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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구장서 이례적 '야간특타' 황대인 이창진의 '배신하지 않는 땀'[SS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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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황대인 이창진이 최희섭 이범호 코치(왼쪽부터)와 함께 1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야간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선두팀을 제압했다는 기쁨도 잠시. 관중이 떠난 1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 간이 배팅케이지가 설치됐다.
꺼지지 않은 조명탑 아래로 KIA 황대인(26)이 배트를 들고 그라운드로 나왔다.
황대인은 KIA 이범호 코치와 타격훈련을 시작했다.
경기가 끝난 뒤 엑스트라 훈련을 하는 모습은 광주구장 개장(2013년) 이후로 따져도 손에 꼽힐 정도다.
황대인과 이 코치가 훈련을 준비할 때 이창진(31)도 새 배트를 들고 뛰어나왔다.
‘월간 MVP(7월)’가 특별타격훈련을 자처하자 최희섭 코치까지 가세해 심야의 타격훈련을 시작했다.
타선 반등을 위해서는 둘의 활약이 필요한데, 8월들어 무겁게 가라앉은 타격감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기 후 훈련을 선택한 셈이다.
참고로 7월 한 달간 0.476로 맹위를 떨친 이창진은 8월 11경기에서 0.105로 침묵 중이다.
황대인도 타율 0.135에 타점 1개(10경기)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KIA 득점력 빈곤은 출루해야 하는 2번타자와 해결해야하는 4번타자의 침묵과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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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창진이 17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야간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최희섭 이범호 코치와 황대인이 지켜보고 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훈련은 맨투맨 코치로 30분 남짓 소화했다.
번갈아가며 15분가량 땀을 흘렸다.
이른바 ‘야간 특타’의 효율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경기를 치른 뒤 훈련하면, 피로를 회복할 시간이 줄어 손해라는 의견이 최근 트렌드다.
그러나 체력이 떨어질수록 훈련 강도를 높여 버티는 힘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물론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했다’는 자기위안의 일환이라는 냉소적인 시선도 있다.
이유가 어쨌든 둘은 진지하게 훈련했다.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도 만족스러운 타구 방향과 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중요한 것은 황대인과 이창진 모두 풀타임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황대인은 올해 출장한 99경기가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이다.
이창진도 2019년 133경기에 출장한 적 있지만, 지난 2년간 풀타임을 치르지 않았다.
코치진과 선수들 모두 “풀타임 경험의 유무는 생각보다 엄청난 차이”라고 입을 모은다.
6개월간 이어지는 장기레이스를 항상 완벽한 컨디션으로 치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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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황대인이 홈런을 날린 후 환호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피로는 누적되고, 성적에 따른 심리적 부담이 더해 몸을 가누기 어려울만큼 지친다.
훈련량을 줄여 경기에 쏟을 에너지를 비축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선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수비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가 아니면 침체할 수밖에 없는 게 1군 무대다.
타격 하나로 주전을 꿰찬 선수는 슬럼프에 빠지면 자리를 잃게 되는 냉정한 무대이기도 하다.
KIA 핵심 관계자는 “특히 황대인은 지금이 시즌 중이 아닌 마무리 캠프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무리 캠프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체력을 키우는 시기다.
베테랑들이 시범경기 막판부터 훈련량을 늘려 서서히 컨디션을 올리는 데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이 노하우가 없으니 마무리 캠프를 통해 기초체력을 기른다.
훈련량을 늘려 몸을 피로하게 하면, 동기 대비 체력이 증가한다.
가량 100㎏짜리 역기를 10번 들어올릴 체력이 전부였던 사람이, 10번을 들어올린 뒤 한 개를 더 들면 다음에는 10개를 들어올려도 하나 더 들 힘이 남아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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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창진이 2루타를 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훈련 성과는 당장 드러나지 않는다.
체력이 떨어진 시점에서는 더 그렇다.
그러나 진정한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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