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경험담

인형 제조 회사 -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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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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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재생

그곳은 어둠이 가득했다..............

따뜻한 날씨, 따뜻한 햇빛이 방을 밝게 비추고 있었지만, 쿄오코에게는 켄지가 앉아있는 곳만 어둡게 느껴졌다.
어둠의 결계를 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켄지는, 그 어둠에서부터 태어난 생물처럼, 자유롭게 그 세계에 친숙해지고 있었다.
그 날카롭게 빛나는 눈은 인간 접시로 전락한 요우코를 응시하며 그 배 위에 놓여져 있는 음식들을 보고 있었다.

"흐응, 괴로워. 역시 신선한 재료로 한정하지 말걸."

불평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을 요우코의 몸에 향하는 그 모습...........

쿄오코에게 그것은 제물인 요우코를 탐내는 재앙의 신 그 자체처럼 보였다.
지금 켄지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한 번이라도 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마치 먼 과거의 일처럼 생각되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체가 움츠렸다.
이대로 항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신을 가득채웠다.
심장 박동은 점점 빨라졌고, 의식은 멀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런 쿄오코의 모습을 켄지는 조용히 관찰하고 있었다.
안색이 종이처럼 하얗게 변해있었다.
방금전까지의 반항적인 분위기가 씻은듯이 사라져, 섹스 노예일 때의 익숙한 표정이 되고 있었다.

(후후후.......... 제 정신이 아니구나. 단지 이것으로 완전히 떨어지다니. 결국 노예로 태어난 여자는 이 정도인가.)

켄지는 쿄오코안에 자신에 대한 공포를 심은 것을 확신하고, 한층 더 크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한손으로 음식을 먹으며, 빈 손으로 요우코의 무릎을 벌린 뒤, 그 털없는 보지를 크게 넓혔던 것이었다.
쿄오코의 눈에도 요우코의 보지가 분명하게 보였다.

"잘 봐라, 쿄오코. 이것이 현실이다. 쿠로이와의 분노가 향한 여자의 영락한 모습이다."

켄지는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으로 요우코의 보지를 벌렸다.

"이 구멍에는 나의 자지를 몇 번이나 쳐넣었다고. 내키는 만큼 정액을 부어주었다고. 이 잘난듯이 까불던 입은, 지금은 노예의 맹세를 매일 반복하고 있지."

켄지는 요우코의 보지에 천천히 손가락을 밀어넣고, 젖어서 빛나고 있는 클리토리스를 만지며 말했다.

"그리고 이 놈만이 아냐. 자, 술이다, 고기변기 2호!"

켄지는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고 크게 고함쳤다.
그러자 뒤에있던 미키가 튕기듯이 일어서서 쿄오코의 옆에 앉았다.

"부탁드립니다, 쿄오코님. 그, 술은...... 제가 따뜻하게 했습니다. 쿄, 쿄오코님의 손으로, 주인님에게 따라주실 수 없을까요?"

기묘하게도, 미키는 말을 마치자마자 바닥에 엎드려서 기모노에 감쌓여진 엉덩이를 쿄오코에게 내밀었다.

"무, 무슨... 도대체......."

쿄오코는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켄지와 미키를 번갈아가며 보았다.
그러자 켄지의 차가운 목소리가 미키에게 향했다.

"어이, 고기변기 2호! 장난치지말고, 네 놈이 빼내!"

그 목소리에 미키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쿄, 쿄오코님, 부탁드립니다."

외치듯이 말한 미키는, 쿄오코의 앞에서 옷자락을 확하고 걷어올린 뒤 나신의 엉덩이를 내밀었다.
쿄오코의 눈 앞에 미키의 보지와 항문이 완전히 노출되었다.
그러나 쿄오코가 눈을 크게 뜬 것은, 그 양쪽 구멍에 무엇인가가 파묻혀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쿄오코님, 고기변기 2호의 보지에서부터 술을 꺼내주실 수 없을까요?"

그 말에 쿄오코는 숨을 삼키고, 보지에 들어있는 물건에 손가락을 댔다.
그리고 밖으로 내밀어진 부분을 잡고 천천히 꺼냈다.

"이, 이것은......시험관?"

미키의 몸속에서 분비된 점액이 묻어있는 그것은, 굵은 편의 시험관에 술을 채우고 코르크 뚜껑으로 막은 것이었다.

"술은 사람피부.......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의 고기변기도 사용하기에 따라서 편리하지."

요우코만이 아니라 켄지는 미키의 몸까지 장난감처럼 다루고 있었던 것이였다.
아직 고등학생인 여자 아이에게도 용서없는 켄지의 처사에 쿄오코는 이미 바로 볼 기운이 없어서 슬픈 표정으로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명령한대로 코르코를 뽑아 켄지에게 따르려고 할 때, 그제서야 술잔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황해서 탁자를 살펴보다 켄지에게 시선을 향하자,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켄지가 미소를 머금었다.

