입니까? 기쁘다! 감사합니다."

미키가 그렇게 인사하려는 것을 켄지는 차단했다.

"그럼, 2번째 해볼까? 이번에는 방심하지 않아."

그렇게 말하며 먼저 개시선까지 이동했다.
쿠로이와의 프라이드가 여자주제에 이기고 도망치는 것을 절대로 용서치 않았던 것이였다.

"네, 다시 1번입니까? 알겠습니다. 잘부탁합니다."

미키도 다시 움직여 켄지의 맞은 편에 섰다.
날카로운 눈으로 보고 있는 켄지.
그리고 미키가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관찰하고 있었다. 방심을 가장하고 있는 것이였다.
이제 사양할 생각이 없었다.
상단의 자세를 취하는 순간, 방심하고 있는 미키의 목에 필살의 찌르기를 넣어, 건방진 여자를 날려버릴 생각이었다.

(어차피 요우코의 여동생이다. 누님의 몫까지 당하도 싸지. 이러한 '사고'는 검도에서 이따금 있는 거야, 아가씨.)

일부로 시선을 비키며 미키의 방심을 유도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주위를 관찰했다.

OK, 주목하는 사람은 없다...........

켄지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런 것을 알지 못하는 듯이 미키는 방금 전과 같이 상단의 자세를 취했다.

간다!

그 순간 마루가 울릴 정도로 뛴 켄지의 죽도가 일직선으로 미키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나 미키는 어떤 반응도 할 수 없다는 듯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승리를 확신한 켄지는 공포에 물든 미키의 얼굴을 보기 위해 방어구의 틈새로 시선을 향했다.
그러나, 거기서 본 것은..........

인형과 같이 매끄러운 피부, 눈을 사로잡는 붉은 입술, 그리고.......... 사람의 접근을 용서치 않는 준엄한 눈동자.

(요우코?)

얼마안되는 시간속에서 켄지는 기묘한 데자뷰를 느꼈다.
그리고 그 일순간의 환상이 켄지를 환혹시켰다!

켄지의 죽도가 미키의 목에 꽂히는 그 한 순간, 켄지가 확실히 본 것은, 마치 아지랑이처럼 미키의 몸이 투명해지며 사라지는 것이었다!

(뭐야, 사라졌다!)

미키의 목을 찌른 반동을 예상하고 있던 켄지는 마치 허공을 찌른 것 같이 반응이 없자 완전하게 균형을 잃고, 앞쪽으로 넘어지는 것 같은 자세로 기울었다.

그리고 켄지의 시야에서 한순간 사라졌던 미키는 켄지가 넘어지려고 하는 것 같은 자세가 되었을 때 그 바로 옆에 있었던 것이었다.
기적과도 같은 동체 시력과 반사신경, 그리고 몸을 다루는 기술이었다.

그런 미키의 눈 앞을 켄지의 후두부가 무방비하게 노출된 채로 통과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 한 순간, 미키의 눈동자에 하얀 번개가 지나갔다.

"핫!!"

소리가 되지 않은 기합이, 입에서부터 빠져나오며 미키의 모든 체중을 실은 죽도가 일직선으로 켄지의 목뼈를 두드렸던 것이다!

콰당!!



들은 적 없는 것 같은 굉음과 무거운 진동에 무도장의 전원이 연습을 중단하고 돌아보았다.

거기서 보인 것은 죽도를 던지고 "꺄"하고 물러나는 미키와 그 옆에 우뚝 서있는 기묘한 오브제였다.

검은 색의 오브제가 마루에 비스듬히 서있다..... 시각이 파악한 영상을 뇌가 인식할 때까지의 얼마 안되는 공백, 그 동안 그곳의 모두는 이상한 것을 보듯이 '그것'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오브제의 윗부분이 천천히 2개로 나누어지며 그것이 인간의 다리라고 인식한 순간, 그 광경을 뇌는 올바르게 파악했다.

