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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늦음’이 없다 [헐크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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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 25일 강인규라는 후배를 만나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내가 그를 알게 된 것이 벌써 4년이 된다.
그는 야구 명문 덕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 입학했다.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써온 일기와 야구일지를 토대로 야구 현역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이라는 소설을 냈다는 사실 하나로 이슈가 된 선수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실화소설이라고 하지만, 400페이지나 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꼭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고등학교 시절로 되돌아 간 느낌을 받았다.

이 책에서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스토리는 주인공의 첫사랑 이야기와 기나긴 슬럼프 이야기였다.
거기에 나오는 입스 스토리는 너무 절절해서 마음이 아팠다.
요즈음 많은 젊은 선수들이 자기의 기량을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고, 입스를 겪으면서 젊은 나이에 유니폼을 벗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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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젊은 시절에는 스포츠 멘탈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지 못한 채 선수생활을 끝냈다.
삼성 선수 생활을 끝내고 홀로 미국에 들어가 선진야구를 배우면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스포츠 멘탈 전문가의 멘탈코칭을 받으면서 운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된 느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사실 나도 현역 때 엄청난 슬럼프로 인해 밤잠을 설치며 힘들어 했던 시기가 있다.
셋째 형님 도움으로 정신과 의사한테 한참 동안 면담을 받기도 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때다.
박찬호가 멘탈코칭을 받았다는 기사를 봤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다.
시즌 중간에도 멘탈코치의 관리를 받는 일이 드물지 않다.
멘탈코치에게 직접 전화를 하거나, 멘탈코치가 직접 선수들에게 찾아와 대화를 나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에 멘탈코칭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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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한 뒤에 나도 전문 멘탈코칭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지만, 도무지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SK 감독 생활을 마친 후에야 마침내 하고 싶었던 멘탈코칭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게 됐다.

멘탈코칭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젊은 현역시절이나 지도자 생활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됐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나이가 많이 든 후에라도 공부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지난 27일 멘탈코칭에 대해 각 분야에서 공부하는 수업생들을 위해 초대강연을 하기도 했다.

한 달 전에 강인규에게 전화가 왔다.
‘기회가 되면 감독님과 인터뷰 하고 싶습니다’며 연락이 왔다.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이 같은 야구인으로서 더욱 실감이 나기도 했고, 또 고등학교 시절에 경험했던 절실함과 절박했던 순간들을 이겨낸 그가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워 만사를 제쳐두고 인터뷰에 응하겠다며 약속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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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동안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보이지 않게 뒤에서 묵묵하게 도움을 주었던 부모와 지인, 그리고 함께 땀 흘리며 운동했던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훌륭한 ‘야구 행정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40살이 넘은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더 발전하려면 선수로만 되지 않는다.
야구를 사랑하는 강인규 같은 많은 현역 선수 출신 행정가들이 많이 나와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한국프로야구로 발전하기를 야구인 선배로서 기대해 본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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