"술은 사람의 피부, 그리고 물론 그릇도 사람의 피부로 따뜻하게 데워서 사용하지."

그렇게 말하며 켄지는 요우코의 하복부를 더듬었다.
그 손의 움직임에 쿄오코의 시선이 못박혔다.

"쿄오코, 술이 식기 전에 나의 그릇을 꺼내라."

그렇게 말하며 켄지는 요우코의 다리를 더욱 크게 벌리고 그 보지가 보이게 했다.
쿄오코는 그런 켄지의 권유에, 최면술에 걸린 것처럼 그 손가락을 요우코의 보지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집어넣다가 깊숙한 곳에 딱딱한 것을 만져 그것을 천천히 꺼냈다.
그것은 일본식 술잔의 하나였다.

"술잔............입니다."

쿄오코는 떨리는 몸을 필사적으로 억제하면서 켄지에게 그 술잔을 건네주고, 술을 따랐다.

"쿠-! 맛있다. 과연 아버지 비장의 음양주다. 쿄오코도 한 잔 마셔라."

그렇게 말하며 켄지는 쿄오코의 손에서 시험관을 빼앗고, 대신 술잔을 내밀었다.
어느새인가 켄지가 시키는대로 움직이고 있던 쿄오코는, 학교에서 범해질 때처럼 부드럽게 그 술잔을 받아, 권유하는 대로 잔을 기울였다.

"잘 먹는구나, 쿄오코. 아직 술은 충분히 있으니까 사양말고 마셔."

켄지는 그렇게 말한뒤, 미키를 불러서 손에 들고 있던 시험관을 다시 보지에 꽂았다.
그러나 뚜껑의 코르크는 지금 없었다.
미키는 술을 흘리지 않도록, 머리를 바닥에 댄 채로, 엉덩이만을 들러올린 자세를 계속 취하고 있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쿄오코의 마음의 지주였던 2명의 미녀는 완전히 켄지의 장난감이 되어, 그 매력적인 육체를 도구처럼 사용되는 비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효과는 켄지의 기대를 웃돌아, 완전히 쿄오코를 재기불능케 만들고 있었다.

(이제 슬슬 끝내볼까.)

켄지는 때가 되었다고 판단한 뒤, 마지막으로 준비해둔 것을 말했다.

"쿄오코....... 나는 네가 무엇을 꾸몄었는지 전부 알고 있어. 읽었었다, 그 편지를."

조용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쿄오코는 재미있을 정도로 반응했다.
한순간에 창백한 표정이 되어, 몸을 떨면서, 무릎을 꽉 쥐었던 것이였다.

"믿고 있었다. 상당히 귀여워해 줄 생각이었는데....... 이 쿠로이와를 배신하다니!"

켄지가 말끝에 힘을 준 순간, 쿄오코는 말그대로 뛰어올랐다.
눈이 동그랗게 열리고, 턱으로 땀이 흘러내렸다.
입은 뭔가를 말하려는 듯 움직였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쿠로이와에게 대항한 자가 어떻게 되는지.... 벌써 충분히 깨달았겠지, 쿄오코?"

켄지는 또 어조를 바꾸어 이번에는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했다.

"너의 경우는 가까이에 그런 얼간이가 있어서, 너를 감언이설로 유혹했다는 것이 불행했던 거야. 솔직히, 나는 너를 돕고 싶다. 너를 마음에 들어하고 있어, 쿄오코. 아버지는 '쿠로이와에 반항한 놈은 1명도 남김없이 파멸시켜라.'고 말하지만 맡겨둬. 내가 수습해줄테니까."

켄지는 그렇게 말하며 쿄오코에게 윙크해보였다.
그리고 손을 뻗어 쿄오코의 손을 잡았다.
쿄오코는 움찔했지만 그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쿄오코......... 그것을 위해서 너의 협력이 필요해. 알겠지? 쿠로이와에 반항했던 것을 반성하고 있다고 드러낼 일을 하지 않으면 아버지도 납득하지 못해."

켄지는 한쪽 눈썹을 올려, 곤란하다는 표정을 떠올리며 말했다.

"무엇을....... 하면......."

작은 목소리가 쿄오코의 입에서부터 흘러나왔다.

"응? 아아, 별거 아냐."

켄지는 싱긋 웃으며 바지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그리고 켄지는 그것을 요우코의 배 위에 올려놓았다.

"봐라."

켄지가 그렇게 말하자 쿄오코는 주저하면서 그것에 손을 뻗었다.
그것은 지우개보다 약간 큰 것이었다.
재질은 고무같았다.
손바닥에 이상한 것이 느껴져 뒤집어보자, 그 쪽에는 무엇인가가 조각되어 있었다.
반대로 새겨져서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자세히 보자 거기에는 '고기변기'라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것을 써라."

그렇게 말하며 켄지가 준 것은, 검은 도장이었다.

"네가 좋아하는 곳을 골라 찍어라."