안면으로 마루에 돌진해, 그 기세로 물구나무 서기를 해버린 인간의 모습이었던 것이라고.....................



큰 소란이 일어났다.





*



결국 미키가 집에 갈 수 있었던 것은 7시를 넘어서 였다.

확실히 "벌집에 불붙은 것 같다"라는 표현외에는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검도부의 부원들이 달려들러 완전하게 정신을 잃고 있는 켄지를 둘러싸고, 부장과 주장과 여자부 주장이 언쟁하기 시작했다.

"빨리 일으키지 않으면!" "안돼! 움직이면 안돼!" "치료를 하지 않으면!" "구급세트는?" "의무실에!" "바보, 구급차다!" "그것보다 선생님께!" "좋으니까 빨리 구급세트!" "누군가 선생님을 부르러 가!" "꺄-, 왜 그래, 빈혈?" "앗, 여기도! 들것이 필요해! 이 아이 쓰러지려고 해!" "바보! 좋으니까 어서 구급차다!" "많아, 피, 피가 퍼지고 있어!"

마치 시간을 쓸데없이 보내는 전형과도 같은 회화가 끝없이 계속되어 우연히 무도장에 온 교사가 사태를 알게 된 것은 10분이나 지나고 나서였다. 그리고 이 야단 법석은 멤버를 바꿔 다시 반복되었다.
사태를 안 교사는 안색을 바꾸어 직원실로 뛰어들며 큰 소리로 외쳤다.

"큰일났다! 쿠, 쿠로이와군이 검도로 크게 다쳤다!"

그 소리에 무도장에 집결한 교장, 교감, 그리고 학년 주임.
한가운데 엎어지듯 쓰러져있는 켄지를 발견한 3명은 외치듯이 말하기 시작했던 것이였다.

"빨리 일이키지 않으면!" "안된다, 움직이면 안돼!" "치료를 하지 않으면!"

구급차가 영국학원에 온 것은 사건이 벌어진 뒤 30분 이상이 지나고 나서였다.
그리고 학교의 중요한 멤버는 전부 구급차에 동승하거나, 혹은 그 뒤를 차로 쫓아가 병원 대합실에서 환자들의 빈축을 사게 되었던 것이였다.

그리고 간신히 사태가 진정된 것은 치료를 한 의사에게서 켄지의 상태를 듣고 나서였다.

"생명에 이상은 없습니다. 그러나 코뼈는 부서져 있어서 당분간 입원이 필요합니다. 아마 인공뼈를 묻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외는 앞니가 상하 4개 부셔졌습니다. 그 영향으로 입안의 여러곳에 상처가 났습니다만, 큰 상처는 아닙니다. 덧붙여 걱정하고 있던 목뼈나 머리 부분에의 영향입니다만, X레이를 살펴본 결과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몇일 뒤 CT의 결과가 나오므로, 그 때쯤이면 확실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당사자의 의식은 이미 회복하고 있습니다. 가벼운 뇌진탕이었던 것 같네요. 다만, 오늘밤은 면회를 삼가해주세요."

의사는 사무적으로 그렇게 말하고, 곧바로 다음 환자를 치료하러 돌아갔다.
결국 그 장소에는 교장과 교감이 남아 곧 올 예정인 쿠로이와 타케시를 기다리게 되었다.
마음이 무거운 일이었지만 이것은 타인에게 맡길 수 없었다. 만일 타케시의 기분에 거슬리면 교장이라고 해도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었다.
한편, 학교로 돌아온 쪽의 임무는 사고 원인의 파악이었다.
그 일은 학년 주임 고다가 실시하게 되었다. 여기에서도 나름대로 머리를 쓰고 있었다. 사고의 원인을 밝혀내고, 그 책임을 뒤짚어 쓸 인간을 결정한 뒤, 쿠로이와에 보내지 않으면 스스로의 목이 위험하게 되는 것이었다.

