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경험담

[아스라이] 첫번째 이야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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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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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 안개비(fog-rain)


## 아스라이(far off)...아득한 그리움...또는 아련한 기억...##


소년은 올해 7살이 되었다.

그리고 그 나이는 소년이 국민학교에 입학할수 있는 나이가 되는것을 의미했다.

아직은 쌀쌀한 2월...소년이 국민학교에 들어가려면 한달을 기다려야하는 시간이

남았다...



하나. 이야기에 들어가기전의 이야기




소년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자신의 윗형과 누나들...그리고 사촌형들이 매일매일

가방과 도시락을 싸들고 가는 국민학교,그 학교에 자신도 얼마 안있으면 가기 때문

이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비록 부자는 아니었지만 자식들만큼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공부를

가르쳐야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소년의 위에 형둘, 누나한명이 학교를 다

녔어도, 그냥 농사나 거들게 하라는 주위의 유혹에도 소년을 학교에 입학시켰다.

보통 한가정에서 한두명밖에 진학을 못하던 때이었기 때문에 위로 세명이나 학교를

다니는 소년의 집에서 소년의 입학을 허락한것은 조금은 파격적이라고 할정도의 일

이었고 그것에 소년이 너무나 기뻐한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직은 쌀쌀한 겨울날씨에 섞여있는 차가운 바람이 냇가 새마을 운동때 쌓아둔 뚝

방에 앉아 흘러가는 물을 보던 소년의 볼을 감쌋다.

"너 학교에 가면 정말 열심히 해라. 그래서 나중에 못배웠단 설움 받지말고. 그래

서 무리해서 너를 학교에 보내는거니까"

소년은 다짐을 하려는듯이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오늘 아침 아버지가 자신의 국민

학교 입학을 알리면서 했던 말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자신의 형들과 누나들의 책을 보면서 정말 그것을 부러워 했었다.

그리고 그 부러움의 대상이 이제 이루어진것이다.

문득 소년은 벌떡 일어나서 자신의 곁에있던 돌을 주워 냇가에다 던졌다.

"나도 이제 국민학생이다. 학생이라고~"

그렇게 큰 소리로 외치는 소년의 얼굴은 기쁨에 들떠 약간 홍조가 드러나 있었다.

목이 조금은 아플 무렵까지 몇번을 외치며 기쁨을 표현하던 소년은 문득 자신의

집앞 냇가 건너편에 있는 산을 바라보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놀이터로 매

일같이 오르고 내린곳이라 이제 학교에 가면 어쩌면 그것을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

각이 들었던 것이다.

"한번 가볼까?"

소년는 해가 가운데를 넘어서 서쪽으로 반쯤 기울은것을 보며 갔다오는 시간을 생

각했다. 그리고 소년은 산속으로 움직였다. 오늘은 맘껏 산에서 놀리라 생각하면

서......



"야호~"

힘차게 산 정상 올라와 외치는 소년에게 부딪치는 차가운 바람은 익숙한 산길을 뛰

어온 소년에게는 시원하게 느껴졌다. 가장 꼭대기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차갑게 흐

르는 땀을 훔친 소년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앞에 이쓴 산뒤에 또산이 그리고 그 산

뒤에 또산이 우뚝 서있는것을 보며 저곳은 얼마나 멀까 생각했다. 매일같이 생각했

지만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산속이었다.

얼만전 자신의 친구 만복이란 놈하고 같이 가려고 집에서 삶은 계란과 물까지 준비

했다가 아버지께 들켜 빼앗기고 허무하게 실패한적이 있는 소년은 자신에게 아직

알수없는 세계인 그곳을 한번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이라는 다짐

을 하면서...


한참을 그렇게 여기 저기 산속을 돌아다니며 뛰어놀던 소년이 문득 자리에 그대로

멈추어섰다.그런 소년의 눈은 서서히 낮추어져 거의 엎드리다 시피한 자신의 앞에

있는 풀숲에서 죽은듯이 자신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듯한 산토끼 한마리에 고

정되었다. 눈처럼 하얀색의 털과 앵두같이 빨간 눈. 토끼는 정말 귀여웠다.

꿀꺽...

소년의 입에서 침이 넘어갔다. 저 토끼를 잡아서 집에 가져가면 아마 부모님과 형

과 누나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을 수있고 또 자신을 국민학교에 보내준 아버지께 보

답 할수있으리란 생각이 어린소년의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살금살금...자세를 낮추고 아주 조심스럽게 토끼를 향해 다가가던 소년의 이마에는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땀방울이 돋았다.

그리고 손만 내밀던 잡힐만한 거리가 되자 소년은 몸을 날렸다.

푸욱!

요란하게 던져진 소년의 몸과 달리 헛노력만한 결과가 되었다. 소년의 기척을 느끼

고 있던 토끼가 소년이 몸을 날리자 잽싸게 도망쳣던 것이다.

"야~ 거기서!"

소년은 도망치는 하얀 토끼를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지 외치며 토끼를 쫓아갔다.

그러나 소년이 비록 산에서 많은 생활을 해서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토끼는 소년보

다 더 빨랐는지 소년의 손에 잡히지 않고 어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요리저리 피하

면서 잘도 도망쳤다.

그렇게 한참을 쫓고 쫓기는 대(?)추격전은 결국 죽어라고 쫓던 소년의 승리로 끝났

다.