켄지는 요우코를 턱으로 가리키면서 그렇게 말했다.

"요우코씨에게........."

쿄오코는 손안의 도장을 보면서,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래. 내일 조각하는 사람이 오도록 되어 있어. 아버지에게는 노예가 된 놈에게 '고기 변기'라고 문신을 넣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그 때 너에 대한 것은 내가 잘 말해 줄께. '쿄오코는 완전히 반성해서, 스스로 주모자인 암캐 2마리에게 문신을 새기게 했다.'라고 말하면 아버지도 알아 주실 거야."

켄지는 악마같은 미소를 떠올리며 쿄오코에게 말했다.
그러나 쿄오코는 머리를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맛보고 있었다.

"무, 문신이라니! 그런 일 할 수 없어요! 부탁해요! 그것만은 멈춰줘요! 제발!"

쿄오코는 필사적으로 켄지의 팔을 잡고 애원했다.
자신때문에 희생된 요우코나 미키를 그런 심한 꼴로 만드는 것은 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어? 그런가....... 어쩔 수 없지. 그렇다면 내가 스스로 찍을까? 하지만 쿄오코, 그렇게 되면 너도 이 놈들과 함께다. 내일부터 너도 나의 고기 변기다. 같이 문신을 새겨주지."

켄지의 말은 쿄오코의 마음을 송곳처럼 관통했지만, 그래도 자신만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요우코씨에게 문신을 새긴다면........ 저만 도망가지는 않습니다."

쿄오코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필사적으로 말했다.

"헤헤헤, 상당히 친하구나, 쿄오코. 좋은 배려야. 그렇지만....... 그 아기는 어떻게 되는 걸까? 모친은 어느 날 돌연히 증발...... 부친은 실직해서 역시 실종............. 고아원행이라는 걸까? 크크크크크크."

켄지의 그 말에 쿄오코는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숨을 쉬는 것도 잊은 것처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켄지를 응시했다.

"다, 다, 당신은....... 나 만이 아니라, 남편이나 유키까지..........."

"당연하잖아? 쿠로이와에 반항한 죄는 일가 전원이 갚지 않으면 아버지가 납득하지 못해."

켄지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쿄오코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 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

"모처럼 손에 넣은 행복이겠지? 일가 3명이 사이 좋게 살아가고 싶겠지? 당연해. 그것이 당연해. 나에게 맡겨둬. 케이고는 곧바로 학년 주임이 되게 해줄께. 유키에게는 좋은 사립 보육원을 소개해줄께. 네가 아주 조금만, 반성하고 있다는 것만 보여준다면, 그것이 전부 실현돼. 너의 인생 설계를 삐뚤어지게 한 고기 변기들에게 이별을 고하면........"

악마의 목소리가 쿄오코의 영혼을 찢었다.
붉고 귀여운 뺨에 미소를 떠올리는 유키의 웃는 모습이 뇌리에 떠올랐다.
작고 부드러운 손이 자신에게 내밀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요우코와의 대화가, 목숨을 지켜준 전화의 대화가 귀에서부터 멀어지지 않았다.
자신을 격려해주고, 용기를 준 그 목소리가, 말이 쿄오코의 마음을 붙잡고 있었다.

(아아!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선택할 수 없어! 어느 쪽이나 선택할 수 없어! 버릴 수 없어! 아아, 도와줘! 도와줘! 제발...... 요우코씨.)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흔들며 고뇌하고 있던 쿄오코는, 무의식중에 요우코의 도움을 요구하고 있었다.
노예가 되고, 켄지의 장난감이 되어버린 요우코였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쿄오코에게는 그 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
켄지에게 희롱당하는 요우코는 다리를 M자로 열고, 보지안으로 켄지의 손가락이 넣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배위에는 아직도 많은 생선요리가 놓여져 있었다.
쿄오코는 그 변해버린 모습에 새롭게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러나 애원하듯이 그 얼굴을, 그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부탁해요! 요우코씨, 대답해줘요! 나..... 어떻게 하면 좋을지!)

쿄오코는 신에게 기도하듯이, 요우코의 눈동자에 물었다.




한편, 요우코도 쿄오코의 매달리는 듯한 시선을 깨닫고 있었다.
그러나 켄지의 강제 워드에 의해 몸을 움직일 수 없던 요우코는, 시선조차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
시야의 구석에 보이는, 쿄오코의 고뇌를 감지하면서도, 스스로의 몸 중심에 켄지의 손가락이 멋대로 들어오는 피학의 쾌감에 보지를 적시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쿄오코씨, 미안해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어요!)

요우코는 그 안타까움에 마음 속으로 통곡하고 있었다.

(쿄오코씨,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쳐요! 당신만이라도 살아남아요! 저희들을 신경쓰면 안돼요!)

그러나 쿄오코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렇게 비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도, 쿄오코는 요우코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돼요, 빨리, 빨리! 당신만은 살아남아요!)