조속히 무도장에 대기시켰던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묻기 시작했다. 그러자 얼마안되 안성맞춤의 이름이 튀어나왔던 것이였다.

"뭐? 이시다? 이시다 미키? 2학년 B반의?"

고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더 이상 없을 것 같은 캐스팅이 아닌가. 이것을 이용해서 그 건방진 햇병아리 교사를 혼내줄 수 있겠다. 거기다 쿠로이와씨에게 보고할 수 있는 최고의 희생양이 아닌가!)

고다는 느슨해질 것 같은 입가를 손으로 숨기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이시다! 이시다, 어딨냐?"

그러자 학생들의 울타리가 갈라지며 뒤에서부터 미키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시다!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미키가 입을 여는 것보다 먼저 고다는 일갈했다.
미키는 눈을 크게 뜨고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다를 보았다.

(교사도 야쿠자도 같다. 일갈하면 위축되게 되어버린다. 그 다음은 간단한거야.)

고다의 상투적인 수단이었다.

"너, 상대는 큰 부상을 입었다! 도대체 어떻게 책임질 생각이야!"

먼저 책임을 뒤짚어 씌우려고 하는데 갑자기 끼어드는 사람이 있었다.

"다릅니다. 미키의 책임은 없습니다."

여자 검도부의 주장 타나카 토모미였다.

"없다니 무슨 소리냐? 쿠로이와군은 이시다와의 대련으로 큰 부상을 입었지 않냐?"
"사고입니다. 단순한 사고입니다. 그것도, 공평하게 보면, 부주의했던 것은 선배쪽이었습니다."

토모미는 냉정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사고로부터 이미 2시간이나 지나있었다. 그 동안, 무도장에 대기를 명령받았던 학생들은 그 시간을 이용해서 사고의 원인판명을 해나가고 있어서, 이미 결론이 나와 있었던 것이였다.

"타나카가 말하는 대로입니다. 쿠로이와 선배는 자신의 의지로 방어용 기구를 사용하지도 않았습니다. 이시다는 선배에게 방어용 기구를 쓰라고 말했었습니다."

검도부의 부장이 덧붙였다.

"게다가 이시다는 검도를 막 시작했습니다. 오늘 체험입부하러 와서 타나카에게 죽도 휘두르는 것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간신히 미키가 입을 열었다.

"어......나, 깜짝 놀라 버려서..... 선배, 갑자기 대단히 빨리 돌진해 왔기 때문에 무서워서 옆으로 피하며 죽도를 휘두르니까, 선배 바닥에 넘어졌던 것 같아.........정말........무서웠어요."

벌벌떨면서 밑을 보고 미키가 그렇게 말하자 모여있는 학생들이 걱정하는 듯한 시선으로 미키를 보았다.

"선생님, 미키를 탓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선배의 상처도 걱정이지만, 그것은 검도부의 룰을 지키지 않았던 선배에게도 책임이 있으니까."

고다의 기대와는 달리 현장의 학생들이 미키를 감싸고 있었다.
현장에 없었던 고다가 현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미키를 가해자로 만들어낼 수는 없었던 것이였다.
내심 안타깝게 생각했지만, 그렇다면 여기서 더 이상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빨리 책임자를 만들어내 쿠로이와에 보내지 않는다면, 자신이 전부 다 뒤짚어써버릴지도 몰랐다.
고다는 당황해서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간신히 무도장의 학생들은 귀가가 허용되었던 것이였다.





"아-, 지쳤다."

미키는 현관에서 구두를 벗으면서 탈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안쪽에서 나온 요우코의 얼굴을 보고 당황하며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미키...... 이리와."

굳은 표정으로 미키에게 시선을 향하던 요우코가 거실의 문을 열었다.

"무슨 생각이지?"

미키를 정면에 앉게 한 뒤, 요우코는 미키를 응시하며 물었다.

"에............아, 저것은..........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고야."

미키가 머뭇거리며 대답하자 요우코의 시선이 더욱 엄격해졌다.