"하하. 헉헉..."

양손으로 지쳐 쓰러져있는 토끼를 들고 한참을 뛰어다닌탓에 숨이 턱까지 넘어오는

것을 진정시키며 소년은 승리자의 웃음을 내비쳤다. 비록 아무도 봐주지는 않았어

도...


"어? 여기 어디지?"

그렇게 한참을 숨을 고른 소년은 잡은 토끼를 품에 고이 안고는 날이 어두워져 산

을 내려가려고 했다가 문득 이곳의 지형이 처음보는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지? 토끼를 쫓다가 너무 숲속 깊숙히 들어온거 같은데...큰일이야...'

주위를 둘러보던 소년은 이곳이 자신이 지금까지 한번도 와 본적이 없는...산뒤의

산이라는것을 어렴풋이 느끼고는 당황했다. 산이 높은 탓에 해는 벌써 노을이 지고

있었고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추운 이 겨울 날씨에 얼어죽을거란 생각이 소년의

머리에 떠올랐다. 그것은 얼마전에 사냥하러 갔던 동네형의 죽음을 봤던 탓이 컸

다...

소년은 지는 해를 보며 산뒤에 마을이 있을거라는 짐작을 하며 힘겹게 다시 자신의

앞에있는 산을 하나 넘었다.

그러나 소년에게 보이는건 또 하나의 산이있고 그렇게 한참을 이리저리 길을 찾던

소년은 이내 지쳤는지 따뜻했지만 부족한 토끼를 꼭 껴안으며 싸늘해지는 날씨에

몸을 떨며 땅에 주저앉았다.

[산에 가서 날이 어두워 못나오게 되거든 굳이 나오려고 하지말고 어디 동굴이나

풀숲 깊숙한 곳에가서 하루밤을 지새거라. 무리하게 움직이려하면 오히려 더 깊숙

히 들어갈수있으니]

다가오는 어둠과 싸늘한 2월의 겨울바람에 공포에 질려가던 소년의 머리에 문득 아

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소년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자신이 하루밤을 지

낼수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어제 자신의 위의 형이 말한 어쩌면 영원히 눈을 못

뜨고 가족들과 만날수없는것이라는 죽음이 자꾸 떠오르는 탓에 그 찾음은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고 그런 노력에 소년은 마침 작은 동굴 하나를 찾을수 있었다.

소년은 힘겹게 동굴에 들어서서 칡넝쿨로 토끼를 안쪽에 매달고는 주위에서 마른

풀을 잔뜩 모아 자리를 마련하고는 그위에 누워 토끼를 꼭 껴안았다.

덜덜...

비록 밖보다는 따뜻하다 하나 아직은 겨울...그것도 산속의 유난히 더추운 겨울의

날씨에 소년은 몸이 떨리며 잠이 옴을 느꼈다.

"미안해...토끼야..."

문득 추위에 떨던 소년의 눈에 하얀 달빛에 비쳐지는 하얀 토끼의 발에서 붉은 피

가 흐르는것이 들어왔다. 아마 자신으로부터 도망칠때 얻은 상처일것이다. 소년은

억지로 일어서 나무에서 잎을 따 토끼의 발버둥 치는 토끼의 발에 흐르는 피를 닦

아주었다.

"오늘밤만...나랑 같이 있어줘...오늘밤만..."

문득 소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왜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지도 모른채.

소년은 다시 잠이 옴을 느꼈다...점점 춥지 않고 편안한 잠이 소년을 데려가고

있었다...죽음이라는 곳으로...


소년이 잠들자 문득 소년의 주위에 빛의 무리가 생겼다. 그리고 그 빛은 곧 하나의

형상을 만들었다. 사람의 모습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그런 모습이었다.

"어쩌지...나는 이 소년에게 모습을 드러낼수없는데...하지만 이대로 내버려두면

이 소년은 죽을꺼야..."

자고있는 소년을 보며 빛의 형상이 망설이는듯한 표정으로 말을 했다.

"괜찮을거야.이소년은 왠지 다른 인간들같지 않으니까...앞으로 나에게 남은 시간

은 1년...그 시간동안 이세계에 인연하나 남기는것도 괜찮을거야...이소년은 우리

엘프들처럼 순수하니까..."

한참을 생각한후 빛의 형상은 결심한듯 중얼거렸다.그렇게 중얼거리는 빛의 형상의

손에는 소년이 들려있었다.문득 따뜻한 기운이 동굴을 가득 감쌌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단지 풀숲만 누가 누워 있었던것을 알리는듯이 남아있었다...




안녕하세요...해검입니다...이글은 그냥 편히 읽으셨음 하는마음에서 쓰는겁니다.

성장소설을 표방하나 환타지라는 것이 아주 조금 들어가있는 형식이고요...

중편입니다. 한 10-20편정도로 첫번째 이야기 매듭짓고 다시 다른얘기로 풀어나가

는...그런 형식입니다.

감상이나 추천같은건 왠만하면 하지마시길...그저 읽고서 읽을만하다 싶다는 생각

만 들었으면 하니까요...

즐거운 하루되십시요...

p.s 이때의 배경이 80년대말 90년대 초라서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썼습니다.

이점 숙지해 주세요...

참고로 토끼는 정말 죽어라고 쫓아가면 지쳐 포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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