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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히 생겨난 '말벌집' 누구 소유?…말없이 가져갔다가 절도범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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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남의 집 처마 생긴 말벌집을 집 주인의 허락 없이 가져갔다가 절도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남성 2명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해 9월 강원도 홍천군에서 A씨(59세)와 B씨(60)는 C씨가 집을 비운 사이 처마 밑에 있던 20만원 상당의 말벌집 1개를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당시 이들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C씨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내렸다.


그러나 이후 A씨 등은 "말벌집은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물건이기에 절도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말벌집을 C씨의 소유물로 보고 유죄라고 인정한 1심 판결이 잘못되었다고 항소했다.


이에 춘천지법 형사1부(부장 김청미)는 오늘(10일)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말벌집이 약재로 거래되는 등의 재산적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집주인이 말벌집의 소유권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말벌집이 처마 밑에 자연히 생겨난 점, C씨가 사건 발생 8개월 전부터 말벌집의 존재를 인지했음에도 방치한 점 등을 들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수사 과정에서부터 '말벌집이 소유 대상이 되는 줄 몰랐다'고 진술한 점을 고려해 절도 행위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원심판결이 특수절도죄의 객체에 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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