"성실하게 대답해! 왜 네가 검도부에 있었지?"

책상을 팡! 하고 두드렸다.
그러자 미키의 표정에서도 방금전까지 시치미떼고 있던 분위기가 사라져갔다.

"체험 입부였어. 토모미가 가자고 해서 같이 갔을 뿐."

그렇게 대답하며 미키는 간단히 말했다.

"이전에는 흥미없다고 말했었잖아. 왜 갑자기 갈 마음이 생긴거지?"

".......별로....... 이유는 없어. 권해졌는데 거절하지 못한 것 뿐이야."

"그럼, 왜 상대에게 상처를 입혔지?"

"그러니까 사고라고! 그렇게 말하고 있잖아!"

"......... 그런 거짓말이 통용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요우코의 목소리는 서서히 부드럽게 되어갔다. 그러나 시선의 날카로움은 방금 전과 비교할바가 아니었다.
요우코가 시합할 때에만 보이던 조용한 압력이 눈동자에서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그렇게되면 미키도 시선을 맞추고 있을 수 없게 된다.
옆으로 시선을 피했다.

"나는....... 잘못하지 않았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는 검도를 도대체 무슨 일에 쓴거야! 무도를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고 있어!"

요우코는 다시 책상을 두드렸다.
그러나, 그런데도 미키는 기가 죽지 않았다.
고개를 들고 요우코의 시선을 정면으로 맞받았다.

"나는 잘못하지 않았어! 괴물을 퇴치하기 위해서 죽도를 사용하는게 뭐가 나빠! 썩은 근성의 독충은 밟아서 잡을 수 밖에 없잖아!"

미키는 양손으로 책상을 두드리면서 일어섰다.

"미키........너............설마.........."

요우코의 눈동자가 놀람으로 크게 떠졌다.

"언니가 나빠! 어째서 내가 말해주지 않은거야! 잘못하면 내 친구가 그 괴물의 독니에 물려버릴지도 몰라! 그렇게 되고나서는 늦어!"

미키는 단번에 외쳤다.

"읽었구나, 편지를........."

"봤어! 저런..........저런 심한 이야기.........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그런 놈이 같은 학교에 편히 다니고 있다니.........참을 수 없었어!"

눈물이 배인 눈동자로 자신을 쏘아보듯이 응시하는 미키를 요우코는 참촉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미키의 심정은 잘 알았다. 요우코의 속에도 미키에게 찬동하는 듯한 기분이 있었다.
그러나.........요우코는 후회를 하고 있었다.

(왜.......어째서 미키에게 이런 일을 하게 나둔걸까..........한다면 내가 정면으로 맞서지 않으면 안되는데! 이대로는 '쿠로이와'라고 하는 권력이 미키를 향해버린다. 그런 바보같은 .............. 최악의 일이 되었다..........)

"미키......."

요우코는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그 눈동자에는 방금전까지의 분노가 담겨있지 않았다.
오히려 투명해보일 정도의 고요하게 보였다.

"네가 한 일은, 이제 되돌릴 수 없어. 그리고 너의 동기가 정당한가는 관계없이 직면해야 하게 된 일이 있어. 알고 있어? 너는 '쿠로이와의 복수'의 표적이 되었어."

"'복수'는 무슨 소리야! 원래 원인은........"

"그런 도리가 통할 것 같으면, 누가 그런 짓을 해!"

미키의 말을 덮듯이 요우코가 단언했다.

"쿄오코씨에게, 시미즈 선생님에게 그런 일을 저지른 변태야. '쿠로이와'의 권력에 우쭐해있는 그런 남자가 너를 이대로 방치한다고 생각해?"

"농담이 아냐! 그런 놈, 언제라도 상대해준다! 그 정도로는 상대도 안돼."

"너.......... 설마 쿠로이와 켄지가 스스로 덤벼온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그 요우코의 말에 미키의 표정에서도 희미하게 두려움의 표정이 떠올랐다.

