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스토리 -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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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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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 시끄럽게 울려대는 알람 시계소리에 번쩍 눈을 떴다.
-아...머리야...
머리가 텅 빈 것처럼 두통이 몰려왔다.
어제 마신 술이 아무래도 몸 컨디션을 망친 것이다.
-지금 몇 시지?
윤은 7;00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를 바라보며 재빨리 세면장으로 걸어갔다.
-조금만 마신다고 마셨는데....2차에서 너무 했나,,,,
윤은 첫날부터 그렇게 많은 술을 마시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그것도 상사들이 있는 곳에서,,,
세안을 마친 윤은 옷장을 열며 무얼 입고 갈지 고민에 빠졌다.
올 봄에 옷을 산 뒤로 통 쇼핑을 못했던 터라, 입을 만한 것들이 별로 없었다.
요즘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집안이 많이 쪼들리고 있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한창 잘 나가던 사업이 한번 어렵게 되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기 시작 한 것이다.
한가롭게 옷 한벌 사달란 말을 할수도 없는 일 아닌가.....
-후....직장 들어가길 잘했어,,,,,이제 나도 짐이 되지는 말아야지...
윤은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칙칙하지도 않은 베이지색 정장을 꺼내 입었다.
-그래 어차피 회사에 가면 제복을 입으니까....
대충 출근할 채비가 갖춰진 윤은 안방에다 대고 '엄마 갖다 올께'라며 낮게 인사한 뒤
힐을 꺼내 신었다.
-아니 밥 먹고 가야지?
-엄마 어제도 늦을 뻔 했단 말야...
-그러게 일찍 일어나면 좀 좋아....그리구 어젠 너무 늦었더라.....아버지가 걱정하시느라
새벽에 잠드셨어....오늘은 않 늦지?
-응, 않 늦을 거야...그런데 요즘 아빠 회사 어때?
-후~~~말도 마라....매일 술에 절어 들어오시는데 내가 더 보기 안쓰럽다.
-아직도 않 좋으신가봐?
-너는 걱정 않해두 돼...딴 생각하지 말구 업무에나 신경써!...작은아버지가 어렵게 소개해 준
데잖니....작은아버지한테 누가 가지않게 조신하게 행동하구...
-아유 또 잔소리 시작했다....어머! 나 늦겠어,,,,엄마 갖다 올게....
-그래...차 조심하구,,,,배고프면 가다가 뭐라두 사 먹어,,,,
-응...걱정마,,,,
윤은 현관문을 열며 뛰다시피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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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오는 옆좌석에 앉은 강을 제대로 바라볼수 없었다.
언제나 아침이면 오를 회사까지 태워다 주며 자신의 회사로 출근하는 강은 바로 그녀의
약혼자였다.
-경란아 오늘 컨디션이 않좋은 가봐?
-응? 아니....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야...이거 너무 하는데....나는 어제 너 보려구 전화를 그렇게 해 댔는데
....넌 술마시느라 정신없었다 이거지.....?
-아니야....어제 나이트 갔었거든, 우리 과장님 하구 직원 모두,,,,씨끄러워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어,,
-아니 ...과장 나이가 몇인데 나이트를 가냐? 들여보내 주기나 해?
-아...그게 우리 부장.....
그녀는 여기까지 말이 나왔다가 입이 쏙 들어가고 말았다.
생각하기도 싫은 호칭이었다.
-뭐,,,,,너희 부장이 어쨌다구,,?
-응....아니 ...아무것도 아냐....그건 그렇구 오늘 나 퇴근할 때 데리러 와줄래?
-응...왜? 오늘 나 야근해야 되는데.....무슨 일 있어?
-아...아니 그냥 ,,,,자기랑 영화 한편 보려구,,,,
-어쩌지......나도 그러구 싶은데, 우리 악마같은 실장이 놔 줘야 말이지.....담에 보면 않될까?
-그래..........
