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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들 어떡해” 가정폭력 남편에 대낮 길거리 살해당한 아내 마지막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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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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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휘두른 흉기에 구급차 이송되며 세 자녀 걱정
피해자 가족 “가해자 측이 후견인 되겠다고 한다”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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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신고를 한 아내를 살해한 남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6일 충남 서산시 동문동 사건 현장 주변에 국화꽃 한 송이가 놓여있다.
서산=연합뉴스
4차례 가정폭력 신고와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50대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아내가 자신의 사망 이후 남겨질 세 아이를 걱정하며 한 마지막 말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6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40대 여성이 지난 4일 충남 서산에서 남편에 휘두른 흉기에 두 차례 찔려 사망한 사건을 다뤘다.

충남 서산경찰서에 따르면 A(50ㆍ무직)씨는 당일 오후 3시 16분쯤 서산시 동문동 거리에서 40대 아내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사건 당시 영상에서 쓰러진 B씨는 구급차에 실려가기 전 “저 죽어요? 우리 아기들 어떡해”라고 흐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 앞에서도 아이들을 걱정했다고 한다.
B씨의 어머니는 “애들 때문에 눈을 못 감는 것 같아서 애들 걱정 말라고 얘기하니까 딸이 울더라”고 말했다.

B씨의 가족들은 “처음에는 애들 할아버지(A씨 부친)가 ‘아이들은 여기서 키워달라. 우리 아들(A씨)은 애들 절대 만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더니 말이 바뀌어서 자기들이 후견인이 되겠다고 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경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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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가정폭력 신고를 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편 A씨(가운데)가 6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서산=연합뉴스
B씨의 휴대폰 속 A씨의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의처증이 심했던 A씨는 B씨를 끝없이 의심했고, 폭행했다.
이후 사과하고 다시 폭행하는 행동을 반복했지만, B씨는 세 아이 때문에 그 고통을 견뎌왔다.
하지만 아이들 보는 앞에서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하고, 아이들까지 때리려 하는 모습에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지난 9월1일 첫 가정폭력 신고 이후 2차례 가정폭력을 신고했고, 접근금지 명령 후에도 A씨가 B씨의 미용실을 계속 찾아오자 1차례 더 신고했다.
접근금지 명령에 따라 아내 B씨에게 스마트워치가 지급됐으나, “(B씨가) 일할 때 손에 물을 묻혀야 하는 직업이라 스마트워치를 잠시 풀어놓은 사이 범행을 당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B씨를 지속적으로 괴롭혀온 A씨는 4일 B씨 가게를 기습적으로 찾아가 도망가는 아내에게 거듭 흉기를 휘둘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A씨는 사건 현장을 지나가던 30대 남성 2명이 차량에 실린 삽으로 제압했고, 경찰에 붙잡혔다.

살인 등 혐의로 지난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한 A씨는 범행 이유와 경찰 조사에 불응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범죄를 사전에 계획했느냐’는 물음에는 “아닙니다”라고 답했고, ‘피해자와 아이들에게 할 말 있느냐’고 묻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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