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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요코 옛 남편' 日 대표 전위음악가 이치나야기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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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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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 줄리어드 음대 수학…존 케이지와 교류
서양 음악에 일본 전통음악 접목 '공존의 미학'


현대 일본의 실험적 음악을 대표하는 전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치나야기 도시(一柳慧)가 지난 7일 89세를 일기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고인은 ‘비틀즈’ 멤버이자 세계적 팝스타 존 레논(1940∼1980)의 부인 오노 요코(小野洋子)의 옛 남편이기도 하다.

1933년 일본 효고현 고베시의 음악인 집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찌감치 작곡 등에 소질을 보였다.
미국으로 유학해 뉴욕 줄리아드 음대에서 서양 고전음악을 공부했다.
당시 고인과 교류한 이로 미국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존 케이지(1912∼1992)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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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치나야기 도시(1933∼1922). 사진은 2018년 일본 매체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도쿄=AP연합뉴스
고인은 1956년 동갑내기인 오노 요코와 결혼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가족을 따라 뉴욕으로 이주한 오노 요코는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며 다양한 장르의 전위예술가들과 어울렸다.
다만 둘의 결혼생활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던 듯하고, 결국 6년 만인 1962년 이혼으로 끝을 맺었다.
그 뒤 설치미술가, 가수 등으로 활동하던 오노 요코는 존 레논과 사귀다가 1969년 부부가 돼 존 레논이 사망한 1980년까지 함께했다.

오노 요코와 헤어진 뒤 고인은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에 매진했다.
고인의 작품들은 ‘일본의 전통적 요소와 악기들을 서양 음악에 접목시킨 실험적이고 자유분방한 기법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면서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한 그의 음악 세계는 일찌감치 미국과 유럽에서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자신의 오페라 작품을 뉴욕 카네기홀,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극장 등에서 초연할 수 있었다.
일본 국립극장 측도 고인에게 여러 작품을 의뢰했다.

고인은 생전에 “나는 창작에서 종종 서로 대조되거나 반대라고 여겨진 요소들이 공존하고 서로를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비록 서양 고전음악을 토대로 했으나 “일본 전통음악이 내게 영감과 용기를 주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80대 고령에 접어든 2013년 이후에도 새로 작곡한 관현악곡과 피아노 협주곡을 끊임없이 선보이는 등 왕성한 다작으로도 유명했다.
문화예술에 기여한 공로로 프랑스와 일본 정부로부터 다수의 훈장을 받았다.

고인의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유족 측은 “생전에 고인을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먼저 치른 뒤 나중에 공식 추모행사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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