미스 오는 차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옆에 있는 아무것도 모르는 강에게 너무 미안할 따름이었다.
오늘은 출근을 하지 않으려고 마음 먹었었지만 강에게 괜한 걱정을 끼칠까봐 어쩔수 없이
출근을 하는 것이었다.
어느덧 차는 회사 앞에 다다랐다.
-나 갈게 ......
-그래...........경란아! 힘이 너무 없어 보인다. 어디 아픈건 아니지?
-응....먼저가....
오는 차에서 내려 강이 갈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활짝 웃어주며 가는 강에게 당장 울음을 터뜨리며 안기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구름 처럼 회사 안으로 몰려들어가는 직원들을 보며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 일이 자꾸만 머리속을 헤집고 다니며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에게 한껏 욕심을 채운 백은 한참동안이나 그녀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그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겨우 그녀에게서 떨어진 백은 담배를 한 대 피워물며 말했다.
-역시 생각대로 맛이 끝내 줬어,,,,,네 남편 될 녀석은 정말 운도 좋군,,,,
-.........
-이봐!! 미스 오,,,,내가 죽이고 싶겠지? 하지만 너두 꽤나 즐기던데? 내 밑에
깔려 있으면서 네 약혼자 생각했나? 크큿
-나쁜 자식,,,,어떻게 너 같은 자식에게....
-후,,,,한번 살을 같이 맞댔다고 벌써 막가는 거야? 난 엄연히 네 상관이야....
너같은 계집 여럿 먹어봤지만,,,,,넌 제법 괜찮았어,,,
-.........
-어쨌든 밤이 너무 깊었군,,, 너도 집에 가봐야지? 아참 그리구 네년 팬티는 내가 기념으로
간직해 둘께....내 취미라서 말이야...
-돌,,,돌려줘요....뭘 입구 들어가란 말이예요?
오는 어이가 없어서 물었다.
-네 치마는 않 뺐어간다구,,,,안에 팬티 않 입었다고 달라질건 없잖아? 크크
-.......당신 변태 예요?
미스 오는 백의 손에 들려있는 자신의 속옷을 쳐다보며 치욕에 몸을 바르르 떨었다.
백은 택시를 타고 가려는 오를 억지로 집까지 데려다 준 뒤 이렇게 말했다.
-오늘 일은 그냥 잊어버리라구,,,,그게 네 결혼 생활에도 이득이 될테니....알겠어?
-...................
-대답도 하기 싫다 이건가? 뭐 좋아,,,,들어가 보라구,,,
'딸깍'
차 도어를 열고 시선을 돌리는 그녀에게 백은 한마디를 던졌다.
-내가 그리우면 언제든 상대 해주지...잊지 말라구.....
'개 자식'
그녀는 분한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어 입슬을 피가 나도록 꽉 깨물었다.
이것이 꿈이기를..............
어제의 일이 생생하게 그녀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내리 꽃였다.
아무래도 오늘은 회사를 하루 쉬는게 나을 것 같았다.
"어...미스 오...?"
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불렀다.
생각에 잠겨 있던 그녀는 깜짝 놀라며 뒤를 쳐다 보았다,
그녀의 뒤에는 어제 신입으로 들어왔던 미스 윤이 숨을 헐떡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아 .언니.......
-여기서 뭐하고 서있었어요? 난 지하철 타고 오면서 늦을까봐 막 뛰었는데...아직 않 늦었
죠....우리?
-네....
-어젠 왜 말도 없이 먼저 가버렸어요? 부장님이 미스 오 먼저 갔다고 말씀 해주시지 않았
으면 다들 걱정했을 거예요!!! 어디 아팠었어요?
-아....네...
윤은 유난히 기운이 없어 보이는 오가 이상해 보였다. 어제 여직원 무리들 중 가장 쾌활하
게 그녀를 대해주던 이가 바로 미스 오 아니었던가,,,,
-지금도 어디 아픈거예요?