요우코는 초조함에 미칠 것 같았다.
아무리 마음이 외쳐도, 그것이 육체에 전해지지 않는 것이었다.
마음의 발전기는 풀파워로 회전하고 있는데, 육체는 완벽히 준비되어 있는데, 그것을 전하는 전달기만이 꺼져있는채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요우코도 이런 스트레스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적이 없었다.

(어째서, 어째서 전해지지 않는 거야! 이대로는, 이대로는 쿄오코씨를 구할 수 없어! 쿄오코씨를, 쿄오코씨를!)

요우코는 스스로도 왜 이렇게 쿄오코가 걱정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가슴 가운데에서 불이 붙는 것 같은 경고가 울리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돼! 이대로는........ '또' 구할 수 없어!)

마음 속으로 그렇게 외쳤을 때, 요우코는 자기자신의 외침에 놀랐다.

(뭐? 또?)

요우코의 가슴에 떠오른 이 작은 의문은, 그러나 다음 순간, 그것이 도화선이었던 것처럼 요우코 안에서 대폭발을 일으켰다.

(쿄..... 쿄오코씨!)

요우코의 기억속에 갑자기, 쿄오코의 시체가 선명하게 떠올랐던 것이였다.

(뭐야, 이건! 어떻게 된거야!)

그것은 번개를 직격으로 맞은 것 같은 충격이었다.
지나친 충격에 요우코는 한순간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을 때, 가슴의 안쪽이 어느새인가 기묘하게 웅성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방금 전에 받은 충격으로 마음의 어딘가에 균열이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균열은 물이 새는 것처럼 요우코의 마음속에서 점점 커져갔다.

(뭐지? 이 가슴의 웅성거림은? 뭘까? 뭐라고해도.... 가슴이 아프다.....)

요우코는 그 정체불명의 감정에 마음이 사로잡혀서 켄지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도 잊었다.

(뭘까........ 그리워? 달라! 그렇지 않아! 아, 그렇지만 그것과 매우 닮은 감정..........)

조금씩 요우코의 얼굴이 상기되고 있었다.

('그립다'가 아닌데....... '기다린다'? 으응, 그것도 달라...... 좀 더 뭔가 '뜨거운' 것.... 그래, 좀 더 뜨거워........ 몸이 불타버릴 정도로 '뜨거워.', 거기다 '그립다', 나의 소망! 희망! 아, 그래! 알았다! 나의 이 감정은, 이 생각은 '만나고 싶다!')

요우코의 가슴 속에서 계속해서 커지는 이 감정에 말을 적용시킬 수 있던 순간, '만나고 싶다'라고 하는 감정인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마치 댐이 무너진 것처럼 요우코는 그 감정의 물결에 삼켜졌다.

(만나고 싶어, 그 사람을!)

요우코의 마음이 외쳤다.

(누구? 누구를 만나고 싶은 건데?)

가면을 쓴 것 같은 다른 1명의 요우코가 냉정하게 물었다.

(만나요, 절대! 당신을 만나요! 당신의 곁으로 가요!)

(누구야.. 그런 사람은 없어.)

(아!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다!)

끝없이 솟구쳐오르는 감정의 격류에 비해 가면을 쓴 요우코의 목소리는 약했다.
그 흘러넘치는 감정이 결국 마음을 가득 채웠을 때, 그 압도적인 압력에 단단한 최면의 쇠사슬이 끊어져, 유래없는 사태가, 결코 생길 수 없는 기적이 생겼던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곁에서 쿄오코를 응시하고 있는 켄지조차 깨닫지 못했을 정도로 은밀한 기적이었다.





(어? 뭐....... 왜?)

쿄오코는 일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지 못했다.

계속 필사적으로 빌던 쿄오코는, 그 때서야 깨달았다. 요우코의 시선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지금까지 멍하니 공중을 향하고 있던 그 시선이, 어느새인가 자신에게 향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게다가 그 시선은....... 원한도, 후회도 아니라...끝없이 상냥하고, 한없이 강한 요우코 그 자체의 에너지 넘치는 시선이 소생한 것이였다.
쿄오코의 두 눈은 경악으로 크게 떠졌다.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순간, 쿄오코의 영혼은 육체에서 떨어져 요우코의 눈동자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요우코씨! 만나고 싶었어요!)

쿄오코의 영혼이 외쳤다.

(쿄오코씨....... 이제 괜찮아요............ 이제 괜찮아요.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요우코의 영혼이 감싸며, 상냥하게 끌어안았다.

(요우코씨, 나때문에 이렇게 심한 처지에.........)

통곡하는 쿄오코, 그러나 요우코는 상냥하게 대답했다.

(아니오,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런 일은. 유혹되지 마세요. 무엇이 심한 일인가요? 악마가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요?)

(몰라요! 알지 못해요. 도대체 어느 쪽을 선택하면 좋죠?)