"편지에 써있었잖아. 사실인지 알 수는 없지만, 상대는 여쿠자도 이용하고 있어. 너에게 그런 상대와 싸울 능력이 있어?"

".........."

요우코의 직접적인 질문에 미키는 반론할 수 없었다.
분노에 스스로를 잃고 있었다. 미키는 처음으로 그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럼, 언니는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자는 거야? 쿄오코씨를 방치해두고 도망가는 거야? 복수가 무섭기 때문에 모르는 일로 하자는 거야?"

그 말에 요우코는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쿄오코씨를 나두지 않아. 내가 모든 화근을 제거할 생각이었다. 앞으로 며칠뒤에는 그 녀석이 나를 초대해오기로 되어있었어. 깜찍한 함정을 쳐둔 뒤에. 거기서 모든 것을 끝내려고 했었는데.........."

요우코로서는 드물게 한숨을 내쉬었다.

"언니......자신을 희생해서........"

"'희생'? 농담이 아냐!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 녀석이나, 호위하는 야쿠자가 4,5명 정도 있어도 상관없어. 간단하게 때려눕힐 뿐. 게다가 모든 증거를 들이대어 깜찍한 쿠로이와 제국도 쓰러트려 줄 생각이었다."

미키는 거기까지 듣자 처음으로 자신이 터무니없는 실수를 해버렸다고 자각했다.
언니라면... 요우코라면 확실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미키는 깨달았다.

"나............나는........"

미키는 자신의 실수에 입술을 깨물었다.





프르프르프르........프르프르프르......

두명 사이에 감도는 침묵을 깨듯이, 갑자기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요우코는 일어서서 전화를 받았다.

"네, 이시다입니다."

"요우코씨, 아직 있었습니까?"

수화기의 안쪽에서 작은 소리가 새어나왔다.
요우코의 눈이 크게 뜨였다.

"쿄오코씨? 쿄오코씨? 지금 어디? 전화해도 괜찮나요?"

요우코의 목소리에 미키의 어깨가 움찔했다.
언니의 얼굴을 뚫어져라 응시하기 시작했다.

"요우코씨........ 내 편지를.........읽었나요?"

"읽었어요. 전부 읽었습니다."

"아-, 그건 전부 사실입니다. 나, 경멸하겠지만, 그렇지만 요우코씨 믿어주세요. 당신이 노려지고 있어요."

"쿄오코씨, 당신은 나의 소중한 친구입니다. 나는 당신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용기에 경의를 느낍니다. 그런 심한 상황에서 나에게 알려줄 수 있다니..........."

"그만두세요. 나에게 용기는 조금도 없습니다. 정말............ 조금이라도, 요우코씨의 천분의 일이라고 용기가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심하게 되지는 않을텐데........ 오늘 저녁에는 어째선지 감시가 없어서 겨우 이런 시간에 전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렇지만 결심하고 전화해준거군요. 고마워요, 당신의 상냥한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요우코의 말에 전화기에는 쿄오코가 흐느껴우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그러면 어서 도망치세요. 그, 그 남자가 다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면 괜찮습니다. 지금이라면......."

"아니오. 나는 도망치지 않습니다. 내가 도망치면 쿄오코씨도, 남편도, 당신의 아기도, 그 남자에게 인생을 엉망진창이 되어버립니다. 그 남자의 일은 나에게 맡겨주세요. 반드시 그에 적합한 댓가를 치루게 합니다."

요우코의 침착한 말이 쿄오코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런 일, 무리입니다! 아, 아, 아........... 그 남자에게 거슬리다니............"

"쿄오코씨, 침착해주세요. 그리고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봉건 시대가 아닌거예요. 비록 아무리 권력이 높아도, 부정한 행동은 처벌되요. 어떤 인간도 법앞에서는 평등해요. 무서워하지 마세요! 당신은 뭐하나 나쁘지 않아요. 무서워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그 남자예요!"