-아뇨...이제 괜찮아요...잠을 좀 설쳤더니.....
-아...늦겠다. 우리도 빨리 가요.
윤은 미스오의 팔짱을 끼며 회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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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미스 오는 표정이 굳어있었다.
업무가 손에 잡힐리 없었다.
끝내야 할 서류가 산더미 같았지만, 그녀의 머리속엔 오로지 백의 느물느물한 웃음만이
맴돌고 있었다.
옆에 앉은 윤과 최 도 영문을 알수없어 답답한 마음으로 그녀를 힐끗힐끗 쳐다보고만 있었
다.
보다 못한 최가 그녀를 휴게실로 데려갔다,
-야 !! 너 오늘 무슨 일 있어? 어젠 아무소리도 없이 사라지더니,,,,오늘은 아무말도 없구...
애인이랑 싸운거야?
-..........
-아님 어디 아퍼? 심하면 조퇴해....약이라도 사다 줄까?
-.............
-아이참,,,,답답해 죽겠네...말 좀 해라,,,응?
-나....아무렇지도 않아,,,,싸우지도 않았구,,,,,그냥 몸이 피곤해서 그래...
-............
최는 걱정스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와는 입사 동기였고 회사에선 제일 절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그녀가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을수 없었다.
-그래 네가 괜찮다니....믿어야지 뭐,,,,!!!
둘은 말없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윤은 최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 보고 싶었지만, 아직 그리 친하지 않은 사이라 쉽게 입을 뗄
수 없었다.
곧이어 점심 시간 종이 울리고 다들 자리에서 바삐 일어섰다.
미스 오도 최의 손에 이끌려 윤과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지하 사내 식당으로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순간 미스 오의 핸드폰이 울려댔
다.
'띠 디디디디~~~'
-여보세요?
-나야....미스 오...!!
-...........!!?
그녀는 순간 전화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랐
다.
-먼저 내려가세요....전화받구 갈께...
미스 오는 최와 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재빨리 옆 휴게실로 뛰다시피 걸었다.
-여...여보세요,,
그녀의 음성은 이미 떨리고 있었다.
-나라구,,,,어젠 잘 들어갔나,,,,,,,,?
-이...이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숨 넘어가겠군,,,,천천히 얘기하자구....내 컴퓨터에 직원들 비상 연락망과 주소 전부 다 있는
거 모르나?
-..........왜 전화 한거죠?
-훗,,,,성질도 급하군...지금 점심 식사하러 가는 중이었지?
-.........
-뭐...나랑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거 다 알고 있어..! 그럼 용건을 말하지.
-.........
-오늘 저녁 퇴근후 부장실에 잠깐 들러! 할 얘기가 있으니...
-뭐라구요? 내가 왜 댁과 얘기해야 되죠? 거절하겠어요....난 당신과 할 얘기....
그녀의 말을 끊으며 백이 낮은 음성으로 내뱉었다.
-들르라면 들러...네년 속옷 찾아가고 싶지 않아? 뭐 거절한다면 네년 속옷에다 이름을 써서
부서에다 몰래 던져두는 수밖에...
-이...파렴치한,,,
그녀는 백의 협박에 눈물이 나오려는걸 겨우 참으며 말했다.
-어쩔 셈이예요?
-그냥 잠깐 들렀다만 가라구,,,,왜 내가 이상한 짓 할까봐 그래? 회사에서 그런 짓 할만큼
난 어리석지 않아.
-.......
-대답 않 할거야?
-........
-응?
-...알았어요....하지만 바로 나오겠어요, 만약 또 내게 손댄다면 그땐 나도 참지 않겠어요.
-물론이야....어젠 내가 조금 취해서 실수 한거라구....
그녀는 백의 말도 않돼는 변명을 뒤로한 채 전화를 끊었다.
소파에 털썩 주저 않은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한숨을 내 쉬었다.
' 그 얼굴을 또 봐야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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