쿄오코의 영혼은 찢어지는 아픔에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간단한 일이에요. 악마가 갖고 싶어하는 것은 언제나 영혼. 당신의 영혼의 존엄성이에요.)

요우코의 강하고 상냥한 시선속에서, 쿄오코는 그 말을 분명하게 들은 것 같았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언젠가 들었던 요우코의 말이 마음 속에서 되살아났다.

"인간의 존엄성을 버리고 당신의 아이를 길러 갈 수 있나요?"

쿄오코는 그 말을 생각해 낸 순간, 번개에 맞은 것처럼 몸 속에 전기가 퍼져갔다.
눈을 통해서 요우코의 에너지가 쿄오코에게 전해진 것처럼, 쿄오코안에서 믿을 수 없는 힘이 느껴지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등이 펴졌다.
조금전까지의, 영혼의 비명은 사라지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한 기분이 되어 있었다.
몸이 안에서부터 따뜻해져갔다.

이제 아무런 망설임도 없었다.
눈앞에서는 변함없이 요우코가 켄지에게 희롱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 신경쓰이지 않았다.
쿄오코는 발밑에 둔 핸드백을 살그머니 잡아당겼다.
그 안에는, 어제밤, 불안해서 잘 수 없었던 스스로를 안정시키기 위해, 조심스럽게 넣어둔 물건이 있었다.
쿄오코는 가방을 무릎에 대고, 그것을 확인한 뒤 작게 숨을 내쉬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켄지는 그런 쿄오코의 행동을 쭉 지켜보고 있었다.

고뇌에 몸을 떨고 있었는데, 어느새인가 그것이 없어져, 지금은 작은 몸을 곧게 펴고 켄지의 앞에 자세 바르게 정좌하고 있었다.

(헤헤헤, 간신히 결심한 것 같구나. 처음부터 답은 하나 밖에 없었어. 태어난지 얼마 안되는 아이를 버리고 노예가 될 수는 없지. 너는 요우코를 버린다. 그리고....... 그것이 너의 노예의 쇠사슬이 된다. 은인을 버린 죄의식이 너를 스스로 노예로 만든다.)

켄지는 그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대에 응하듯이 쿄오코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켄지를 응시했던 것이여다.

"결심했나?"

켄지의 질문에 쿄오코는 작게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쿄오코는 갑자기 일어섰다.
켄지는 쿄오코의 예상외의 행동에 당황해 그 모습을 올려다보았다.
쿄오코는 그런 시선을 무시하듯이 돌아서서 천천히 걸어갔다.

"멈춰, 쿄오코!"

이유를 알 수 없는 켄지는 일어서서 그렇게 부르며 뒤쫓았다.
쿄오코는 켄지에게 등을 보이고 걸으면서, 핸드백에서 작은 나이프를 꺼냈던 것이였다.
호신용으로...... 그렇게 생각해 숨겨놓았던 그것은, 지금 쿄오코의 손안에서 잘 갈아진 칼날을 노출하고 있었다.
뒤에 켄지의 발소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유키........나, 당신과 이제 만날 수 없을지도 몰라. 당신의 엄마가 될 수 있었는데, 당신의 성장을 지켜봐줄 수 없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단 한가지만, 어머니로서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할께. 당신의 눈에 노예가 된 어머니의 모습을 보이는 것만은 절대로 하지 않아.)

켄지의 손이 쿄오코의 어깨에 닿은 것은, 막 미닫이문 앞에 도착했을 때였다.

"기다려, 쿄오코. 후후후, 도망칠 곳은 어디에도 없어."

그 목소리에 쿄오코는 등을 보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어깨에 올려놓은 켄지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럼, 대답을 들어볼까?"

그렇게 말하며 켄지는 쿄오코의 어깨를 끌어당겨 강제로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짧은 머리카락이 원을 그리며 퍼지고, 그 머리카락 사이로 처음보는 것 같은 쿄오코의 신비스러운 눈동자가 켄지의 시선을 마주보았다.
무서워하지 않고, 초조해하지도 않고, 침착한, 그리고 끝없이 깊은 눈동자가 켄지를 매료시켰다.

(이 년, 이런 눈을 하고 있었나?)

켄지는 이 때서야 처음으로, 자신이 쿄오코의 어디에 집착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나의 것이다. 절대로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아.)

켄지의 망집이 그 눈동자에 떠올랐다.
그러나 쿄오코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두려움없이 조용하게 마주보고 있었다.

(부탁해요, 요우코씨. 아무쪼록 그 아이를, 유키를 돌봐주세요.)

운명이 한점에 응축한 그 순간................

핸드백 아래로 나이프를 꽉 쥔 오른손이 모습을 드러내려고 할 때, 그 방에 있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쾅!

격렬한 소리와 함께, 2명이 들어온 미닫이문이 거칠게 열렸던 것이었다.
켄지도, 그리고 쿄오코까지도 반사적으로 그곳에 시선을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본 것은..........

