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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패배 속 유일한 희망, '가짜 9번' 지소연과 스리톱[SS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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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슈어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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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강채림(오른쪽)이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 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지소연 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21. 4. 8. 고양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경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희망은 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홈에서 2골을 내주고 패해 2차전 원정경기 부담이 커졌다.
원정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만큼 한국은 다음 맞대결에서 2골 차로 승리하든지, 아니면 3골 이상 넣고 승리해야 중국을 따돌리고 도쿄로 갈 수 있다.
우울한 패배를 당했지만 2차전서 반전을 만들 수도 있다는 희망을 찾았다.
최대 수확은 에이스 지소연(30·첼시 위민)의 적절한 활용법을 찾았다는 사실이다.

벨 감독은 이날 4-3-3, 혹은 4-3-1-2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지소연이 최전방, 2선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좌우 측면의 추효주와 강채림이 상황에서 따라 중앙으로 좁혀 공격에 가담하는 전술이었다.
지소연은 사실상 제로톱, 혹은 가짜 9번이라 불리는 공격수의 역할을 수행했다.
2선으로 내려와 공을 잡으면 뛰어난 개인 기량을 발휘해 전진하거나 동료에게 연결하는 플레이를 90분 내내 선보였다.
백미는 전반 38분 동점골 장면이었다.
지소연은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빼앗은 후 빠르게 전진했고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강채림을 확인한 후 절묘한 땅볼 공간 패스를 내줬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안에서 공을 잡은 강채림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동점포를 쐈다.
두 선수의 합이 만든 완벽한 작품이었다.
지소연은 소속팀 첼시에서 주로 이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대표팀에 오면 늘 활용법이 애매했다.
스트라이커가 없어 최전방에 설 때도 있었고, 미드필더로 뛸 때도 있었다.
창조적인 지소연의 능력을 극대화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고민 끝에 벨 감독은 지소연 활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추효주와 강채림은 스피드와 움직임이 좋은 공격수들이다.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로 보긴 어려운 윙포워드 자원인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활발하게 공격을 이끌었다.
두 선수의 움직임에 맞춰 킥이 좋은 지소연이 패스를 공급하면서 중국 수비진이 와르르 무너지는 장면을 만들었다.

세 선수가 이 전술에서 제대로 합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2차전을 기대하게 만든다.

벨 감독도 “지소연을 가짜 9번으로 이용해 중앙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갔다.
이 전술로 우리가 골을 넣었다.
지소연의 좋은 패스, 강채림의 좋은 마무리가 있었다”라며 득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술 완성도가 조금 더 올라간다면 2차전 반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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