정말 자신으로 가득찬 말이었다. 쿄오코는 전화기를 통해 전해지는 요우코의 목소리에 점차 침착해졌다.

"쿄오코씨, 나에게도 생각은 있습니다. 별로 무모한 일을 할 생각도 없습니다. 이쪽의 이야기지만, 나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여기 현경에. 그 남자의 행위는 범죄 그 자체입니다. 비록 미성년이라고 해도. 그러니까 .... 쿄오코씨, 나는 당신의 허락을 받고 싶어요. 경찰이 움직이면 반드시 당신에게 괴로운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도, 당신의 가족에게도. 그렇지만, 지금처럼 그 남자의 손안에서 일생을 견뎌낼 수 있습니까?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히며 당신의 아이를 길러 갈 수 있을까요?"

"요우코씨......나............."

쿄오코의 목소리는 흔들리고 있었다. 두려움과 희망 사이에서.

"부탁해요! 언니 말을 들어요! 언니를 믿어요!"

갑자기 수화기에서 낯선 소리가 끼어들어와 쿄오코는 놀랐다.

"엣, 누구...?"

"나, 미키라고 합니다. 이시다 요우코의 여동생입니다. 면목없지만 나, 언니에게 온 쿄오코씨의 편지 읽어버렸어요. 남의 편지를 읽다니 최악입니다. 언젠가 사과드릴께요. 하지만 이것만은 들어주세요. 쿄오코씨, 쿄오코씨는 전혀 나쁘지 않아요! 당신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요! 당신은 부끄러워하거나, 약점으로 생각할게 없어요! 그러니까 그 남자와 싸워요! 그런 놈, 그런 얼간이, 무서워할 가치가 없어요. 오늘, 나, 죽도로 그 괴물의 머리를 두드려줬어요. 사실은 머리를 박살내줄 생각이었지만 의외로 딱딱해서 안면을 박살낼 뿐이었지만. 지금쯤은 병원에서 울고 있을 거예요, 반드시. 정말로 어리석은 남자예요. 그 남자의 정체는 그런 거니까 무서워하지 마세요! 언니를 믿어요! 반드시 괜찮아요! 언니는 나같은 것보다 100배는 강하니까요!"

갑작스런 미키의 난입에 쿄오코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미키의 힘넘치는 말이 쿄오코에게 새로운 용기를 주는 것 같았다.

(역시 자매겠지......... 요우코씨와 미키씨. 에너지가 가득차있는 것 같다. 이 두 명이 응원해주고 있어. 나는 혼자가 아냐.)

공포와 희망사이에서 흔들리던 쿄오코의 마음이 간신히 다른 쪽으로 기울었다.

"...........고마워요...... 나 노력해볼께요. 요우코씨, 도와줄래요?"

"쿄오코씨, 이쪽이야말로 고맙습니다. 용기를 가져줘요. 나, 당신의 신뢰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습니다. 이번은 이쪽에서 공격할 차례예요. 돌이킬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겠습니다."

요우코가 침착한 목소리에, 신념과 정열이 더해졌다.
3명의 미녀들의 의지가 하나로 모여서, 검은 안개로 가려진 권력에 선전포고하는 순간이었다.


ps:2화까지는 전부 연재되어 있습니다. 2화는 전체 32편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키츠네는 아마도 7편인가? 하여간 그 언저리부터 나옵니다.

ps2:만약 제가 이거 도중에 때려치겠다고 한다면 욕먹겠죠? 가끔......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해서 계속, 일일 연재라도 해야한다는 의지(?)를
억누르며, 저도 인간이라고, 좀 쉬다가 해도 상관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연이서 잡혀있는 약속, 술마시자는, 영화보다는 약속들을 전부 지키려
고 하니, 하루가 굉장히 짧아지고 편역(?)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
네요. 그래서 부족해지는 잠......... 악순환입니다.-_-;
하지만............. 연재란 약속이나 다름없는 것이고, 약속을 어기는 것
은 괴롭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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