"너, 너는........."

"여, 여보......."

2명의 놀란 목소리가 맞이한 것은 시미즈 케이고였다.
그러나 켄지를 바라보는 그 모습은 보통 때의 케이고가 아니었다.
얼굴을 붉히고, 불타는 것같은 분노의 눈동자로 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켄지는 한순간 그 박력에 압도되어 뒷걸음질 쳤다.
그러나 케이고는 그 자세로 복도에 선 채,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디디지 못하고,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
그것을 깨달은 켄지는 순식간에 자신감을 되찾고, 잠시라도 케이고에게 위축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며, 그것을 케이고에 대한 분노로 전환시켰다.

"어이! 너, 대체 무슨 생각이냐! 이 쿠로이와의 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 거냐!"

스스로도 반할 정도로 박력있게 외치며, 켄지는 케이고를 노려보았다.
케이고의 표정이, 그 대사로 바뀌었다.
경악으로 눈이 커졌던 것이었다.
그 얼굴만으로, 켄지는 이미 승부가 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 경악이 서서히 가라앉고, 케이고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퍼진 것을 보았을 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였다.

그러나 케이고는 그런 켄지의 혼란과 상관없이 조금전에는 넘지 못했던 문턱을 천천히 넘어섰다.
그리고 마치 인사를 하는 것처럼 머리를 숙인 다음 순간, 머리를 들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케이고의 오른손, 등뒤에 숨겨져 있던 오른 손이, 식칼을 쥐고 있던 오른손이, 켄지의 배를 힘껏 찔렀던 것이었다.

"쿠훗!"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르며, 켄지는 어딘가 남의 일처럼 듣고 있었다.

(뭐, 뭐야....... 나를 때렸는가........ 이 바보자식이?)

시선을 내리자 확실히 케이고의 주먹이 배에 닿아있었다.

(맞았다? 그리고....... 그렇지만..... 그 봉은 뭐지? 그 주먹 뒤로 나와있는 봉은?)

켄지는 시선을 다시 올려 케이고를 보았다.
그러자 거기에는 깜짝 놀란 것 같은 표정이 되어있는 케이고가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잘도 쿄오코를, 잘도, 잘도, 잘도........"

그 목소리에서 광기를 감지한 켄지는 반사적으로 물러서다 처음으로 자신의 몸에 위화감을 느꼈다.
묘하게 가슴이 답답하고 배가 뜨거웠다.
덜컹하며 다리에서 힘이 빠지고 그래도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렇게 되면서 간신히 케이고의 손은 켄지의 배에서부터 떨어지고, 그때서야 켄지의 눈은 거기서 일어난 일의 전모를 알 수 있었다.
배에서부터 연결된 식칼의 자루라는 것을 보고........

"아, 아니야아아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른 것은 쿄오코였다.
손에 들고 있던 나이프는 어느새인가 다다미에 떨어져있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양손으로는 입을 가리고 있었다.

그러나 켄지는 그런 쿄오코의 비명조차 깨닫지 못했다.

(어, 어, 어째서? 어, 어, 어, 어째서 내가 찔렸지....... 지배자인 내가........ 저런 쓰레기에게........)

"어째서..........냐! 우웩."

말을 한 순간, 켄지의 목에서부터 입을 통해 뜨거운 덩어리가 튀어나왔다.
반사적으로 그것을 손에 받고, 그 손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켄지는 처음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거짓말이다......... 주, 죽어버린다........ 도와줘..... 누군가....아버지............도와줘..........싫어.........무, 무서워.........아냐....죽고 싶지 않아.........누군가.........도와줘........)

켄지가 창백한 얼굴로, 입에서부터 아래를 새빨갛게 물들인채, 무엇인가를 찾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시선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켄지를, 케이고는 텅빈 시선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이윽고 켄지가 말한 그 한 마디에 답하듯이 천천히 그 옆에 앉아서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너는.............쿄오코를...... 습격했다........ 쿄오코를 강간했어...용서하지 않아......용서하지 않아...........용서하지 않아....."

망가진 기계처럼 케이고는 작은 소리로 그렇게 반복했다.
그리고 오른 손으로 켄지의 배에 박혀있는 식칼의 자루를 잡았다.

"다, 당신!"

케이고가 하려는 일을 알아차린 쿄오코는 비명같은 소리로 남편을 불렀지만, 케이고는 자신의 아내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텅빈 시선으로 켄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싹싹한 남자 케이고라고는 믿기지 않는 폭발적인 힘으로, 그 식칼을 단번에 뽑았다!

"으아아아아악-!!"

단말마의 외침과 함께 켄지의 배에서부터 분수처럼 뜨거운 피가 뿜어져나왔다.
쿄오코는 그 지나친 참상에 마음의 퓨즈가 끊어졌다.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깨달았을 땐, 어느새인가 기둥에 기대고 있었다.

