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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엔 동백꽃 그리고 묵념 세리머니…제주, '연고지 아픔'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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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선수들이 7일 강원전에서 득점 후 묵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제공 | 제주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연고지 아픔’을 어루만진다.

제주 4.3은 1948년 해방 후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된 사건이다.
아픔은 여전히 제주도민과 제주 전체에 남아있다.
동백꽃은 희생자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스러져 갔다’는 의미로 4.3의 상징이다.
제주도 유일의 프로스포츠 구단인 만큼 제주도 이를 기리고 있다.
올시즌 4월 한 달간, 매 경기 유니폼 가슴 부위에 ‘동백꽃 패치’를 부착해 아픔을 함께 나눈다.
지난 시즌에도 이를 시행하고자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K리그가 5월에 개막하면서 자체 청백전에만 패치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동백꽃 패치’ 유니폼은 지난 4일 수원FC전에서 처음으로 선뵀다.
홈에서는 지난 7일 강원FC와 경기에서 첫 공개됐다.
선수들뿐 아니라 남기일 감독과 코칭스태프, 구단 프런트 역시 동백꽃 패치를 부착해 추모의 뜻에 동참했다.
킥오프를 앞두고는 4.3 추모를 위한 묵념을 했는데, 이날 4.3 희생자 유족의 가족들이 경기에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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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일 감독 작전판에 붙여져 있는 동백꽃 스티커. 제공 | 제주


경기 중에는 제주 선수들이 세리머니로 4.3 추모 행렬에 가담했다.
후반 8분 주민규가 상대 수비수 임채민을 몸싸움으로 이겨내고 선제골을 터트린 뒤 N석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팀 동료들도 함께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제주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일명 ‘묵념 세리머니’였다.
남 감독이 이 세리머니를 선수단에 제안했고 선수들이 받아들였다.
남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작전판에 동백꽃 스티커를 붙이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그는 “홈에서 제주 4.3을 추모할 수 있어서 뜻깊은 순간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제주 관계자는 “매년 제주의 4월에는 동백꽃이 핀다.
제주의 4월에 공감하고, 우리가 가진 것들을 통해 널리 알리면서 축구 이상의 역할을 도민들과 함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공격수 주민규는 “꼭 알아야 하고, 공감해야 하는 일이다.
세리머니에 그치지 않고 가슴속에 새겨 제주 소속 선수로서 제주도민과 함께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광경을 지켜본 팬 한경룡(47) 씨는 “나도 할아버지가 4.3의 희생자다.
매 경기 경기장을 찾지만 이날만큼 특별하고 의미 있는 날은 없었던 것 같다.
구단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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