쿄오코의 시선 끝에서, 그 피분수를 전신으로 받는 케이고가 망연하게 서있었다.
그리고 쿄오코의 시선을 알아차린 뒤 천천히 고개를 들고 이렇게 말했다.

"쿄오코..... 괜찮아........ 나쁜 놈은 내가 퇴치했다.... 이제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 케이고는 영혼이 사라진 것처럼 그 자리에서 앞으로 넘어졌다.

(모두......... 어떻게 된거야? 어째서? 어째서 나만....... 모두 어떻게 된거야? 모두........)

조용한 방안에서 텅빈 시선으로, 쿄오코는 마음 속에서 몇 번이나 그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죽은 것처럼 움직임이 없는 실내에, 이윽고 변화가 시작되었다.
번데기의 딱딱한 껍질을 찢고 나비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테이블 위에 누워있던 하얀 나신이 천천히 일어서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투명한 피부를 더럽히던, 몸위에 올려져있던 음식들을 한 손으로 간단히 털어내고, 일어서서, 마치 고양이처럼 우아하게 기지개를 켰던 것이었다.

"으--------응! 하앗! 정말 참혹한 꼴을 당했네."

요우코는 그렇게 말하며, 양손을 허리에 댔다.

"언니, 이거."

정신이 들자, 미키가 어느새인가 처음에 몸에 걸치고 있던 연보라색 천을 가져다 주었다.

"어머나, 고마워."

요우코는 싱긋하고 미소지은뒤, 그것을 받아 몸에 감고 어깨위에서 묶었다.
간단하게 한 것 뿐인데, 그것만으로 요우코는 고대의 그리스나 로마 여신처럼 우아하게, 그리고 기품있게 소생했던 것이였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 누워있는 2명을 보며 창백한 얼굴로 움츠리고 있는 쿄오코에게 시선을 향하고, 주저없이 그 쪽으로 걸어갔다.

"쿄오코씨, 쿄오코씨, 괜찮아요. 이제 괜찮아요."

요우코는 방의 구석에서 작은새처럼 떨고 있는 쿄오코에게 그렇게 말하며, 그 몸을 꽉 끌어안았다.

"요....요우코씨? 요우코씨? 요우코씨! 아, 요우코씨! 으아아앙!"

처음에는 망연해하던 쿄오코였지만, 눈 앞의 요우코를 알아차리자 그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기 시작했다.
요우코는 그런 쿄오코를 상냥하게, 그리고 강하게 끌어안았다.
쿄오코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듯이, 언제까지나 꼭 끌어안고 있었다.

"쿄오코씨, 고마워요. 당신 덕분에 나,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고마워요."

그리운 요우코의 침착한 목소리가, 넘치는 충격에 놀라, 패닉에 빠졌던 쿄오코의 마음을 현실로 되돌렸다.

"요우코씨, 나 어떻게하면 좋아요! 나, 남편이, 케이고씨가, 그 남자를 죽여버렸어요! 찔러 죽여 버렸어요! 그 사람도 움직이지 않아요! 넘어져 버렸어요!"

쿄오코는 그렇게 외치며 요우코의 팔 안에서 몸을 떨었다.
요우코는 그런 쿄오코를 꽉 끌어안은 채, 뒤를 돌아 피바다 속에 누워있는 2명을 보았다.
켄지는 두 눈을 뜬 채로, 가끔 경련하고 있었지만 케이고는 엎드린 채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미키, 남편분을 살펴봐."

요우코의 목소리에, 다다미의 피를 밟지 않도록 조심하며 미키가 다가갔다.
그리고 케이고의 옆에 살짝 고개를 숙여, 그 얼굴을 조용히 살펴보았다.

"쿄오코씨, 괜찮아요. 시미즈 선생님은 자고 있는 것 가틉니다."

곧바로 미키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때요, 들었죠? 쿄오코씨, 뭔가 약이라도 먹은게 아닐까요?"

요우코는 희미하게 안도의 표정을 떠올린 쿄오코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리고 쿄오코는 그 질문에 답하듯이 오늘 있었던 사건을 가능한한 침착하도록 노력하면서 이야기했다.

"과연, 그 녀석이 생각할 만한 일이네요."

이야기를 다 들은 요우코는 그렇게 감상을 말했지만, 곧바로 핫하고 나쁜 표정이 되었다.

"안되지. 이제 부처님이 되었으니까 '그 녀석'은 없네요. 켄지군이라고 불러주지 않으면 안되죠."

요우코는 그렇게 말하며, 쿄오코에게 윙크를 했다.
쿄오코는 그런 요우코의 평상시같은 태도에, 재차 요우코의 굉장함을 본 것 같았다.

"요우코씨.... 우리....... 어떻게 되는 겁니까?"

마치 어머니에게 매달리는 소녀처럼 쿄오코는 요우코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 질문에, 처음에는 요우코도 망설이는 것 같은 표정을 떠올렸지만, 곧바로 결심한 듯이 대답했다.

"쿄오코씨, 이번 사건은 나에게 맡겨 줄 수 있을까요?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잘 된다는 보장은 없고, 어디까지 처리될지도 알 수 없지만, 그렇지만....... 최악이라도 당신과 아기만은 내가 반드시 지켜낼께요."

요우코는 그렇게 말하며 쿄오코를 조용히 응시했다.
쿄오코는 요우코의 신비스런 눈동자를 마주보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결과가 되어도 괜찮아요. 요우코씨에게 구해진 생명이니까 당신을 따릅니다."

쿄오코의 그 말에 요우코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미키를 돌아보며 말했다.

"미키, 전화해."

그것만으로도 미키에게는 통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자, 우리는 남편분을 소파가 있는 방으로 옮겨요. 이제 이 방에서 자게 놔둘 수는 없으니까요."

"아, 네. 알았어요."

쿄오코는 미키처럼 다다미의 피 자국을 피하면서 남편의 곁으로 갔다.

"쿄오코씨, 미안하지만 여기까지는 혼자서 옮겨줄 수 있겠어요? 여기서부터는 내가 옮길테니까."

요우코는 변명하듯이 말했다.
클라이언트의 사망이라고 하는 최대의 사건에 휩쓸린 2명의 인형에게는, 자동적으로 에마젠시 프로그램이 발동하고 있었다.
[마인드 서커스의 흔적을 지울 것]
이것이 최우선적인 사명으로서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켄지의 사망과 동시에 인형 계약은 만료되었기 때문에, 요우코들은 키츠네군의 기억을 되찾고 있어서 이 명령을 내린 키츠네군을 위해서라도 어길 수 없는 것이었다.
만약을 위해 다다미에 떨어져있는 나이프를 주우며, 요우코는 쿄오코를 기다렸다.

조금 시간이 걸려서 쿄오코가 케이고를 끌고 오자 요우코는 기다리다 지친 것처럼 거들어주었다.
반대쪽에는 쿄오코가 지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요우코들은 간신히 악몽의 방을 나갈 수 있었던 것이였다.

복도로 나와 살짝 뒤돌아보자, 넓은 일본식 방의 중앙에 켄지의 시체가 위를 향하며 누워있었다.
감정이 담기지 않은, 유리공같은 눈이 멍하니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요우코는 그 눈동자를 향해 마지막 인사를 마음 속에서 중얼거렸다.

(마지막 만찬....... 충분히 즐겼겠지? 후회는 없을 거야. 나의 여체음식을 맛보았으니까. 이번에 태어날 때는 너무 욕심내지 않도록 해.)

그리고 요우코는 조용히 미닫이문을 닫고, 두 번 다시 돌아올 일이 없는 방을 뒤로 했다.


*주1: 여체음식이란? 저도 모릅니다.-_-; 단지 여자가 알몸으로 누워서 그 위에 음식을 늘어놓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뜻을 직역하면 여체에 음식을 늘어놓기까지 하고.... 란 식이 되는데 그렇게 늘리는 것은 귀찮고 해서 그냥 여체 음식이라고 해버렸습니다.-_-; 한국에서는 알몸의 여자위에 회를 올려놓는 것을 인어회라고 부른다고 들었던 기억이 얼핏 있는데 제대로 된 기억인지 자신도 없고 해서 그냥 대강 이름을 붙였습니다.-_-;



ps:약간 닭살도 돋는 편이었습니다.
드디어 악의 두목, 이라기보다는 준보스급인 켄지의 죽음-
하지만 악의 졸개, 키츠네군은 멀쩡하군요. 아아-.

ps2:하지만 역시 요우코-, 멋지군요. 음음.

ps3:오늘 안에 1편 정도 더 올리겠습니다. 큭. 32편까지 이제 4편.
오늘 한 편만 더 올리고 내일 3편을 더 올리면 말한데로 일요일까지
끝내는 것이 되겠군요.

ps4:일본 사이트를 약간 돌아다녔는데......... 일본 녀석들이 쓴 글은
왜 이리 여자를 공유하는 소설이 많은지............. 적어도 공유는 싫
군요. 일단 내 거라면 다른 놈팽이들은 손도 못 대게 해야지...-_-;
그런 소설들은 별로 읽고 싶지 않아서 건너뛰다보면........ 특별히
괜찮은 소설은 찾아보기 힘들 군요. 뭔가, 괜찮은게 있으면 편역(?)
이나 해볼까 생각했었는데..........-_-;

ps5:여교사물에는 나름대로 관심이 많은데.................. 여교사물
의 대다수가, 주인공에 의해서 강제로 당하는 여교사..... 그 다음에
는 꼭 다른 놈팽이들이 그 여교사를 먹어치우더군요. 주인공의 허락
혹은 계획에 의해서. 아아- 시러-!!!!!!!!! 그런 것 말고, 시간을 들여
가며 천천히 여교사를 타락시켜가는 것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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